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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눌수록 더 불어나는 화수분’…전북 익산 ‘나눔곳간’ 어려운 이웃에 큰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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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02-09 10:49:22 수정 : 2024-02-09 10:4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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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눌수록 더 많이 들어 차네요.”

 

설 명절 연휴 첫날인 9일 오후 찾은 전북 익산시 ‘다이로움 나눔곳간’에는 다양한 물품들로 가득했다. 230㎥ 넓이의 내부 공간에 설치된 진열대에는 쌀과 라면, 세제, 화장지, 분유, 식용유 등 생필품부터 추위를 따듯하게 녹일 수 있는 핫팩까지 빼곡히 쌓여 흡사 동네 슈퍼마켓을 방불케 했다.

 

‘다이로움 나눔곳간’은 시민, 기업, 단체 등 누구나 현금이나 물품을 자발적으로 기부하면 이를 생활이 어려운 저소득 이웃 등에 전달하는 무료 나눔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한 2021년 중앙동 옛 익산경찰서 자리에 둥지를 틀었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이 몰고 온 세계 경제 위기로 경제 활동이 위축되면서 갑자기 실직하거나 가게 문을 닫아 생계에 위협을 받은 이들을 위해 마련했다.

 

익산시는 후원받은 물품을 이곳에 비치해 누구나 필요한 물품을 무료로 가져갈 수 있게 했다. 빗장 없이 활짝 열린 공간을 두고 우려 섞인 시선도 있었지만, 기우에 불과했다.

 

이웃을 향한 따뜻한 마음은 들불처럼 번져 나눔 곳간의 텅 빈 공간을 가득 채우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나눔 곳간이 문을 열자 기업과 다양한 단체, 시민들이 나눔의 손길을 펴기 시작했다. 처음엔 쌀 몇 가마니가 답지하더니 쌀과 라면, 장, 고기, 빵, 가공식품 등 식품류에서 화장지, 세제류 등 생필품까지 다양한 품목이 매일 곳간에 들어차면서 비워도 비워도 들어차는 화수분이 됐다. 성금도 직접 전달하거나 현금관리서비스(CMS) 이체 계좌를 통해 5000원부터 최고 7000만원까지 답지하고 있다. 기부자는 개인, 소상공인, 기업, 기관, 단체 등 다양하다.

 

시간이 흐를수록 기부 물품이 쌓이고 수요가 늘어나 익산시는 사회복지법인 삼동회 원꽝종합사회복지관과 통합사례관리사를 통해 거동이 불편해 직접 물품을 가져가지 못하는 주민들에 대해서는 배달을 통해 가정까지 전달해주는 시스템도 갖췄다. 지원이 필요한 주민은 읍면동 행정복지센터에 간단한 신청서만 제출하면 된다.

 

원광사회복지재단 관계자는 “시민들이 나눔곳간을 통해 저마다 나눌 수 있는 물품을 지속적으로 기부하며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사회 연대의 힘을 보여주고 있다”며 “서울 등 전국 각지에서도 기부 행렬에 동참하며 위기 극복에 힘을 보태고 있다”고 말했다.

 

나눔 곳간은 나눔을 지속적으로 실천하는 수많은 이들 덕분에 선순환 체계가 유지되고 있다. 이를 통해 지난해 만 경제위기에 직면하거나 어렵게 생활하는 시민 1만6050명이 8억원 상당의 생필품을 후원받았다.

 

주민 김모(영등동)씨는 “갑작스러운 실직으로 생계가 막막했는데 동장을 통해 나눔곳간을 알게 됐다”며 “가정생활에 꼭 필요한 생필품을 직접 골라 가져올 수 있게 해줘 얼마나 고마운지 모르겠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나눔 곳간은 이달 말까지 ‘겨울 장터’를 운영한다. 이를 통해 저소득층 400가구에 총 3000만원 상당의 물품을 지원했다. 사골국이나 만두 같은 식품을 비롯해 이불, 보온 속옷, 핫팩 등 용품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번 명절 연휴는 물론 여름에는 계절에 맞는 물품을 지원할 계획이다.

 

나눔 곳간은 개장 4년 차를 맞은 올해 지원망을 좀 더 촘촘하게 구축할 방침이다. 꼭 도움이 필요한 이들이 더 많은 혜택을 부담 없이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각 주소지 읍면동 행정복지센터를 통해 지원을 신청하면 기준 순위에 따라 월 1회 차등 지원하는 방식을 도입한다. 긴급지원 대상자는 9개월, 차상위 계층과 생계 의료급여 중지·탈락자는 6개월, 수급자는 3개월을 이용하도록 한다. 익산시가 집중 추진 중인 '읍면동장 책임제'를 통해 발굴한 위기가구는 최대 9개월간 도움받을 수 있다. 거동이 불편해 방문이 어려운 경우 가정까지 물품을 배달해 주는 맞춤형 지원도 강화한다.

 

정헌율 익산시장은 “나눔 곳간에 수많은 작은 손길이 모여 함께 채우고 함께 나누며 훈훈한 지역 공동체 문화를 만드는 주춧돌이 되고 있다”며 ““각계각층의 나눔과 도움의 손길이 우리의 이웃들에게 큰 힘이 되도록 더욱 탄탄한 안전망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kdw763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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