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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영기업 밀어주기에 中 진출 외국기업 경쟁력 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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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02-15 13:39:46 수정 : 2024-02-15 14:13:05
베이징=이우중 특파원 lo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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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자 유치 요원

중국 당국이 정책적으로 국유기업을 밀어주면서 상대적으로 중국에 진출한 외국기업들의 경쟁력이 약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중국이 외자 유치에 안간힘을 쓰는 상황에서 좋지 못한 신호로 풀이된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5일 “외국기업들은 최근 몇 년 간 그들이 중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관련성, 수익성이 줄어드는 것을 지켜봤다”며 “중국에 진출한 기업 중 지난해 5.2% 성장률의 순풍을 타고 있는 기업은 많지 않다”고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내 외국기업의 산업 생산량은 전년 대비 1.4% 증가에 그쳐 국유기업(5%)에 못 미치는 저조한 성적을 기록했다. 특히 경제 변화가 큰 지역에 있는 기업 중 상당수가 마이너스 성장을 견뎌내야 했다. 상하이의 경우 지난해 외국 기업 산업 생산량이 5.4% 감소한 반면 국유기업의 생산량은 5.3% 늘었다. 제조업이 집중된 광둥성에서도 외국 기업 생산량이 1.7% 감소했고 국유기업은 7.3% 성장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이전 미·중 간 무역갈등 등 지정학적 분쟁이 시작되면서 이같은 불균형의 조짐이 이미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2018년 외국 기업의 생산량이 4.8% 증가한 가운데 국유기업의 생산량은 6.2% 증가해 2013년 이후 처음으로 국유기업이 외국기업을 따라잡았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전년 데이터가 불완전했던 2021년이 유일한 예외였고, 이를 제외하고는 2018년 이후 매년 국유기업의 생산량 증가폭이 외국기업보다 컸다.

 

이는 중국의 국가 안보에 대한 통제력이 강화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상하이의 중국유럽국제공상학원(CEIBS) 주티엔 교수는 이런 현상에 대해 “국유기업과 외국기업에 대한 정책 효과가 서로 다르기 때문일 수 있다”며 “일부 정책은 국유기업에 혜택을 주는 반면 다른 기업에는 해를 끼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옌스 에스켈룬드 주중 유럽연합 상공회의소(EUCCC) 회장은 “외국기업들이 (중국에 대한) 투자를 중단한 것은 아니지만 이전과 같은 성장세가 보이지 않는다”며 “여러 가지 요인으로 미루어볼 때 빠른 투자 반등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중국 위안화 지폐. AP뉴시스

특히 중소 외국기업들의 성장 둔화세가 심각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미국에 본사를 둔 중견 사이버 보안 기업인 트렌드 마이크로는 지난해 11월 중국 사업을 정리하기로 결정하고 장쑤성 난징에 있는 연구 센터에서 최소 70명의 연구원을 정리해고했다. 에스켈룬드 회장은 “외국 기업, 특히 중국에 많이 노출되어 있는 대기업들은 여전히 중국에 투자할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많은 중소기업이 중국을 떠나고 있고, 들어오는 중소기업은 많지 않다”고 전했다. 그는 중국이 코로나19 이전의 신뢰성, 예측 가능성, 안정성을 되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중 미 상공회의소 회장을 지낸 미국 법률사무소 퍼킨스 코이 LLP의 파트너 제임스 짐머만은 “중국은 종종 정치가 경제보다 우위에 있다는 인상을 남긴다”며 “시장의 힘을 뒷받침하는 실질적이고 실행 가능한 계획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베이징=이우중 특파원 lo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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