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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타워] 저출산 해결 첫 단추, 육아휴직 정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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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02-28 23:32:32 수정 : 2024-02-28 23:3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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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이익 없애고… 민간기업 처우, 공무원 수준까지 올려야

지금부터 약 40년 전, ‘국민학교’를 다녔을 때 기억이다. 2학년 초 전학 간 학교에 처음 등교한 시간은 ‘점심을 먹은 후’였다. 학교 운동장 곳곳에는 오전 수업을 마친 또래 친구들이 모여 놀고 있었다. 같은 시간 반에는 50명 가까운 친구가 수업을 받았다. ○○초등학교 2학년 2반 교실은 오전에 50명, 오후에는 다른 50여명으로 종일 북적댔다. 학교·학급은 적고, 아이들은 넘쳐났다. 그때는 그랬다.

2024년 1학기 개학을 앞둔 현재. 전국 12개 시도 157곳 초등학교가 신입생을 받지 못했다. 농촌 지역의 작은 학교에서부터 대구·부산·인천 등 도심 초등학교까지 저출생 충격을 피할 수 없었다. 1년 전과 비교해도 초등학교 신입생 수가 3만명 이상 줄었다. 내년에는 5만명이 더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다. 1학년이 없는 초등학교가 앞으로 더 많아진다는 뜻이다.

안용성 경제부 차장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출생통계는 더욱 암울하다. 지난해 출생아 수는 23만명으로 추락했다. 10년 만에 반 토막이 났다.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가임기간에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출생아 수)은 0.72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압도적 꼴찌다. ‘마지막 보루’로 여겨지던 세종도 합계출산율 ‘1’이 무너졌다.

출산율이 추락하면서 우리나라가 소멸의 길로 걷고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대한민국, 완전히 망했네요. 와!” 최근 한 다큐멘터리에 출연한 조앤 윌리엄스 미국 캘리포니아 법과대학 명예교수의 발언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보여주는 ‘밈’이 됐다.

그렇다고 정부가 손 놓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곤두박질치는 출산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천문학적 돈을 쏟아부었다. 하지만 모두 공염불이다. 수십조원에 달하는 돈은 효과 없이 사라졌다. 이렇다 할 대책도 찾아보기 힘들다.

오히려 민간 기업의 출산지원에 현행 제도가 발목을 잡고 있다. 최근 자녀를 낳은 임직원 70여명에게 1억원을 지원한 부영의 사례가 그렇다. 정부는 아직 세제 혜택을 통한 지원방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저출산에 특단의 대책을 내놓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저출산 문제는 주거·보육·교육·소득 문제 등이 복잡하게 얽힌 고차방정식이다. 이 문제를 단칼에 해결하는 묘수는 없다. 시급한 문제부터 하나씩 풀어나가는 정공법을 펴야 한다.

얼마 전 한 시민단체의 설문조사를 눈여겨볼 만하다.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저출산 해결을 위해 필요한 정책을 물었더니 ‘부부 모두 육아휴직 의무화’(20.1%)를 첫손에 꼽았다. 이어 ‘육아휴직급여 인상 등 현금성 지원 확대’(18.2%), ‘임신 출산 육아휴직으로 불이익을 주는 사업주 처벌 강화’(16.7%), ‘근로시간 단축 등 일·육아 병행제도 확대’(15.2%) 등이었다. 여전히 직장 내에서 육아휴직을 당당하게 요청할 수 없는 분위기, 복귀했을 때의 불이익이 만연하다는 의미다.

설문에서 알 수 있듯이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려면 육아휴직의 정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더도 말고 민간 기업의 육아휴직을 공무원 수준까지 끌어올려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업에 대한 예산지원과 세제 혜택이 우선돼야 한다. 출산율 반등의 첫 단추는 출산으로 인한 사회적 불이익을 없애는 데 있다.


안용성 경제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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