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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들인 ‘애플카’ 포기… 테슬라만 살판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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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02-28 11:30:00 수정 : 2024-02-28 13:22:38
이강진 기자 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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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AI 집중 택한 배경은

당초 목표했던 기술 구현 난항
전기차 시장 ‘급랭’ 분위기도 한몫
10년간 매진했던 애플카 포기 결정
테슬라 등 기존 자동차 업계는 안도

애플이 공들여온 자율주행 전기차(EV) ‘애플카’ 개발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 배경을 두고 관심이 쏠린다. 10년간 최고 수준의 자율주행차를 만든다는 목표로 개발에 매진했으나 당초 계획했던 기술 구현이 쉽지 않았던 데다 최근 전기차 시장마저 냉각 국면에 접어든 점이 애플카 좌초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애플카 개발 인력 가운데 상당수가 인공지능(AI) 부서로 이동하게 되면서 애플의 ‘AI 집중’ 기대감에 주가는 1% 가까이 올랐다.

 

애플 로고. AP뉴시스

◆‘레벨5’ 기술 구현 난항에 핵심 인력 유출도 잇따라

 

블룸버그 통신은 27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애플이 애플카 개발을 포기하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소식통은 애플이 전기차를 연구해 온 ‘스페셜 프로젝트 그룹’을 해산할 예정이며 이 같은 사실을 내부적으로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약 2000명의 직원에게 알렸다고 전했다. 애플 고위 임원들은 직원들에게 “해당 프로젝트가 마무리될 것이고 많은 직원은 AI 부서로 이동할 것”이라는 취지의 언급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애플은 그동안 애플카 개발을 대외적으로 공식화한 적은 없지만, 2014년부터 ‘프로젝트 타이탄’이란 이름 아래 개발을 진행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초 애플카는 2025년 출시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으나 2026년으로 미뤄졌고, 지난달 블룸버그는 애플카 출시가 2028년으로 또다시 연기됐다고 보도했다.

 

애플은 현재까지 자동차업체들이 구현하지 못한 최고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인 ‘레벨5’를 애플카에 적용할 계획이었다. 레벨5는 모든 도로 상황에서 운전자가 전혀 개입하지 않는 완전 자율주행이 가능한 수준을 의미한다. 하지만 개발 과정에서 레벨4(고속도로에서만 완전 자율주행 지원)로 하향 조정됐고, 이후 운전자가 운전대를 잡아야 하는 ‘레벨2+’ 시스템으로까지 낮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내부에선 애플카가 ‘테슬라 모방 제품’(Tesla me-too product)이라는 평가까지 나왔다고 한다.

 

애플카 프로젝트를 진두지휘한 핵심 인력들의 이탈도 잇따랐다. 이 프로젝트를 이끌던 더그 필드 책임자가 2021년 9월 퇴사해 포드자동차로 옮겼고, 지난달에는 애플카 개발에 관여한 DJ 노보트니 하드웨어 엔지니어링 부사장이 사직했다. 이외에도 레이더 시스템 개발 수석 엔지니어 및 배터리 시스템 그룹의 엔지니어링 매니저 등도 다른 회사로 옮긴 바 있다.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애플의 ‘애플카’ 개발 포기 소식에 환영의 뜻을 내며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게시글. 일론 머스크 엑스 계정 캡처

◆‘냉각기’ 접어든 전기차 시장도 영향…“테슬라가 가장 큰 수혜자”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던 전기차 시장이 최근 냉각기에 접어든 점도 애플카 개발 포기의 주요 원인으로 거론된다. 높은 가격과 충전 인프라 부족 등으로 인해 최근 몇 달간 미국 전기차 시장은 판매 부진을 겪는 중이다. 블룸버그통신 산하 연구기관인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예측에 따르면 지난 3년간 연평균 65%씩 성장해온 전기차 판매량이 올해는 9% 증가에 그칠 전망이다.

 

애플이 애플카 프로젝트를 접고 AI에 집중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애플의 주가는 1% 가까이 상승했다. 이날 뉴욕 증시 정규장에서 애플 주가는 0.81% 올랐고, 시간외 거래에서도 0.2% 안팎의 상승률을 보였다.

 

테슬라 등 기존 자동차 업계는 애플의 전기차 사업 철수 소식에 안도하는 분위기다. 전기차 시장 내 위협적인 경쟁자 하나가 사라지는 것일 뿐만 아니라 애플에서 퇴사하는 인재들을 자사로 끌어들일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는 빅테크의 전기차 시장 진출을 우려해 온 테슬라가 이번 애플의 조치로 가장 큰 혜택을 얻게 될 것으로 본다.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는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경례하는 것과 담배를 상징하는 이모티콘을 게시하면서 애플의 철수 소식을 축하했다.


이강진 기자 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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