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쿠바 관광 활성화 어려울 듯
美 무비자 입국 거부 가능성 높아
한국과 쿠바 간에는 그간 공식 외교관계 없이도 경제·통상·문화 등 민간 교류가 이어져왔다. 14일(현지시간) AFP통신은 쿠바 싱크탱크인 국제정책연구센터의 2021년 연구자료를 인용해 “최근 몇 년간 한국과 쿠바는 자동차, 전자제품, 휴대전화 산업에서 중요한 사업 관계를 구축했다”고 전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2002년 쿠바와 처음으로 무역투자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2005년에는 수도 아바나에 우리 무역관을 개설했다. 양국 간 교역은 2022년 기준 수출은 1400만달러에 이르고, 수입은 700만달러 규모 정도로 알려져 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만 해도 연간 약 1만4000명의 한국인이 쿠바를 방문했으며, 상당수가 관광객이었다. 최근에는 한국 드라마와 K팝 등 한류가 현지에서 인기를 끌어 1만여명 규모의 팬클럽이 운영될 정도다. 공식 수교가 뒷받침되면 잠재적 협력 가능성은 더 높을 것으로 보인다.
쿠바에서도 한국 수교에 대해 우호적인 분위기를 보였다.
국영 온라인매체 쿠바디베이트에는 양국의 수교를 알리는 보도에 1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다. 한 이용자는 “좋은 소식”이라며 “양국이 무역 협정을 마무리해야 한다”고 적었다. 또 다른 이용자는 “아시아의 경제 대국 중 하나인 한국과 수교한 것은 좋은 움직임”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당장 쿠바 관광이 활성화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쿠바 방문이나 체류 시 미국 방문에 차질을 빚을 수 있기 때문이다.
최대 90일간 관광·상용 목적으로 무비자 방문할 때 적용되는 전자여행허가제(ESTA)를 통해 미국에 입국하려 할 경우 쿠바 방문을 한 전력이 있으면 거부 조처를 받을 수 있다. 실제 멕시코에서는 다양한 이유로 쿠바를 찾는 교민이나 주재원이 상당수 있는데, 이들은 거의 예외 없이 기존 ESTA 취소 통보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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