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편이 아내의 이성친구, 이른바 ‘남사친(남자사람친구의 준말)’의 모친상에 가지 못하게 막는다는 사연이 올라와 온라인상에 갑론을박이 일었다.
지난 4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남편이 제 남사친 모친 부고에 못 가게 하네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인 여성 A씨는 어린시절부터 친구 B씨의 어머니를 잘 따랐고, 최근 돌아가시자 장례식에 참석하려 했다고 한다.
A씨는 “어릴 때 친구들끼리 우르르 몰려다니며 이집 저집 돌아가면서 밥 얻어먹고 간식 얻었다. 촌에서 자라면서 친구 엄마도 내 엄마이자 이모였다”고 고인에 대해 회상했다.
이어 “어릴 때부터 본 분인지라 비록 친구 엄마지만 (부고) 소식을 받고 속상해서 많이 울었다”고 했다.
그러나 A씨의 남편은 조문을 가겠다는 말에 절대 안 된다며 반대했다고 한다.
남중, 남고, 공대를 나온 A씨 남편은 “남자들만 있으면 순전히 여자 얘기만 한다”며 “너를 못 믿는 게 아니라 거기 온 남자들이 온통 너를 XX뜨릴 상상을 하는 게 싫다”고 했다.
이에 A씨는 “어른들은 내 자식, 남의 자식 구별 없이 베풀어주셨는데 가시는 길 향 한 개 꽂아 드리겠다는 것을 저렇게 생각하는 게 싫다”고 했다.
평소에도 A씨 남편은 아내가 이성 친구를 갖는 데 대해 이해하지 못했다고 한다.
A씨는 “결혼 이후 맘카페 모임 말고는 이성이 있는 모임은 거의 안 가게 되고, 육아로 인해 퇴직하고 나니 직장동료조차 연결고리가 없었다”고 했다.
그는 “친구가 이성이면 장례식장도 못 가는 걸까. 내가 이해를 못 하는 건지, 남편이 지나친 건지 모르겠다”며 조언을 구했다.
해당 글에는 “조선시대인 줄”, “아내 어릴 적 친군데 그 정도도 이해 못 하나?”, “사람의 도리로 당연히 가야지”, “남편이 너무 꽉 막혔네” 등 A씨 입장을 옹호하는 댓글이 다수 달렸다. 반면, “남편이 틀린 말 한 건 아니라고 본다”, “남편이 막는 이유가 있겠지”, “남사친 좋아하는 남편은 없음” 등 A씨 남편 입장이 이해가 간다는 반응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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