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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을 국가로 언급해서?… 중국, 한국 LoL 중계 6년만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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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01-29 15:12:59 수정 : 2024-01-29 15:12:59
베이징=이우중 특파원 lo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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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대만 문제에 대해 과민 반응을 보이고 있다. 중국이 대만을 통일 대상이자 자국의 ‘핵심 이익’으로 간주하고 대만 독립 문제에 민감하게 반응한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최근 들어 도가 지나치다는 지적이 나온다.

 

2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한국 e스포츠 팀이 대만을 ‘국가’로 언급한 이후 중국은 한국의 리그 오브 레전드(LoL) 프로리그 공식 중계 중단 조치를 취했다. 2018년부터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의 공식 중국어 중계 서비스를 독점 제공해온 중국 온라인 게임 플랫폼 후야는 지난 17일 시작한 2024 LCK 스프링 정규리그의 중계를 하지 않고 있다. SCMP는 “LoL 제작사인 라이엇게임즈는 이에 대해 중국 내 LCK의 방송권 보유자가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며 “하지만 일부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일이 한국 e스포츠팀인 젠지를 둘러싼 최근 논란과 관련이 있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지난 10일 서울 종로구 LCK아레나에서 열린 2024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LCK) 스프링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e스포츠 구단 선수들과 감독들이 기념촬영을 하며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연합뉴

지난해 12월 젠지가 공식 페이스북 게시물을 통해 대만에서의 이벤트 소식을 전하며 대만을 ‘국가’로 지칭하자 중국 LoL 커뮤니티는 강력 반발했다. 이에 젠지는 해당 게시물을 삭제하고 사과했는데, 이번에는 사과문에서 “중국의 주권과 영토 무결성을 존중한다”고 언급한 것이 다시 논란에 휩싸였다. ‘영토 무결성’이라는 표현이 중국의 영토 분쟁 지역에 대한 지지로 해석될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온 것이다. 결국 젠지는 또다시 입장문을 내고 “특정 정치적 견해나 이념에 대한 중립성을 지키겠다”고 밝혀야 했다.

 

신문은 후야에서 LCK 중계를 돌연 중단하면서 많은 중국 e스포츠 팬들이 소셜미디어에 실망을 표출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LCK를 비롯해 글로벌 e스포츠 업계가 수익성 문제에 빠진 상황에서 중국의 LCK 중계 중단은 중계권료를 통한 LCK의 수익성에 타격을 줄 것이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 24일에는 중국 랴오닝성 선양 타오셴공항을 통해 입국하던 70대 한국인이 한때 억류되기도 했다. 소지품 중 다이어리에 부착된 작은 세계지도에 대만이 ‘타이완’으로 별도의 국가처럼 표시돼 있다는 것이 이유로, 세관원들은 “중국의 한 개 성인 대만을 독립된 국가로 오인할 수 있어 ‘하나의 중국’ 원칙에 위배된다”고 지적했다.

중국이 이같은 외국의 대만 언급에 대한 민감한 반응과 함께 대만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면서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관계도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이날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중국이 대만 주변에 군함 4척을 상시 전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은 2022년 8월 낸시 펠로시 당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에 반발해 대만 주변에서 대규모 군사훈련을 실시한 뒤 대만을 둘러싸는 형태로, 주로 프리깃함 4척을 상시 배치해 왔다.

 

이런 상황에서 대만이 실효 지배하는 남중국해 타이핑다오(영어명 이투 아바) 섬 항만 준설과 부두 개조 공사가 사실상 끝나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이 이곳을 방문할지를 중국이 주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만에서 약 1500㎞ 떨어진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제도(중국명 난사군도)에서 가장 큰 섬인 타이핑다오는 대만이 실효 지배 중으로, 1950년대부터 대만군이 주둔했다가 2000년대 들어서는 대만 해경이 관할하고 있다. 중국은 타이핑다오 부근에 수시로 선박을 들여보내 분쟁을 유발하고 있으며, 대만은 중국군의 타이핑다오 침공에 대비해 정기적으로 군사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다만 차이 총통의 타이핑다오 방문 여부를 두고는 대만 내에서도 찬반이 갈린다. 총통 방문으로 타이핑다오 주권을 대내외에 알릴 수 있다는 주장과 중국을 비롯한 남중국해 영유권 분장 당사국들을 불필요하게 자극할 수 있다는 견해가 맞선다.


베이징=이우중 특파원 lo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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