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징어·금치' 시대 저물까… "한치 인공 부화 성공" 양식 가능성 열렸다

육상 수조 내 산란과 부화기술 개발
“오징어류 번식생태 연구 첫걸음 내딛어”

경북도가 국내 최초로 ‘한치(화살꼴뚜기)’ 인공 부화에 성공했다.

경북수산자원연구원은 5일 한치를 실내 육상수조에서 사육하면서 수정란을 부화시켰다고 밝혔다.

갓 부화한 한치. 경북수산자원연구원 제공

연구원은 지난해 11월 울진군 후포항에서 어획한 몸길이 24㎝의 한치 300마리를 구입해 육상 수조에서 2개월간 사육하며 적정 사육환경과 먹이생물을 규명했다. 암컷과 수컷의 교미를 유도해 이달 초에는 인공 부화에 성공했다.

연구를 맡은 김윤하 박사는 “한치 사육 정보는 없었으나 대문어 등 다른 수산생물의 종자생산 노하우를 참고해 자연환경과 유사한 사육 환경을 조성해 산란 유도가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한치는 주로 동해 연안에 서식하는 오징어목 꼴뚜기과에 속한다. 다리가 한치(약 3㎝) 정도 짧아서 한치라는 이름이 붙었다. 제주도에서는 ‘한치는 쌀밥이요 인절미라면, 오징어는 보리밥이고 개떡이다’라는 말이 속담처럼 내려온다. 모양과 생김새가 엇비슷하고 실제로 같은 오징어 종류지만 한치는 한 수 위 대접을 받는다.

최근 오징어류를 대표하는 살오징어는 그야말로 ‘금(金)징어’가 됐다. 살오징어 어획량은 10년 전과 비교해 80% 이상 급감하고 가격도 폭등하면서 마리당 4000원 정도에 위판되다가 지난해 최고 2만5000원까지 올랐다.

채낚기 어선은 살오징어 조업을 포기하고 한치를 어획하는 추세다. 울진 후포항의 한치 어획량은 2019년 3.2t에서 지난해 59.4t으로 증가했다.

이영석 환동해지역본부장은 “동해안 오징어류가 경북의 대표 수산자원으로 명맥을 이을 수 있도록 생태학적 연구와 대량 종자생산 기술 확보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포항=배소영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