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딩엄빠4’에서 미혼모들이 아이를 두고 가는 ‘베이비박스’에 대해 집중 조명한 가운데, 원치 않은 임신으로 인해 야산·모텔 화장실에서 출산한 18세의 소녀들의 충격적인 사연이 소개됐다.
지난 13일 방송된 MBN ‘어른들은 모르는 고딩엄빠4’에서는 100회 특집 2탄으로 영아 유기 및 살해하는 ‘영아 범죄’에 대해 다루며 MC 인교진이 직접 베이비박스에 방문했다. 특히 이날 출산이 다가오자 아이를 유기하려 했던 두 ‘고딩엄마’의 사례를 통해 영아 범죄에 대한 심각성이 또 한 번 화두에 올랐다.
먼저 재연드라마를 통해 윤연수(가명)가 18세 엄마가 된 사연이 공개됐다. 어린 시절 아버지의 폭력에 시달리던 그는 친구의 소개로 한 남자를 만나 2주 만에 동거를 시작했다. 하지만 연애 3개월 만에 윤연수는 남자친구가 여자를 밝히는 본색을 알아채, 임신 사실을 확인했음에도 남자친구에게 말을 꺼내지 못했다.
그러다 임신 7개월 차에 임신 사실을 뒤늦게 고백하자, 남자친구는 곧장 “아이를 지우라"며 폭행했다. 결국 윤연수는 남자친구의 집에서 쫓겨나 모텔방을 전전했고, “미성년자가 아니냐?”는 모텔 주인의 의심에 “25세다”라고 버티며 모텔방 화장실에서 홀로 출산했다.
다음날, 모텔 주인이 또다시 윤연수를 찾아와 “아이 울음소리가 난다는 얘기가 나온다. 확인을 위해 문을 열어달라”고 요청하자 패닉상태가 된 그는 창문을 열어 아이를 던지려고 했지만, 정신을 차려 아이를 끌어안고 오열했다. 사연이 공개되자 윤연수는 “아이를 버릴 용기도, 키울 능력도 없어 막막하다”는 심경을 고백해 이를 스튜디오에서 지켜보던 출연진들은 모두 눈시울을 붉혔다.

두 번째 사연으로 입시학원에서 ‘SKY’ 반을 유지하며 대학교 입학을 준비하던 지소희(가명)는 우연히 학원에서 초등학교 동창 단짝이자 첫사랑인 남학생과 재회했다. 그렇게 ‘썸’을 타던 두 사람은 어느 날 함께 공부하다가 하룻밤을 보냈고, 결과는 임신이었다.
이에 대해 지소희는 “딱 한 번이라서 별문제 없을 줄 알았다”며 “피임약으로 생리 기간을 조절하고 있어 스스로 임신을 알아채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갑자기 화장실에서 양수가 터져 출산이 임박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인근 야산에서 홀로 출산했다. 이후 극단적인 상황에 몰리자 아이를 땅에 묻으려 했지만 겨우 정신을 차려 우연히 ‘베이비박스’를 발견해 갓 태어난 아이를 맡기게 됐다.
그러나 ‘베이비박스’는 실제 국가에서는 공인하지 않는 민간 기관이다. 그러나 ‘베이비박스’는 실제 국가에서는 공인하지 않는 민간 기관이다. 베이비박스는 미혼모 가정에 3년간 매월 양육키트, 생계비, 병원비, 주거 지원, 법률 서비스 등을 무료로 지원한다. 국가 지원 없이 100% 후원자들의 후원으로만 운영되고 있다.
이에 MC들 사이에서 “영아들의 생명을 살리는 공간”이라는 의견과 “영아 유기를 권장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는 곳”이라며 찬반양론을 펼쳐지자 MC 인교진이 베이비박스가 운영되는 시설을 방문해 실태를 살펴봤다.
베이비박스를 운영하는 이종락 목사는 “베이비박스의 가장 큰 목적은 아이가 원가정으로 돌아가는 것”이라며 “상담을 통해 29%의 아이들이 원가정으로 복귀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2010년~2022년) 영아살해, 영아유기치사 사건이 총 110건, 영아유기는 총 1,159건으로 매년 100여명의 아이들이 버림받거나 죽음으로 내몰리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편에선 베이비박스가 영아유기를 조장한다는 비판이 있지만, 신생아들이 범죄의 희생양이 되지 않도록 최후의 보루 역할을 해왔다는 반론도 나온다. 또한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정부와 지자체의 대책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지만, 여전히 수치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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