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 고래밥 · 코코볼 좋아요”…어린이 위해 감동 선물한 제과업계

어린이병원에 입원한 환아가 가장 먹고 싶어했던 단종 과자를 선물하고 싶다는 ‘산타 간호사’의 요청으로 제품을 다시 생산한 오리온이 화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식품업계 잇따른 미담이 전해져 훈훈함을 주고 있다.  

오리온 딸기 고래밥(왼쪽), 동서식품 코코볼. 연합뉴스

9일 양산부산대병원에 따르면 어린이병원 소아집중치료실에 근무중인 최다정 간호사는 지난달 만3세 환아에게 오리온 ‘딸기 고래밥’을 전달했다.

시즌 한정 제품이었던 딸기 고래밥은 2년 전 출시 당시 인기를 끌었지만 현재 생산이 중단됐다. 최 간호사는 며칠을 금식한 환아가 가장 먹고 싶어 했던 것이 딸기 고래밥이라는 것을 알고 이 사실을 오리온 홈페이지에 알렸고, 오리온 고객센터에서 딸기 고래밥 전달을 약속했다. 

오리온 측은 시즌 한정 제품이라 재생산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특별히 공장이 아닌 연구소에서 수작업으로 딸기 고래밥을 만들기로 했다. 아픈 아이들이 먹는 음식인 만큼 연구소를 통해 미생물 검사까지 확실히 한 후에 ‘특별한 과자’로 재탄생시켰다.

오리온 측은 딸기고래밥과 함께 다른 여러 과자 꾸러미들을 이 아동과 환아들에게 전달해 기쁨을 선물했다.

동서식품이 백혈병 환아 가족에게 신제품과 함께 보낸 편지. 온라인커뮤니티 갈무리

전날인 8일에는 동서식품이 백혈병 환아 의견을 담아 신제품을 개발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이날 한 블로그에 자신을 백혈병 환아의 어머니라고 밝힌 작성자는 “지난해 2월 1일 아이가 백혈병 진단을 받고 한 달 집중치료를 하고 퇴원했다. 백혈병 아이들은 음식 조절도 해야하고, 평상시 먹는 음식도 감염 위험이 있어 다 살균 소독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 아이는 코코볼과 콘푸라이트를 너무 좋아하는데 대용량만 있었고 개봉하고 2시간이 지나면 먹을 수가 없다. 하루이틀도 아니고 대용량이 감당하기 어려워 혹시나 하고 2월 28일 동서식품 고객상담실에 전화를 했다”고 설명했다.

작성자는 회사 측에 백혈병, 소아암 환아들의 상황을 설명하고 다른 회사처럼 컵 제품 생산이 가능한지 문의했고, 상담원은 “의견을 전달하겠다”고 했지만 몇 달 간 무소식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반 년이 흘러 지난 8월, 작성자는 기사로 동서식품의 신제품 출시 소식을 접했다. 동서식품의 시리얼 브랜드 포스트의 인기 제품 콘푸라이트, 오곡 코코볼, 오레오 오즈가 컵 타입으로 소포장 돼 출시된 것이었다. 그는 “이렇게 제품으로 출시될 거라고 생각 못했다”며 “마음 놓고 사 먹을 수 있는 것만으로 다행이라 생각했다”고 심경을 전했다.

그런데 지난 4일 모르는 번호로 걸려온 전화 한 통을 받았다가 또 한 번 감동하게 됐다. 동서식품 측에서 “지난해 2월 28일 주신 의견을 수렴해서 전화드린다”면서 아이의 건강 걱정과 함께 새 제품을 보내주겠다는 전화였다.

작성자는 “드디어 편지와 같이 코코볼컵 제품이 선물로 도착했다”며 “동서식품 여러분 너무 감사합니다. 아이에게 필요해서 문을 두드렸고 그 문을 열어주셨고 또 손까지 잡아주셨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박윤희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