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은 우리나라와 수교한 지 올해 73주년을 맞은 유럽의 전통우호국이다. 과거에는 투우와 축구의 나라로만 알려졌으나 최근 들어 우리나라 사람들이 즐겨 찾는 주요한 유럽 관광지다. 관광뿐 아니라 양국의 경제· 문화 교류도 활발해지는 등 주요한 관심국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은진의 ‘에스파냐 이야기’ 연재를 통해 켈트, 로마, 이슬람 등이 융합된 스페인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 소개한다.

꽃샘추위가 기승이다. 하지만 곧 봄이 올 것이다. 봄이 되면 우리는 벚꽃놀이를 간다. 스페인들도 마찬가지다. 스페인에서 가장 유명한 벚꽃은 엑스트라 마두라 주에 있는 카세레스의 헤르테 계곡에 있다. 30㎞의 계곡에 걸쳐 펼쳐진 약 200만 그루의 벚나무가 장관이다.
헤르테 계곡을 가려면 마드리드에서 차량으로 3시간쯤 걸린다. 계곡을 둘러볼 때도 너무 넓어서 도보보다는 차량으로 둘러보기를 추천한다. 벚꽃을 둘러볼 때는 30㎞의 협곡을 직진하거나, 협곡의 마을들을 원형으로 회전하면서 둘러보는 방법이 있다.
3월 중순 무렵부터 벚꽃이 피기 시작하여 2주 정도 절정을 이룬다. 매년 이맘때 벚꽃축제가 열리는데 올해의 벚꽃축제는 3월 22일부터 4월 6일까지다.


우리나라의 서울 여의도 벚꽃길에 심어진 나무 대부분이 일본산 ‘소메이요시노 벚나무’라고 하는데, 헤르테 계곡의 벚나무는 피코 네그로 등 4개의 엑스트라 마두라 자생 품종이라고 한다. 꽃의 색깔이나 크기, 그리고 피어나는 모습을 비교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다.
혹시라도 벚꽃축제 시즌을 놓쳤다고 하더라도 실망하지 마시라. 5월 초순까지 헤르테 계곡에서는 봄축제가 계속된다. 이 축제는 스페인에서 알려진 전국적인 규모의 꽃 축제로 유명하다. 봄맞이 스페인 여행을 가시는 분들은 꽃구경 한번 가시길 권한다.

이은진 스페인전문가·문화칼럼니스트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