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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국노’ 발언 안산..술집 입구 ‘도리이’ 보고 A급 전범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 떠올렸나

입력 : 2024-03-20 14:05:50 수정 : 2024-03-20 14: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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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이, 日 신사참배 연상
광주시 광산구 쌍암동의 지하 술집 매장 입구에 도리이가 설치돼 있다. 사진 광주일보 인스타그램 갈무리

 

2020 도쿄 올림픽 양궁 3관왕 안산(23·광주은행) 선수가 ‘매국노’라고 지적한 술집 입구에 일본 신사(神社)에 있는 ‘도리이’(鳥居)가 설치된 것으로 전해져 다시 논란이 일고 있다.

 

도리이는 신사 등 신성하다고 여겨지는 장소 입구에 세워진 문처럼 생긴 큰 기둥을 말한다.

 

도리이를 지나면 그 건너편은 신이 사는 신성한 영역이라고 여겨지는데 인간계와 신의 영역을 구분 짓는 경계선을 나타내 사 입구에는 반드시 도리이가 설치돼 있다.

 

이에 안 선수가 이 도리이를 보고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를 떠올린 것 아니냐는 추정도 나온다.

 

19일 광주일보에 따르면 논란이 된 건물 지하에는 일본 현지를 테마로 한 다양한 식당이 있고, 식당에 들어가려면 도리이를 반드시 지나야 한다.

 

이에 이자카야나 스시집 등 일본 음식점은 색다를 게 없지만 일본색 짙은 도리이가 도심 건물 입구에 떡하니 버티고 서있는 건 거부감이 있다는 반응도 있다. 또 “일본 신사를 참배하는 느낌”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토속신앙이 깊게 자리한 일본에서는 야스쿠니처럼 전범이 합사된 신사도 있지만 학문, 가정, 사업 등의 신을 모시는 신사를 비롯해 바위, 나무 등을 모시는 신사도 존재한다.

 

즉 신사라고 해서 모두 일본 제국주의를 상징하는 야스쿠니와 같은 건 아니다.

 

앞서 지난 16일 안 선수는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국제선 출국, 일본행’이라고 일본어로 적힌 전광판 사진을 올리며 “한국에 매국노가 왜 이렇게 많냐”는 글을 남겼다.

 

이 전광판은 광주 광산구 소재의 한 쇼핑몰 일본 테마 거리 입구 장식을 위해 설치됐다. 게시글은 현재 삭제된 상태지만 캡처된 내용이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공유되면서 이곳에 입점한 일본풍 주점에 대한 악플이 쏟아졌다.

 

논란이 확산하자 이종민 대표는 “자영업자의 피해를 신경 쓰지 않는 일부 무책임한 사람들의 태도에 경종을 울리고자 한다”며 안산을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이후 안 선수는 SNS를 통해 “저로 인해 큰 상처를 입으신 해당 외식업체 대표님과 점주님, 모든 분께 사과드린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국가를 대표하는 운동선수이자 공인으로서의 무게감을 다시 한번 절감했다”는 글을 게시했다.

 

그는 “무심코 올린 게시물이 이렇게 큰 실망과 피해를 드리게 될 줄은 상상하지 못했다”며 “기회가 주어진다면 대표님께 직접 찾아뵙고 사과드리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1978년 A급 전범 14명이 극비리에 야스쿠니(靖國)신사에 합사(合祀)됐다.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 신사 앞에 도리이가 설치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자료사진

합사된 전범 중에는 1948년 극동 국제군사재판(도쿄재판)의 결과로 처형된 도조 히데키(東條英機·1884∼1948) 전 총리와 종신형 판결을 받고 복역중에 숨진 고이소 구니아키(小磯國昭·1880∼1950) 전 조선 총독 등도 포함됐다.

 

그 후 1985년 8월15일 나카소네 야스히로(中曾根康弘) 당시 총리의 참배를 계기로 일본 내에선 정교분리 헌법에 위배되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한국·중국과 사이에선 일본이 침략전쟁을 반성하기는커녕 미화하려고 한다는 갈등이 각각 불거졌다.

 

일본 내에서도 'A급 전범 분사' 주장이 제기됐지만, 결론이 나지 않았다.

 

다만 히로히토(裕仁)나 아키히토(明仁) 일왕은 A급 전범 합사 후 야스쿠니신사에 발길을 끊었다.

 

합사라고 해서 야스쿠니신사에 A급 전범의 유골이나 위패가 있는 건 아니고 합사자 이름을 적은 명부(영새부)가 있을 뿐이다. 처형된 도조 히데키 등의 유골은 대부분 도쿄만에 버려졌고, 일부는 아이치(愛知)현 산가네산(三ヶ根山)에 묻혀있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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