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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왕설래] AI 황태자 젠슨 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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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03-20 23:28:43 수정 : 2024-03-20 23:2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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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공식행사 때마다 검은색 가죽 재킷을 입고 등장한다. 왼쪽 팔뚝에는 회사 로고 문신이 새겨져 있다. 엔비디아의 진취적, 도전적 이미지를 상징한다. 그는 지금 AI 반도체의 황태자라 불리지만 “항상 30일 뒤 파산을 생각하며 일한다”고 한다.

대만 이민자 출신의 미국인인 황은 과거 수차례 치명적 실패를 경험했다. 그는 1993년 지인 2명과 함께 실리콘밸리에 있는 식당체인 ‘데니스’에서 엔비디아를 설립했다. 창업 4년간 수익을 내지 못해 거덜 날 처지에 몰렸고 벤처투자사의 지원으로 간신히 위기를 넘겼다. 컴퓨터 게임을 좋아했던 황은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그래픽처리장치(GPU) 제품을 내놓았다. 성능은 뛰어났지만 고가인 데다 호환성도 떨어져 회사는 다시 자금난에 빠졌다. 그런데 1997년 3D 처리가 가능한 GPU 신제품이 대박 나면서 도약의 발판이 마련됐다. 2008년 금융위기 때 다시 파산 직전까지 갔지만 황은 연봉을 1달러로 삭감하고 아낀 돈으로 인재를 영입해 기술력을 키워 위기를 돌파했다.

2022년 12월부터 생성형 인공지능(AI) 열풍이 불자 엔비디아는 세계 정보기술(IT)업계 태풍의 눈으로 떠올랐다. 대규모 데이터를 동시 병렬처리하는 GPU가 없이는 챗 GPT와 같은 생성형 AI가 구동될 수 없기 때문이다. 현재 엔비디아는 전 세계 GPU 시장의 80%를 장악하고 있다. 황은 이미 1년 전 “AI 산업의 아이폰 모멘트가 시작됐다”고 선언했다. 2007년 출시된 아이폰이 전 세계인의 생활을 바꾼 것처럼 AI도 비슷한 효과를 낼 것이라는 뜻이다. 애플은 아이폰으로 한때 시가총액이 3조달러를 넘는 세계 1등 기업이 됐다. 엔비디아의 주가는 지난해 1조달러, 지난 2월 2조달러를 돌파하며 애플에 근접하고 있다.

황은 올해 엔비디아 개발자 행사에서 ‘블랙웰’(B100·B200)을 공개해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기존 칩 ‘호프’(H100)보다 연산속도가 2.5배 빠르고 AI 학습과 추론 때 최대 30배 성능을 내 ‘괴물 AI 칩’이라 불린다. AI 세계를 현실에서 구현하는 수단인 반도체 칩을 독점한 엔비디아 제국은 한동안 전성기를 구가할 듯하다.


주춘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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