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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버스’ 노선 늘려야” vs “택시 생존권 위협”

입력 : 2024-02-19 02:36:17 수정 : 2024-02-19 02:3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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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대 운영 놓고 갑론을박

교통 취약 농어촌 등 11곳서 운영
앱으로 호출해 합승… 시민 호응
경기도, 2024년 261대까지 증차 추진
택시업계 “영역 침해” 강력 반발

대중교통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지난해 3월 도입된 경기도형 수요응답 버스(DRT) ‘똑버스’를 놓고 지방자치단체와 이용객, 택시업계가 갈등을 빚고 있다. 택시업계는 똑버스가 경기침체와 이용객 감소로 어려움을 겪는 기사들의 생존권을 위협한다며 반발하고 있는 반면 지자체와 이용객은 서비스의 질과 편의성을 내세워 노선 확대를 요구하는 상황이다.

18일 경기도와 경기교통공사 등에 따르면 도내 11개 시로 확대 운영 중인 똑버스는 인공지능(AI) 기반의 탑승·노선 운영과 일반버스 수준의 저렴한 이용료, 통합환승권 사용 등 편의성을 갖춰 대중교통의 보완재이자 신개념 교통수단으로 평가받는다. 똑버스의 누적 이용객은 지난해 말 기준 168만명을 넘었다.

경기 이천시에서 운행 중인 경기도형 수요응답 버스 '똑버스'에서 노인들이 하차하고 있다. 이천시 제공

똑버스는 2021년 12월부터 파주 운정·교하지역(18.7㎢)에서 시범사업을 벌인 뒤 지난해 3월 안산 대부도 등에서 정식 운행을 시작했다. 현재 수원 광교, 화성 동탄·향남, 하남 위례·감일, 이천 시내권·장호원·율면, 안성 동·서부, 고양 식사·고봉 등에서 운행이 이뤄진다. 대부분 초기 신도시나 농어촌 지역으로 버스 노선이 부족한 곳이다.

‘똑똑하게 이동하는 버스’라는 의미를 담은 똑버스는 정해진 노선을 달리는 버스와 달리 승객이 스마트 앱이나 키오스크에서 출발지와 도착지를 예약하면 찾아가 태운다. 일정 범위 안에서 이용자 호출에 따라 승차 지점과 경로를 유동적으로 변경하는 합승 기반 서비스다.

택시업계의 반발은 지난해 9월 표면화됐다. 파주시의 택시회사들이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시·군이 요금 일부를 부담하는 ‘천원택시’와 영역이 겹친다며 도입을 반대하고 나섰다.

결국 파주시는 비대위와 일부 지역을 배제하는 데 합의하며 똑버스 운행에 들어갔으나 갈등의 불씨는 살아있다. 다른 도농복합 도시들도 똑버스 도입에 어려움을 겪었고, 일부는 참여 의사를 철회하기도 했다. 이달 14일에는 이천시 법인택시기사연합회 회원 70여명이 시청을 방문해 생존권이 위협받는다며 똑버스 운행 전면 폐지를 요구했다.

반면 똑버스 이용자들의 만족도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교통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7월 1∼10일 도민 이용객 1098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을 진행한 결과, 만족도는 86점에 달했다. 주변 추천 의향을 묻자 94.5%가 긍정적 답변을 내놨다.

20대(시내 12대, 장호원 5대, 율면 3대)를 운행 중인 이천시의 경우, 지역 카페와 똑버스 블로그에 노선 확대를 요구하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누리꾼들은 “읍·면 외곽지역에서 이용하도록 (노선을) 늘려달라”, “가까운 거리라 택시를 타면 눈치가 보여 힘들었는데 똑버스는 좋았다” 등의 의견을 개진하고 있다.

이천시에선 지난해 12월 도입 이후 2개월 만에 대당 하루 평균 이용자가 120명(시내권 기준)을 넘어섰는데, 취약지역 학생들이 등하교 시간에 주로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는 올해 315억원(도 127억원, 시·군 188억원)의 예산을 들여 연말까지 20개 시·군에서 261대(운행 중 136대, 신규 125대)까지 똑버스 운행을 늘릴 계획이다.


수원=오상도 기자 sd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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