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 태권도장 한인 일가족 사망사건 용의자로 도장 사범 체포

용의자, 10대 시절부터 태권도 선수로 활동했으면 여러 대회 입상

21일(현지시간) 호주 시드니에서 현지 경찰이 한인 일가족 살인 사건이 발생한 범죄 현장을 조사하고 있다. 시드니 AP·AAP=연합뉴스

호주 경찰은 시드니의 한 태권도장에서 발생한 한인 일가족 사망 사건과 관련해, 태권도장의 사범을 살인 용의자로 체포했다. 

지난 21일(현지시각) 호주 뉴사우스웨일스 주 경찰은 기자회견을 열고 시드니 서부 지역에서 일가족 3명을 살해한 혐의로 49세 한국인 남성 유 모 씨를 체포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19일 오후 11시 50분경 한인 남성 유모 씨가 가슴과 팔, 배 등에 상처를 입고 시드니 서부의 웨스트미드 병원으로 이송됐다.

병원 관계자가 경찰에 신고하자 유씨는 노스 파라마타의 한 슈퍼마켓 주차장에서 습격을 당했다고 말했다. 유 씨는 급히 수술을 받았고 목숨은 건졌다고 한다. 

다음 날 오전 10시 30분경, 경찰은 신고를 받고 노스 파라마타 근처에 있는 볼컴 힐스의 한 주택으로 출동했다. 경찰은 이곳에서 흉기에 찔려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39세 남성 조 모 씨의 시신을 발견했다. 

이 날 낮 12시 30분경에는 노스 파라마타에 위치한 한 태권도장에서 41세 여성과 7세 남아의 시신이 추가로 발견되기도 했다. 

경찰은 숨진 사람이 조 씨 부부와 그들의 아들이고, 아이는 같은 태권도장에 다녔고 조 씨 가족과 유 씨가 서로 아는 사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호주 경찰 측에서는 조 씨의 또 다른 가족들과도 연락을 취하기 위해 주시드니 한국 총영사관과 함께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수사 끝에 이 사건들이 모두 연관되어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고, 병원에서 치료 중이던 유 씨를 유력한 살해 용의자로 보고 그를 체포했다. 경찰은 유 씨의 단독범행으로 보고 있으며 살인혐의를 적용하기에 충분한 증거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 19일 오후 5시 30분부터 6시 30분 사이에 태권도장에서 유 씨가 여성과 아이의 목을 졸라 살해하고, 그 후 사망한 여성의 차를 타고 볼컴 힐스에 있는 조 씨의 집으로 이동해 그곳에서 조 씨를 살해한 것으로 보고 있다. 

유 씨가 운영하는 태권도장의 홈페이지에 따르면, 그는 10대 시절부터 호주 뉴사우스웨일스 주에서 태권도 선수로 활동해 왔으며 한국과 호주에서 개최된 여러 태권도 대회에서 입상한 바 있다.

양다훈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