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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산 안창호’ 외손자 “이승만이 영예로운 독립운동가인가… 역사적 평가에 결함”

입력 : 2024-02-20 16:33:05 수정 : 2024-02-20 16:3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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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산 안창호’ 선생 외손자 필립 안 커디, 미주한국일보에 칼럼 기고
“일부 한국인과 한국계 미국인들 오해 우려돼” 주장…“정직한 인물 아냐” 비판도
지난 16일 서울 여의도 CGV에서 열린 다큐멘터리 영화 ‘건국전쟁’ 무대 인사에 박민식 전 국가보훈부 장관,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 김덕영 감독(사진 왼쪽부터)이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도산 안창호 선생의 외손자 필립 안 커디씨가 김덕영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 ‘건국전쟁’으로 이승만 전 대통령 삶이 재조명되는 데 대해 “현재 이승만의 역사적 평가에는 중요한 결함이 있다”며 “그는 과연 영예로운 독립운동가인가”라는 질문을 대중에 던졌다.

 

커디씨는 지난 13일(현지시간) 미주한국일보에 기고한 ‘도산 안창호와 이승만’ 제목 칼럼에서 “도산의 부인이자 할머니인 이혜련은 도산이 이승만을 한때나마 지원했던 것을 그의 가장 큰 실수로 여겼다”고 주장했다. 이어 “도산이 1938년 사망한 후, 이승만의 부패한 그림자 아래 살아가는 것은 참으로 낙담스러웠을 것”이라며 “이승만은 1890년대 독립협회 시절부터 도산의 반대 입장에 주로 섰고, 그에 대한 거짓 정보를 퍼뜨리기도 하는 등 독립운동 전체 기간 꾸준히 도산과 우리 가족에게 큰 어려움을 끼쳤다”고 강조했다.

 

커디씨는 “이승만이 1948년 한국 정부를 손에 쥔 이후, 도산의 측근이나 우리 가족이 한국으로 돌아가거나 방문할 수 없게 만든 일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라며 “그것은 1963년까지 지속됐다”고 덧붙였다.

 

특히 “일부 한국인들과 한국계 미국인들이 대한 독립운동과 그 이후 역사에 대해 가지는 오해는 예상보다 더 우려스럽다”고 커디씨는 언급했다. 독립운동이 활발하던 시절의 이 전 대통령은 국가 이익에 헌신하기보다 이기적인 ‘권력욕’을 품은 지도자에 가까웠다는 주장을 펼치면서다. 그는 “대한의 독립운동을 위해 목숨을 바치던 애국자들을 여러 차례 배신한 것을 그들은 과연 알고 있는가”라고 보는 이에게 물었다.

 

이 전 대통령이 ‘대한인동지회(동지회)’를 만들어 도산에 대적하고 대한민국임시정부 기금을 횡령했다는 주장 등을 편 커디씨는 “재미한족연합회는 1940년대 초부터 한국전쟁 이후에 이르는 기간, 이승만이 어떻게 독립운동을 방해했는지 공식 리포트를 남겼다”며 자신이 기부한 관련 문서들이 독립기념관 등에 보관되어 있다고 부연했다.

 

도산 안창호 선생(왼쪽)과 이승만 전 대통령. 국가보훈부 제공

 

한국민족문화대백과에 따르면 미국 하와이 한인들이 호놀룰루에 설립한 민족운동 단체인 동지회는 대한민국임시정부와 이 전 대통령의 독립운동을 돕는다는 취지로 세워졌다. 1941년 호놀룰루에서 개최한 해외한족대회를 주관하며 최대 독립운동 기관인 재미한족연합위원회를 결성했지만, 여러 갈등 속 이 전 대통령이 독자노선을 굳히면서 2년 후인 12월23일 동지회는 재미한족연합위원회에서 탈퇴했다. 이 전 대통령과 ‘생사고락’을 같이 한 것으로 평가받는 동지회는 대한인국민회와 함께 미주한인사회의 대표적인 민족운동 단체였지만, 이 전 대통령 개인에 초점을 맞춰 조직된 정치단체의 성격을 갖고 있다는 분석도 일부 있다.

 

커디씨는 도산을 ‘공산주의자’라 허위신고 해 미국에 돌아가지 못했다면서, “이승만의 주장이 사실이었다면 어떻게 도산의 딸이자 어머니인 수잔 안 커디가 미 해군 정보국에서 일하고 국가안보국에서 최고 분석관이 될 수 있었을까”라고 물었다. 1949년 김구 선생이 암살된 후에는 이 전 대통령이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거라 생각하지 않았다고도 그는 강조했다.

 

커디씨는 “대한민국임시정부는 이승만이라는 끊임없는 문제로 골머리를 앓았다”며 “그는 민주주의가 아닌 군주가 되고자 했던 권위주의자였던 것 같다”고 짚었다. 계속해서 “1922년 2월22일 국민대표회 상하이 헌법 초안위원회 회의에서 반역자로 지목, 1925년 3월23일 임시 입법부는 탄핵 결의안을 승인했다”며 “이승만은 일부에서 주장되는 것과 달리 정직한 역사적 인물이 아니었다”고 부각했다.

 

국사편찬위원회의 대한민국임시정부자료집에 따르면 중국 상하이에 수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입법기관인 ‘임시의정원’은 1925년 3월11일 ‘이승만은 구실을 외교에 가탁해 직무지를 떠나서 5년간 원양(遠洋)의 한구석에 격재(隔在)해 난국 수습과 대업 진행에 아무런 성의도 다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허무한 사실을 제조·간포(刊布)해 정부의 위신을 손상하고 민심을 분산케 했다’며, 같은 달 13일 ‘본원은 임시헌법 제22조 제14항에 의거해 임시대통령 이승만을 탄핵하고 심판에 회부하기로 결의했다’고 결론 내렸다. 닷새 후 임시의정원은 이 전 대통령 탄핵안을 원안대로 가결했다. 이후에는 박은식 임시대통령이 당선됐다.

 

커디씨는 “이승만을 옆에서 본 도산과 우리 가족이 알고 있는 역사는 현재 한국 미디어에서 나오는 이야기들과 사뭇 다르다”며 “도산 안창호는 자신의 가족과 삶을 희생해 대한민국을 위해 헌신했다”고 대조했다. 그러면서 “지금의 한국 존재에 도움이 되었던 것은 도산의 진실한 리더십이지 이승만의 거짓된 행동은 아닐 터”라며 “왜곡된 역사를 사실처럼 믿고 있는 일부 한국인과 한국계 미국인들의 인식이 안타까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커디씨는 경기도의 최대 인공 서핑장 시흥 웨이브파크 초청으로 방한했던 2021년 당시 경기도지사이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만난 바 있다. 두 사람은 2015년 성남시장이던 이 대표가 미국 자택에 방문해 커디씨의 어머니에게 감사패를 전달할 때 만난 인연도 있다고 한다.

 

20일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전날까지의 ‘건국전쟁’ 전국 누적 관객은 총 75만3099명으로 집계됐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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