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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정책·R&D·국제협력’ 총괄… 인재 확보에 달렸다 [심층기획-‘한국판 나사’ 2024년내 출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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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01-12 05:50:00 수정 : 2024-01-12 10:3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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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항공청 성공 과제

5월 개청 목표… 300명 규모 인력 구성
“최고 전문가 모셔라” 연봉 상한 폐지
주거·교통 등 정주 여건 지원은 숙제

K우주시대 이끌 초대청장 리더십 중요
정부 “우주산업 기술력 확보·개발 주도
2045년 글로벌시장 점유율 10% 달성”

현재 우주항공산업은 격변하고 있다. 전 세계 우주 선도국들은 달과 화성으로 탐사선을 보내기 위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정부가 주도하던 ‘올드 스페이스’에서 민간이 주도하는 ‘뉴 스페이스’로 이동하는 과도기이기도 하다. 미래 우주시장을 누가 차지하느냐는 중대한 갈림길에 서 있다.

 

이런 가운데 우리나라에서도 우주항공 정책·연구 컨트롤타워인 ‘우주항공청’이 출범한다. 미 항공우주국(NASA)이나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 등과 비교해 한참 늦긴 했다. 그런 만큼 역할이 막중하다. 정부는 우주항공청을 중심으로 민·관 역량을 결집해 2045년 세계 5대 우주 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1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우주항공청 설립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이 장관은 5월 우주항공청을 개청하고, 이를 통해 우주항공 분야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뉴스1

◆영입 민간 전문가 연봉 상한 없어

 

11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우주항공청은 경남 사천에 5월 개청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정부는 우주항공청특별법 시행령안 및 조직운영을 위한 훈령, 조직 구성안 등 준비에 착수했다. 개청 운영에 당장 필요한 예산 확보와 관련 부처의 우주항공 예산을 받는 절차 등도 진행 중이다. 올해 예산은 8000억원 수준이다.

 

개청 즉시 근무가 가능한 청사도 검토하고 있다. 사천시는 현재 우주항공청 조성을 위한 10만㎡ 규모 부지 4곳을 선정해 놓은 상태다. 청사뿐 아니라 우수한 전문인력이 정착할 수 있도록 주거와 교통 등 정주 여건도 함께 마련한다.

 

우주항공청은 각 부처에 흩어진 우주 관련 정책 수립과 연구개발(R&D), 국제협력 등 업무를 이관받는다.

 

인력은 국내외 전문가 중심으로 구성한다. 행정 인력을 포함해 300명 규모로 출발할 예정이다. 청장과 차장을 제외한 보직 전체를 민간 전문가로 채울 수 있다. 최고 수준의 전문가를 모신다는 계획이다. 외국인이나 복수국적자도 가능하다. 우주항공청 예산 범위 내에서 현재 공무원 보수 수준을 초과해 상한 없이 보수를 지급할 수 있다.

정부는 우주항공청과 함께 우주산업 육성에 본격 나선다.

 

정부 투자는 현재 국내총생산(GDP) 대비 0.04% 수준인데, 2045년 0.2%까지 확대한다. 현재 700개인 우주항공 기업 수는 2000개로, 일자리는 2만명에서 50만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이를 통해 세계 우주항공산업 시장의 약 1%(10조원)에 불과한 점유율을 2045년 10%(420조원)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우주항공청 설립은 글로벌 우주 강국으로 도약하는 위대한 발걸음의 시작”이라며 “우리 땅에서, 우리 손으로, 우리의 기술로, 그리고 우리의 우주로 나아가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리더십 중요…우주경제 이끌어야”

 

전문가들은 우주항공청이 민간 주도로 우주경제를 실현하도록 지원하고, 이를 통해 국가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 역할이라고 입을 모은다.

 

채연석 전 항공우주연구원장은 “우주항공청 개청은 한국이 우주항공 분야를 국가 중요 산업으로 키우겠다는 선언”이라고 평가하면서 “시대의 변화로 사양산업이 생기기에 새로운 먹을거리를 찾아야 한다. 항공우주 분야가 미래 기간산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상철 항공대 항공우주 및 기계공학부 교수(한국항공우주학회장)는 “왜 미국이 50년 만에 달로 가려고 하는가. 답은 ‘경제’”라며 “세계적인 흐름에서 우리도 뒤처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우주산업 발전에 필요한 기술 확보와 체계 개발을 주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미국 우주산업을 주도하는 스페이스X도 나사가 개발한 기술을 바탕으로 지금에 도달했다. 또 국제협력 및 프로젝트 참여를 위해서도 분명한 비교우위에 있는 기술을 확보하고 있어야 한다. 우주 분야뿐 아니라 항공 분야에서도 도심항공교통(UAM)이나 초음속 민간항공기 기술 등의 선점에 우주항공청이 관심을 가져야 한다.

한국형 우주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지난 2023년 5월 25일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되고 있다. 항공우주연구원 제공

책임과 권한이 있는 단독 조직이 있다는 것은 예측가능한 예산 아래 안정적으로 연구를 진행할 수 있다는 의미이기에 기대가 된다.

 

과거 대형 과제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다음 해 갑자기 예산 변동이 생겨 어려움을 겪는 일이 있었다는 것이 현장의 목소리다. 청이 생기면 관련 예산이 꾸준하게 유지될 수 있다. 채 전 원장은 “참여하는 기업과 연구자들이 안심하고 지속적으로 매진할 수 있다”며 “들인 시간만큼 기술 숙련도도 올라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무엇보다 우주항공청의 성공을 위해서는 리더십이 중요하다. 초대 청장에 따라 초기 우주항공청의 기반이 다져지고 방향이 정해지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초대 청장은 올드 스페이스와 뉴 스페이스의 균형, 국제 감각, 민과 관의 협력 등 전체를 보는 시각이 있는 좋은 분이 오셔야 한다”고 말했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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