꿀벌은 인간보다 강하다/마리 클레르 프레데릭/류재화 옮김/뮤진트리/2만원
벌이 꿀의 공급자로서 인류에게 가져다준 것들이 얼마나 소중한지 광범위하게 다룬 책이다. 음식 역사가이자 발효음식 전문가인 저자가 꿀벌과 꿀의 역사를 탐구하는 데 한계가 없어 보인다. 인간과 꿀벌은 언제 만났는지, 세계 곳곳의 문화에서 꿀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 신화에서 꿀은 어떤 상징을 띠었는지, 시인들은 꿀을 어떻게 노래하고 칭송했는지, 꿀물과 권력의 관계는 어떠했는지 등 부와 성공, 예술과 권력을 상징하는 꿀과 관련된 흥미로운 일화가 책에 즐비하다.

아울러 기후변화와 생물다양성 감소 등에 따라 생태학적 도전의 중심에 서게 된 꿀벌에 대해 우리가 알아야 할 모든 것을 제시한다.
‘생태계 파수꾼’인 그들에 관해 제대로 알아야 생태계의 균형을 위한 공존의 방법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꿀벌에 대한 우리의 관심은 환경의 중요성과 그 보존에 대해 더욱 커져만 가는 인식, 양심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 벌들에게 관심을 갖는다는 것은, 이전처럼 인간 사회만이 아니라 지구라는 행성 자체를 감시한다는 것이다.”(259쪽) 인류사의 지속을 위해서라도 꿀벌 실종 사태를 막아야 한다는 얘기다.
이강은 선임기자 ke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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