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월7일 경남 거창군청에서는 뜻깊은 졸업식이 치러진다. 이날 졸업식의 주인공은 이 동네에 사시는 이근순 할머니다. 이 할머니는 올해 94세다.
경남도교육청은 ‘2023년 도내 성인문해교실 학습자’ 166명을 선정했는데, 이 할머니는 초등학력 인정을 받게 됐다.

교육 이수자 중에서 이 할머니가 최고령자다.
성인문해교실은 배움의 기회를 놓친 성인에게 정해진 과정을 마치면 초등 또는 중등 학력을 인정해주는 제도다.
평생 배우지 못한 한(恨)을 나이 90이 넘어 풀게 된 것이다.
그는 2021년 초등학교 1∼2학년 수준인 초등 1단계를, 이듬해는 3∼4학년 수준인 초등 2단계를 마쳤다.
지난해에는 초등학교 졸업 학력 인증 마지막 단계이자 5∼6학년 수준인 초등 3단계를 수료했다.
이제 이 할머니는 일기도 쓰고, 친구에게 편지도 자유롭게 보내기도 한다.
이 할머니는 “새로 공부를 시작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동네 친구들과 어울려 같이 공부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나이가 들어 선생님을 힘들게 한 것 같지만, 지금이라도 배울 수 있는 나는 운이 참 좋다”고 웃으며 말했다.
경남교육청은 해마다 성인문해교실의 학습자와 졸업자가 증가해 2024년에는 18개 기관, 65개 학급으로 확대한다.
박종훈 교육감은 “배움은 새로운 세상과 만나 꿈을 이루는 일이며 문해교실을 통해 만난 더 넓은 세상에서 그 꿈을 펼칠 수 있도록 경상남도교육청이 응원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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