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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정치권, 정부에 대화 촉구…尹 “원칙대로 신속 추진”

입력 : 2024-03-13 06:38:01 수정 : 2024-03-13 06:3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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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공백 장기화, 늘어가는 병동 폐쇄

정부 '전문의 병원 전환' 신속 추진
뉴스1

정부는 전공의 이탈 22일째인 12일 5000여명의 전공의에게 면허정지 관련 사전통지서를 발송하며 행정절차를 이어갔다.

 

뉴스1에 따르면 전공의에 대한 면허정지가 임박하자 의과대학 교수들이 집단 사직 경고와 함께 정부에 대화를 촉구하고 나섰지만 정부는 대화의 문은 열려있지만 의과대학 2000명 증원은 확고하다고 밝혀 실제 대화가 성사될지 미지수다.

 

정부는 11일까지 현장에 복귀하지 않은 전공의 5556명에게 면허정지 처분 사전통지를 발송했다. 전날 사전통지서 발송 인원 4944명보다 612명 늘어났다.

 

정부는 미복귀 전공의에 대한 행정절차를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행정처분(면허정지) 절차가 완료되기 전까지 복귀한다면 정상 참작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잘못된 행동에 상응한 책임을 묻겠다는 정부의 원칙에는 변함없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전공의들은 복귀 대신 법적 대응에 나섰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대위원장, 각 수련병원 전공의 대표들, 의과대학 학생 대표들, 의과대학 교수 대표들, 수험생(고등교육법상 응시생) 대표들은 이날 이주호 교육부 장관과 조규홍 복지부 장관을 상대로 서울행정법원에 행정소송 및 집행정지를 제기했다. 또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 및 가처분을 신청할 예정이다.

 

전공의 측 법률대리인은 "대입전형 시행계획, 입시요강을 변경(의대 2000명 증원, 지역인재 60%)하는 것은 고등교육법상 불가능하며, 정부의 발표는 국민을 기망하는 사기"라고 지적했다.

 

의과대학 증원 문제를 놓고 정부와 전공의의 정면충돌 상황이 지속되자 의대 교수들이 정부에 대화를 제안했다.

 

40개 의대 중 교수협의회가 있는 33개 의대가 참여 중인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는 "정부는 조건 없는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날 회의를 열고 집단 사직 의사를 밝힌 서울대 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의대 증원 규모 산출을 위해 해외의 공신력 있는 기관에 한국 보건 의료지표 분석을 의뢰한 뒤 이에 근거해 1년 후 의사 증원을 결정하자"며 "국민 대표와 전공의가 참여하는 대화협의체를 꾸리자"고 제안했다.

 

교수협의회 측은 정부가 대화에 나서지 않고 전공의에 대한 면허정지를 실행할 경우 집단 사직 등 단체행동에 나서겠다고 경고했다.

 

교수협의회의 중재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의료계의 대화가 성사될지는 미지수다. 의료계가 정부에 대화 전제조건으로 2000명 증원, 필수 의료 정책 패키지 철회를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서도 대화 필요성이 제기됐다.

 

정부는 의료계의 대화 제안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면서도 정책 철회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박민수 복지부 2차관은 전날 (복지부 장관이) 전공의와 비공개로 만났으며, 이날 오후에는 응급의료 현장 의료진과 간담회를 가질 예정이라고 했다.

 

박 차관은 이날 "여러 경로와 채널로 (교수들과) 대화하고 있다. 대화 계획도 잡혀있는데 진행되는 대로 설명하겠다"면서도 "정부는 2000명 증원에 확고한 생각을 갖고 있다. 늦추기 어려운 과제"라고 말했다.

 

의대 교수들의 집단 사직 움직임과 관련해 박 차관은 "또 다른 집단사직으로 환자 생명을 위태롭게 하는 것은 국민이 납득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어떠한 경우에도 환자의 생명을 저버리지 않겠다는 교수 사회의 살아있는 양심을 믿으며, 집단 사직 의사를 철회하여 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이어 "교수들도 기본적으로 의료인이기 때문에 의료 현장을 떠나는 부분에 대해서는 의료법에 근거한 각종 명령이 가능하다"며 진료유지명령 등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의료개혁을 원칙대로 신속하게 추진하라"고 지시했다.

 

전공의 이탈로 의료공백이 장기화하면서 환자를 받지 못하자 병원들이 경영 악화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북대병원은 진료 환자 감소로 하루 수억 원의 적자가 발생하자 5층에 있는 병동 2곳 중 1곳을 폐쇄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원광대병원은 최근 7층 전체 병동 중 서쪽 병동을 폐쇄하고 동쪽 병동으로 통합했었다.

 

정부의 비상 의료체계 가동 결과, 상급종합병원의 입원 환자 수는 평시 대비 약 40% 정도 감소했다. 집단행동 이전인 지난달 1일부터 7일과 비교하면 지난 4일 입원환자는 40.7%까지 감소했으나, 11일엔 37.7%까지로 소폭 회복했다. 11일 기준 상급병원 수술은 지난달 15일 대비 52.9% 감소했다.

 

의사 집단행동 피해 신고센터에 접수된 의료 피해 신고는 11일 28건이 추가돼 총 472건으로 집계됐다. 수술 지연이 329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진료 취소 79건, 진료 거절 43건, 입원 지연 21건이다.

 

정부는 의료체계 정상화를 위해 지난달 발표한 4대 의료개혁 과제 중 하나인 '전문의 중심 병원으로의 전환'을 신속하게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공의 의존도가 높은 의료체계를 개선해 전공의는 수련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고 환자에게는 질 높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의료기관 설립 시 의사 배치 기준을 개정하여 전공의를 전문의의 절반으로 산정하는 등 전문의를 더 많이 고용할 방침이다. 또 전문의 배치기준을 강화하여 병원이 전문의를 충분하게 고용하도록 하고 보상 체계도 개선할 계획이다. 지난달 29일 정부는 현재 1700명 규모의 국립대병원 전임교수 정원을 2027년까지 현재보다 1000명 이상 더 증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입원전담 전문의 제도를 개선하고, 간호사 업무 관련 시범사업을 확대해 전문의 중심 인력 운영을 뒷받침할 방침이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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