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정보당국이 최근 93명의 사망자를 낸 폭발물 테러를 저지른 범인이 이스라엘계라고 지목했다.
11일(현지시간) 이란 반관영 타스님뉴스에 따르면 이란 정보부는 지난 3일 이란중부 케르만에서 발생한 이 폭발 사건에 연루된 공범을 현재까지 총 35명 검거했다고 밝혔다.

테러 현장에서는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의 4주기 추모식이 진행 중이었다.
이란 정보부는 “당시 자살 폭탄 조끼를 입고 범행한 2명 중 1명의 신원은 24세의 타지키스탄 국적자인 바지로프 이스라엘리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스라엘리’라는 성씨는 이란 정보부가 범인이 이스라엘계 출신이라는 뜻으로 임의로 붙인 것으로 보인다.
정보부는 “바지로프는 텔레그램을 통해 다에시(이슬람국가·IS)를 알게 돼 이 테러조직에 가담했다”며 “그는 최근 수개월간 튀르키예로 떠나 이란 서부와 동부 국경에 있는 밀수꾼들의 도움으로 이란을 거쳐 아프가니스탄으로 갔다”고 했다.
이어 “그는 아프가니스탄 동북부 바다크션 지역의 다에시 기지에서 두어 달 교리 학습과 훈련을 받은 뒤 이란으로 입국해 다른 테러리스트들과 합류했다”고 밝혔다.
바지로프는 사건 당일 솔레이마니가 묻힌 묘지로 이동했으나 무덤 근처의 보안이 생각보다 엄중한 것으로 판단, 감시의 눈길이 상대적으로 덜한 지점에서 폭발물을 터뜨리게 됐다는 것이다.
바지로프와 함께 자살폭탄 테러를 감행한 범인 역시 타지키스탄 국적자가 유력하다고 정보부는 덧붙였다.
정보부는 또 이번 테러를 지시하고 폭발물을 제조한 인물이 ‘압둘라 타지키’로 불리는 타지키스탄인이라며 지난달 여성 1명, 아이 1명과 함께 이란으로 밀입국해 케르만으로 이동했다고 부연했다.
이란은 폭발물 테러 직후부터 줄곧 이스라엘을 배후 세력으로 의심하며 강력한 보복을 경고해왔다.
이스라엘이 하마스와 전쟁을 시작한 뒤로 가자지구 외 지역에서 친이란 무장세력과 충돌이 잦아지면서 이스라엘과 이란의 갈등은 심화되고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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