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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나온 책] 검은 땅의 경계인 외

입력 : 2024-02-02 20:07:41 수정 : 2024-02-02 20: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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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땅의 경계인(고광열, 프시케의숲, 2만2000원)=역사학자인 저자가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 열네 곳을 둘러보고, 그곳에 대한 탐방 기록을 글과 사진으로 엮었다. 도시 곳곳에서 소련 시절 역사 흔적 지우기가 한창 진행되는 현장을 목격했다. 신나치주의가 창궐해 기승을 부리고 있는 우크라이나의 극우화 경향도 소개한다.
 

나의 곰(메리언 엥겔, 최재원 번역, 한겨레출판, 1만5000원)=외딴섬의 여름 풍경을 배경으로 주인공 여성 루와 수컷 곰의 에로스적 관계를 간결하고 섬세한 문체로 그려낸 문제작. 소설에서 인간을 소외시키는 문명 세계가 각종 서류와 일이 넘쳐나는 도시로 대표된다면, 수컷 곰은 계산이나 이권, 의미가 개입되지 않은 날 것 그대로의 대자연을 표상한다. 1976년 캐나다 최고 권위의 문학상 중 하나인 총독상을 받았다.
 

먹지 못하는 여자들(해들리 프리먼, 정지인 옮김, 아몬드, 2만2000원)=가디언, 보그 등의 유력 매체에서 활동한 중견 저널리스트이자, 20년 넘게 거식증에 시달렸던 저자가 자기 경험은 물론, 전문가·의사·상담사 등과의 인터뷰를 통해 거식증의 복잡한 측면을 탐색한다. 저자는 거식증이 단순히 음식에 관한 문제가 아니라 말로 하기 힘든 무언가를 온몸으로 표현하려는 시도이거나, 성애화에 대한 공포 혹은 여성성에 대한 공포이며, 슬픔·분노와 관련돼 있다고 강조한다.
 

뒷자리(희정, 포도밭출판사, 1만6000원)=부조리와 모순에 맞서 싸운 이들의 사건 이후 스토리를 엮은 책. 송전탑을 설치하려는 전력 당국과 주민이 충돌했던 경남 밀양, 미군이 50여년간 폭격장으로 사용하다 반환한 매향리, 경찰의 폭력적 진압이 문제가 됐던 2000년 롯데호텔 파업 현장을 지켰던 노동자 등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체제 정당화의 심리학(존 T. 조스트, 신기원 옮김, 에코리브르, 3만5000원)=왜 가난한 노동자가 부유한 기업가의 이익을 대변하는 정당을 지지할까? 미국 뉴욕대 교수이자 사회심리학자인 저자는 기존 사회 체제를 정당화·합리화하는 심리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이 같은 태도는 단기적으로 사회적 약자들의 심신을 안정시키는 데 도움을 주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체제를 공고히 하고 약자들의 심리 상태를 악화하는 방향으로 이끌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쇼펜하우어의 고통에 맞서는 용기(강용수, 자음과모음, 1만3000원)=베스트셀러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를 쓴 저자가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쇼펜하우어의 삶과 사상을 들려준다. 저자는 아이들이 현실 속에서 겪게 되는 원초적인 불안, 친구와의 갈등, 학업 스트레스 등을 조명하면서 이를 극복하고, 내면을 단단하게 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아귀(앤디 로트먼, 이종복 옮김, 담앤북스, 1만8000원)=고대 인도 불교 신자들의 이야기를 모은 선집인 ‘백 가지 인연 이야기’에서 아귀에 관한 열 가지 이야기를 번역한 책. 불교에서 아귀는 계율을 어기거나 탐욕을 부려 아귀도에 떨어진 귀신을 말한다. 탐욕에 사로잡혀 탁발승을 홀대하거나 골탕 먹인 이들, 시기와 질투심에 사로잡혀 악행을 범한 이들이 아귀가 돼 끝없는 고통에 시달린다는 이야기와 해설을 담았다.
 

영화의 역사(김성태, 불란서책방, 2만9800원)=영화가 등장한 19세기 말부터 유성영화가 나온 1927년까지의 영화 역사를 정리했다. 영화학자인 저자는 철학자 베르그송과 들뢰즈의 사유를 관통하는 물질과 시간, 움직임의 의미들을 영화를 통해 설명한다. 편집과 미장센(화면구성)과 같은 형식을 갖춰나가고 스타 배우와 유명감독이 등장하면서 거대 산업으로 발돋움한 과정도 조명한다.
 

태양에는 밤이 깃들지 않는다(자현, 불광출판사, 1만6000원)=유튜브와 방송으로 부처님의 가르침을 대중에게 알리고 있는 자현스님이 현대인에게 깨달음을 주는 짧은 글들을 책으로 엮었다. 그는 빨리 흐르는 물은 곧 바다로 흘러가 자신을 잃고 사라진다며 바쁜 일상에 여유를 잃은 현대인에게 부지런한 것이 미덕이라는 “부질없는 생각”을 버리라고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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