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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 정원도시 다음은 ‘K디즈니’… 순천의 도전은 계속된다 [지방기획]

입력 : 2024-02-14 20:46:33 수정 : 2024-02-14 20:46:33
순천=김선덕 기자 sdk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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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원년으로 콘텐츠산업 육성

‘1000만 방문’정원박람회 동력 삼아
순천만 기반 애니 클러스터 조성
‘순수익 2조’ 디즈니랜드 벤치마킹
대학·직장·관광 집약 도시 탈바꿈
‘꿈의 다리’ 등에 체험 거리 보강하고
원도심 내 웹툰센터서 작가 지원도

전남 ‘순천만 국가정원’은 2013년 4월20일부터 10월20일까지 국내에서 처음으로 세계 정원박람회를 개최한 것을 계기로 조성됐다. 박람회가 성공리에 폐막한 뒤 산림청의 엄격한 정원품질과 운영관리 평가기준을 충족시키며 대한민국 1호 국가정원으로 탄생했다.

그로부터 10년 만에 다시 열린 2023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는 지난해 4월1일부터 10월31일까지 214일간의 행사 기간 동안 1000만 관람객을 끌어모으며 대한민국 정원 역사에 새 이정표를 남겼다는 평가다. 2월 현재 순천만국가정원은 박람회장 사후활용을 위해 재정비에 들어갔다.

순천만국가정원 전경. 순천시 제공

순천시는 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성공적인 개최로 만들어진 에너지를 동력 삼아 정원을 넘어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고 14일 밝혔다. 지난해가 그동안 추진해 온 생태 전략을 정원박람회로 꽃피운 해였다면, 올해는 우수한 아날로그적 기반 위에 애니메이션 클러스터를 중심으로 한 문화콘텐츠 산업 육성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순천만 국가정원을 발판 삼아 ‘3대가 즐기는 도시, K디즈니 순천’을 만들겠다는 게 순천시가 올해 추진 중인 계획이다.

◆LA 벤치마킹… 한국형 디즈니 구상

장장 7개월간 펼쳐졌던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인 지난해 11월 노관규 시장을 비롯한 순천시 집행부와 순천시의회는 6박8일간의 일정으로 미국 연수를 다녀왔다. 세계 애니메이션 산업을 이끌고 있는 미국을 방문해 정원박람회 이후 새롭게 추진할 문화콘텐츠 산업의 성장가능성을 확인하고 완성도 높은 실행계획을 마련하기 위해서였다. 연수단은 스티브 잡스가 설립한 픽사 스튜디오와 함께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디즈니랜드, 유니버설스튜디오를 차례로 방문해 애니메이션을 기반으로 문화산업 전략을 펼친 사례를 살펴보고 접목 방안을 모색했다.

디즈니랜드는 1955년 개장한 세계 최초의 테마파크로, 단순한 놀이기구 중심의 테마파크를 넘어 캐릭터를 중심으로 휴양, 놀이, 문화 등이 결합된 융복합 산업의 집약체로 불린다. 애너하임에 위치한 디즈니랜드는 연간 1800만명 이상이 찾는 세계적 명소로 지역 경제를 지탱하는 핵심축이기도 하다. 관람객을 통해 얻는 순수익은 2조원에 달하며 6만5700여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

순천시는 애너하임의 사례를 통해 문화콘텐츠 산업이 새로운 미래 먹거리가 될 수 있다는 판단 아래 애니메이션 등 문화콘텐츠를 중심으로 ‘K디즈니 순천’ 발전 전략을 수립했다. 올해 1월에는 주말을 포함한 1박3일 일정으로 홍콩 디즈니랜드와 싱가포르를 차례로 방문하는 등 ‘K디즈니 순천’ 구상의 구체적 실천계획을 완성했다.

노관규 시장은 “우리보다 앞선 나라들에는 순천만과 국가정원 같은 아날로그적 요소가 없다”며 “해외 선진사례에서 배우되 우리만의 문화와 색깔을 입혀 가겠다”고 강조했다.

◆K디즈니순천으로 미래 100년 준비

‘K디즈니 순천’에는 이른바 “지방에는 먹이(일자리)가 없고, 수도권에는 둥지(주거)가 없어 알(결혼, 출산 등) 낳는 것을 기대할 수 없다”는 말로 대변되는 지방 소멸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순천시의 미래 전략이 숨어 있다. 정원박람회 이후에도 지역경제를 활성화할 1000만 소비군을 지속적으로 유인하고, 청년들이 지역을 떠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 고급 문화콘텐츠 등 다양한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시는 우선 본청이 월트디즈니 본사 같은 역할을 맡아 국가정원 일원에 픽사스튜디오와 같이 산업을 이끌어갈 기업들을 유치하고, 정부의 기회발전특구에 지정돼 관련 산업 기반을 마련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전남에서 유일하게 ‘글로컬대학’으로 선정된 순천대학교를 중심으로 UCLA와 같이 애니메이션, 웹툰 등 관련 분야의 창의적 인재를 양성할 예정이다. 사업체 수, 매출액, 인구 감소와 빈 점포 증가로 상권이 침체되고 있는 원도심 일원까지 애니메이션 관련 제작기지로 조성해 도시 전체를 산업기지화하는 게 순천시의 중장기 목표이다.

K디즈니 순천의 시작을 알리는 첫 무대인 국가정원은 ‘우주인도 구경 오는 정원’을 모티프로 획기적인 변화를 선보이기 위한 리뉴얼이 한창이다. 국가정원의 아날로그적 요소는 완성도를 더욱 높여가는 한편 인공지능(AI)과 애니메이션 등 디지털 요소를 가미해 ‘3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정원’으로 탈바꿈시킬 계획이다.

정원 내 ‘꿈의 다리’는 우주인도 구경 오는 정원의 첫 관문으로 바꾼다. 내·외부에 아날로그와 디지털이 결합한 첨단기술을 도입해 어린이들의 꿈을 담았던 이 공간을 꿈을 키워내는 공간으로 바뀐다. 시는 노을정원과 키즈가든의 경우 애니메이션적 요소를 더해 감상하는 정원에서 즐기는 정원이 될 수 있도록 다양한 체험거리를 보강할 계획이다.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핵심 콘텐츠 중 하나였던 시크릿가든 역시 체험형 실감 콘텐츠를 경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바꿔 관람객의 눈과 귀를 즐겁게 만들 예정이다.

◆순천 글로벌웹툰센터는 어떤 곳

지난달 정부가 넷플릭스와 같은 세계적인 만화·웹툰 플랫폼이 탄생할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하는 내용의 ‘만화·웹툰산업 발전 방향’을 발표하면서 순천글로벌웹툰센터가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원도심에 위치한 순천글로벌웹툰센터는 국내 웹툰산업 선도를 목표로 2020년 1월 호남권에서 처음 개관했다. 지상 3층 규모로 건립된 웹툰센터는 1층은 만화도서관, 카페, 스터디룸 등 만화문화 체험공간, 2층은 기업입주실, 웹툰교육실 등 비즈니스 지원공간, 3층은 입주작가실, 공동작업실 등 창작활동 지원공간으로 꾸며졌다.

지난해 말 기준 작가입주실에 총 11팀 15명, 기업 입주실에 외국기업 1개사를 비롯해 총 4개사가 입주해 90% 이상의 입주율을 보이고 있다. 역대 입주작가 중 이혜주 작가의 ‘배우수업’을 비롯해 총 3명이 대형 웹툰 플랫폼에 연재하는 등 지난 4년간 이곳을 거쳐 간 입주작가들의 등단과 작품 활동이 이어지면서 웹툰산업 경쟁력을 높이는 한편 거점 웹툰도시로 도약하기 위한 마중물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는 평가다.

순천시는 앞으로 애니메이션 클러스터 조성과 함께 정부 정책기조 등을 면밀히 분석해 만화·웹툰산업도 체계적으로 육성하는 등 문화콘텐츠 산업을 중심으로 도시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노관규 순천시장(오른쪽)이 미국 픽사 애니메이션 스튜디오를 방문해 애니메이션 캐릭터 옆에 앉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순천시 제공

◆노관규 순천시장 “디지털 콘텐츠·문화 접목해 3대가 즐기는 도시 만들 것”

 

“캐릭터 하나로 연간 수십조원의 매출을 올리는 미국 월트디즈니처럼 순천도 애니메이션을 중심으로 한 고급 문화콘텐츠 산업으로 미래를 열겠습니다.”

 

노관규 전남 순천시장은 세계일보와 인터뷰에서 “순천만 정원이란 아날로그적(생태적) 자원 기반 위에 인공지능(AI) 등 디지털 콘텐츠 문화를 접목해 완전히 새로운 정원을 구상하고 있다”며 ‘K디즈니 순천’에 대한 청사진을 밝혔다.

 

노 시장은 “K디즈니라고 이름을 붙였더니 일부에서는 디즈니랜드 같은 테마파크를 만드는 것이냐고 오해하는 것 같다”고 농을 건넸다. 그는 “두 번의 박람회를 치르면서 정원이 디지털 문화에 익숙한 젊은 이들에겐 다소 지루하고, 노약자들에겐 너무 넓어 둘러보기 힘들다고 한다”며 “이제는 3대가 즐길 수 있도록 정원도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노 시장은 “박람회 이후에도 1000만 소비군을 유인해 지역경제를 돌리고, 지방 소멸에 대응해 청년들에게 지역을 떠나지 않고도 일자리를 갖게 하는 게 궁극적인 목표”라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지역민들이 순천에서 가정을 꾸리고 노후까지 보낼 수 있다는 희망을 주고 싶다는 게 노 시장의 오랜 꿈이다.

 

노 시장은 아직까지는 우리나라에 미국이나 디즈니 같은 거대 자본과 인프라가 부족하기 때문에 우선적으로 순천시가 월트디즈니 본사 같은 역할을 맡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국가정원 일원에는 픽사와 같은 스튜디오를 조성해 국내외 유수 기업을 유치하고 정부의 기회발전특구에 지정되는 것과 함께 산업 기반을 마련해 나갈 계획이다.

 

그는 “전남에서 유일하게 글로컬대학에 선정된 순천대를 중심으로 UCLA와 같이 애니메이션, 웹툰 등 관련 분야의 인재를 길러내고, 상권이 침체되고 있는 원도심 일원에는 제작기지를 조성해 도심 전체를 산업기지화하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노 시장은 “지방도 경쟁력을 가지려면 젊은이들이 선호하는 고급 일자리와 수도권에 살면서 누리는 것보다 더 높은 문화와 정주 여건을 만들어 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박람회 성공의 저력을 바탕으로 ‘K디즈니 순천’을 완성해 대한민국에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순천=김선덕 기자 sdk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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