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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의회 ‘이응패스’ 예산 전액 삭감

입력 : 2024-03-18 20:58:40 수정 : 2024-03-18 20:5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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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회 “예산 통과 근거 없어 보류”
추경 심사서 2024년 예산 19억 없애

“문화관광재단 대표 임명 대립
교통 예산 삭감까지 이어진 것”

최민호 세종시장의 대표 공약인 대중교통 정액권(이응패스) 예산이 전액 삭감되면서 연내 시행에 제동이 걸렸다.

18일 세종시 등에 따르면 세종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는 2024년 시 추가경정예산안 심사에서 올해 이응패스 예산 19억2159만원을 모두 없앴다. ‘이응패스’는 시내버스와 공영자전거(어울링), 수요응답형 버스(셔클) 등 지역 대중교통을 월 2만원에 모두 이용할 수 있는 정기·정액권 개념의 교통카드이다.

최 시장의 애초 공약이었던 대중교통 전면 무료화에서 선회한 것으로 월 5만원 한도에서 대중교통을 무한정 이용할 수 있다. 청소년과 노인·장애인 등 교통 취약계층은 무료로 구매할 수 있다. 오는 9월 도입 예정이다.

시의회에서 삭감된 예산 19억원은 올해 9∼12월 집행분이다. 월 2만원 정액권으로 5만원까지 쓸 수 있는데, 2만원에서 초과 이용되는 금액에 대한 지원 비용이다. 이응패스 이용 예상 인원은 교통 취약계층을 포함해 3만7000여명으로 추산된다. 시는 이응패스 예산으로 매년 50억∼60억원을 책정할 방침이었다.

시의회는 이응패스 예산을 세울 근거가 없다는 입장이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현정 산업건설위원장은 이날 통화에서 “이응패스 사업 예산을 통과시키려면 근거가 되는 관련 조례가 제정돼야 하는데 현재 조례는 보류 중”이라며 “김광운 위원이 발의한 조례는 원안에 명기된 연령 기준을 수정하는 데 논의가 필요했고, 비용 추계가 없어 보류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 재정 여건이 어려운 상황인데 대중교통 이용률을 늘린다는 취지로 매년 60억원 이상이 투입되는 이응패스 도입은 충분한 논의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며 “취지상 좋은 정책일 수 있으나 아직은 시기상조로, 5월 정례회에서 조례안이 통과되면 이후 추경예산으로 세울지를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소속 시의원들은 다수당인 민주당이 민생을 외면하고 있다며 조례안 재상정과 예산 재심의를 요구했다. 국민의힘 시의원들은 이날 입장문에서 “다수당인 민주당 측이 민생을 외면하고 있다”며 “이응패스 도입을 통한 교통 편익 증진, 정체 해소, 교통 취약계층의 무료 승차 혜택도 기약할 수 없게 됐다. 잘잘못, 책임 소재를 묻기보다는 상호 협력으로 협치하길 바란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선 세종문화관광재단 대표 임명을 둘러싼 대립이 예산 삭감까지 이어진 것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다. 시의회 여야는 지난달 말 취임한 박영국 세종문화관광재단 대표 인사청문회 개최 여부를 두고 공방을 벌인 데 이어 교육안전위원장 자리를 놓고도 대립각을 세웠다. 세종시의회는 민주당 13명, 국민의힘 7명으로 여소야대 구조이다.

지역 정치권 한 인사는 “이응패스 도입은 (최 시장이) 별다른 공론화 과정 없이 밀어붙인 정책이긴 하지만 시민들 수요가 있는 만큼 협치로 풀어 나가야 할 문제이지 정쟁으로 몰고 가선 안 된다”며 “어려운 재정 여건을 감안해 단계별 시행 등 대책 마련을 위해 시의회가 적극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종=강은선 기자 groov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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