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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기 상황도 아닌데… 민간 부채 14분기째 ‘위험수위’

입력 : 2024-03-06 19:24:26 수정 : 2024-03-06 19:3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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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S, 한국 신용갭 10.5%P 평가
통계 이래 최장기간 ‘경보’ 단계에
금융위기 상황에나10%P 상회
200% 넘는 높은 민간신용 영향
한은 “가계부채는 상승폭 둔화
기업 대출 여전히 증가세 문제”
일각 “금리 인하 기대에 더 자극”

우리나라 가계와 기업의 부채가 빠른 속도로 늘면서 14분기째 위험 수위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1972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최장 기간이다.

6일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우리나라 신용갭(Credit-to-GDP gap)은 10.5%포인트로, 2020년 2분기 말부터 14분기 연속 10%포인트를 웃돌았다.

신용갭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민간신용(가계부채+기업부채) 비율이 장기 추세에서 얼마나 벗어났는지 나타내는 지표로, 민간부채 비율의 상승 속도가 과거 추세보다 빠를수록 벌어진다. BIS는 국가별로 잠재적인 신용위기를 가늠하는 데 이 지표를 사용한다.

BIS는 신용갭이 10%포인트를 초과하면 ‘경보’ 단계, 2~10%포인트는 ‘주의’ 단계, 2%포인트 미만이면 ‘보통’ 단계로 각각 분류한다. 지난해 3분기 기준 10%포인트를 넘은 나라는 우리나라와 일본뿐이다.

우리나라 신용갭은 2017년 4분기 말(-2.9%포인트)을 변곡점으로 상승 전환해 2019년 2분기 말(3.0%포인트) 주의 단계로 진입했다.

이후 가파르게 치솟은 신용갭은 2020년 2분기 말 12.9%포인트로 치솟았다. 10%포인트를 넘어 위험 수위인 경보 단계에 다다랐으며, 2021년 3분기 말(17.4%포인트)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1년 후인 2022년 3분기 말 16.8%포인트를 단기 고점으로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다.

명목 GDP 대비 민간신용 비율은 지난해 3분기 말 227%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민간신용 비율은 2020년 1분기 200%를 넘어선 뒤 같은 해 3분기에 210%를 돌파하고, 2022년 1분기부터 220%를 웃도는 등 15분기째 200%를 상회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00.1로 조사 대상 33개국(유로 지역은 단일 통계) 가운데 제일 높았다. 기업부채 비율은 125.2%로 상승폭이 조사 대상 국가 중 5번째로 빨랐다.

한은 관계자는 “정부가 가계부채를 관리하면서 상승폭은 둔화하고 있으나 기업부채가 계속 늘어나는 추세”라면서 “중소기업과 자영업자, 대기업까지 모두 대출 수요와 시설자금 투자 등이 늘면서 기업 대출이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과거 우리나라가 신용갭이 10%포인트를 넘나든 때는 대체로 금융위기 상황이었다.

외환위기 때인 1997년 4분기 말(13.2%포인트)부터 1998년 3분기 말(10.5%포인트)까지, 금융위기 때인 2008년 4분기 말(10.7%포인트)부터 2009년 4분기 말(11.2%포인트)까지 등이었다.

지난해 3분기 말 일본(13.5%포인트)과 한국을 빼면 대부분 국가는 10%포인트 이하이거나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가계·기업부채에 정부부채까지 더한 우리나라의 총부채 규모는 지난해 3분기 말 5988조1910억원으로, 직전 분기보다 29조8614억원 늘었다. 총부채 규모는 지난해 4분기 말 기준으로 사상 첫 6000조원 돌파가 유력해 보인다.

이화여대 석병훈 교수(경제학)는 “물가 억제를 위해 예상보다 고금리 기조가 상당 기간 유지되면서 기업과 가계 모두 원리금 상환 부담이 커졌다”면서 “한은이 기준금리 인상을 종료하자 앞으로 금리가 내려갈 일만 남았다는 기대감이 부동산 가격과 대출 수요를 더 자극하기도 했다”고 분석했다.


김수미 선임기자 leol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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