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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류 수거함 재활용률 얼마나 될까?

입력 : 2024-02-11 14:54:58 수정 : 2024-02-11 14:5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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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남구 진월동에 사는 김모(57)씨는 설 연휴 기간동안 옷장 정리를 했다. 입지 않는 옷가지를 상자에 넣어 아파트 관리소 옆에 있는 헌옷 수거함으로 가져왔다. 하지만 수거함은 이미 입구까지 꽉 차 있었다. 수거함 옆에는 수거함에 넣지못한 옷가지들이 쌓여 있었다. 신발과 방석 등도 수거함 옆자리를 차지했다. 김씨는 평소에도 수거함 주변에 옷가지들이 널려 있는 것을 봤다. 김씨는 그때마다 헌옷을 버려려는 사람들은 많은데, 수거함이 그 수요를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헌옷 수거함은 평소에도 포화상태다. 

 

이렇게 많은 헌옷 수거함의 옷가지들은 얼마나 재활용 될까?

 

11일 광주지역 헌옷수거함 업체에 따르면 아파트와 원룸, 오피스텔, 길거리 등에 헌옷 수거함을 설치·운영하고 있다. 업체별로 상이하지만 대부분 아파트와 오피스텔 등에 헌옷 수거함을 설치할 때는 세대수 당 일정 금액을 계산해 계약한 후 물품 수거 시 별도로 건물 관리인에게 비용을 낸다.

 

길거리에 설치할 경우에는 각 자치구에 알리고 연락처를 등록하고 있다. 현재 광주에는 총 1271개(동구 82·서구 395·남구 274·북구 307·광산구 213) 헌옷 수거함이 설치돼 있다. 지자체는 관련 민원 발생 시 해당 업체에 연락해 해결하도록 조치하고 있다.

 

헌옷 수거함에 넣을 수 있는 품목은 헌옷을 비롯한 신발, 가방, 커튼, 담요, 누비이불 등이다. 업체들은 헌옷 수거함에서 물품을 수거하면 1차적으로 브랜드가 있거나 상태가 좋은 물품을 골라 빈티지가게 등에 판매한다. 재활용 가치가 없는 것을 제외한 나머지를 해외수출 업체에 판매한다.

 

헌옷 재활용 비율은 상당히 낮다. 업체들은 수거량의 1~5%가량만 국내에서 재판매가 가능하다. 나머지는 해외수출 업체로 보내지지만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이 재활용 가치가 없는 것으로 분류된다고 한다. 수거량의 절반 이상은 쓰레기와 다름없는 것이다.

 

이처럼 재활용 비율이 낮은 데는 주민들이 재활용이 불가능한 물품이나 수거 대상이 아닌 물품을 헌옷 수거함에 버리기 때문이다.

 

헌옷 수거함 주변에 재활용과 거리가 먼 매트리스나 원목가구 등 대형폐기물을 무단투기하면서 도심미관을 해치는 경우도 다반사다.

 

일부 업체에서는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자체 비용을 들여 폐기물을 처리하거나 자치구에 협조를 구하고 있는 입장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헌옷수거함 업체들은 비교적 관리가 잘 되는 아파트 등 큰 건물에 설치하는 것을 선호하며 구도심보다 신도심을 더 선호하는 추세라고 했다.

 

지역의 한 헌옷수거함 업체 관계자는 “헌옷 수거함 주변에 각종 생활쓰레기와 대형폐기물 등이 쌓여 이를 치워달라는 민원 전화가 걸려 오기도 한다”며 “깨끗하게 유지하기 위해서 이를 자체 처리할 경우 일부 주민들에게는 버리면 가져간다라는 인식이 생기는지 폐기물이 더욱 쌓이는 악순환이 반복되기도 한다”고 토로했다.

 

업체들은 “길거리에 헌옷수거함을 설치하면 재활용 불가능한 물품들이 많이 들어있기도 해 해외수출업체에서 다시 분류작업 거치면 60%가량이 버려지기도 한다”며 “헌옷수거함마다 수거 물품이 안내돼 있으니 참고하셔서 물품을 넣어주시고 주변에 쓰레기를 버리지 말아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광주=한현묵 기자 hansh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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