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후에는 SNS에서 “역시나 생방은 생방… 지켜봐주신 시청자들께 감사”

“아리아야, 일하는 게 원래 이렇게 힘든 거야. ‘생방송 오늘아침’ 마칠 시간이네요. 저희는 내일 다시 찾아뵐게요. 아리아야 ‘고맙습니다’ (해야지)~.”
2018년 MBC 아침 뉴스에 안경을 쓰고 나와 화제가 됐던 임현주 아나운서가 이번에는 사회적 화두인 저출산 문제를 부각하는 차원에서 자신이 진행하는 ‘생방송 오늘아침’에 생후 170일 된 딸과 함께 출연했다. 여러 돌발 상황 가능성이 있는 현장에 아기를 데리고 나온 결단에는 부모가 육아와 일을 마음 편히 해낼 수 있는 사회가 빨리 오기를 바라는 임 아나운서의 소망이 담겼다.
임 아나운서는 18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날 ‘생방송 오늘아침’ 오프닝 멘트를 올렸다. 그는 “‘웬 아기야?’하고 놀라셨을 것”이라며 “오늘 방송에는 요즘 우리 사회의 가장 큰 화두이기도 한 저출생 관련 이야기가 준비되어 있다”고 적었다. 이어 “그에 가장 딱 맞는 게스트를 초대했다”고 딸의 출연 의미를 강조했다. 아기와 함께하는 현장이다 보니 여러 돌발 상황 발생 가능성이 있음에도, 이날만큼은 딸의 출연이 시청자들에게 저출산 문제를 조금 더 체감할 수 있게 해줄 거라는 임 아나운서의 믿음으로 보였다.
임 아나운서는 오프닝 멘트에서 방송국은 ‘노키즈존(No Kids Zone)’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아기 행동이 다른 손님에게 불편을 줄 수 있는 점 등을 우려해 사회에 노키즈존이 수없이 많지만 방송국은 그렇지 않다면서다. 그의 오프닝 멘트에도 “아이를 많이 낳지 않는 시대, 아이가 귀해진 시대지만, 안타깝게도 아이가 배제되는 곳이 많다”며 “때로는 배제되는 존재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많은 이야기를 대신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하는 대목이 포함됐다.
‘부모가 육아와 일을 마음 편히 해낼 수 있는 사회가 하루빨리 오기를 희망한다’로 마무리한 오프닝 멘트를 우선 SNS에 올린 임 아나운서는 방송 후, 같은 글을 수정해 “이렇게 오프닝 멘트를 준비했고 리허설까지 잘 마쳤는데 역시나 생방은 생방”이라고 식은땀을 적잖이 흘렸다는 식으로 토로했다.
임 아나운서는 “아리아가 마이크와 인이어가 신기한지 만지작만지작(했고), 생방 마칠 때쯤 졸린 아리아(에게) ‘일하는 게 이렇게 힘든 거야’ 함께 클로징 인사까지(했다)”라며 “한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다”고 딸과의 첫 생방송 소감을 밝혔다. 딸에게도 고생했다며 고마워한 임 아나운서는 “낯선 장면에 놀라셨을 텐데 함께 지켜봐주신 시청자들께도 감사하다”고 인사를 남겼다.
앞서 임 아나운서는 2018년 4월 당시 진행하던 MBC 아침 뉴스 ‘뉴스투데이’에 안경을 쓰고 나와 시청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는 방송 후 한 언론 인터뷰에서 “오늘 안경 착용을 처음 시도했다”며 “제가 기억하기로는 지상파 여자 앵커가 뉴스를 진행하며 안경을 쓴 사례는 없었다”고 말했다. 이 당시까지만 해도 KBS 1TV·2TV와 SBS TV에서는 해당 사례가 없었다.
매일 렌즈를 착용했다던 임 아나운서는 ‘남자 앵커는 안경 착용이 자유로운데, 그러면 여자도 낄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는 이유를 댔었다. 안경 착용 만족감을 ‘100점’으로 표현한 그는 “여자 앵커도 안경을 쓰고 뉴스를 진행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며, 단지 편안함이 아니라 어떠한 ‘상징성’을 보여주고 싶었다는 취지로 말했다. ‘방송의 틀을 깼다’는 평가가 그에게 쏟아졌지만, ‘바꿔보자’는 취지에서 이후에도 이어갔던 성별 고정관념을 깨는 행동에 일부 누리꾼들의 비난이 쏟아졌고 그에 법적 대응을 예고하는 등의 일이 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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