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안 총액 1조6600억달러 규모
공화 강경파 변수… 통과 불투명
국가신용등급에 영향 미칠 수도
미국 연방정부가 의회의 본 예산안 지출 상한선 합의로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되는 고비를 일단 넘겼다. 그러나 공화당 강경파의 압박 속 수많은 변수가 남아있어 완전한 위기 해소까지는 우려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공화당 소속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과 척 슈머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양당을 대표해 협상에 나서 2024회계연도(2023년 10월~2024년 9월)에 해당하는 12개 세출 예산법안의 상한액을 1조5900억달러로 설정했다. 8860억달러의 국방 부문 지출과 7040억달러 규모의 비국방 부문 지출을 합친 액수다. 국내 비국방 부문에 쓸 수 있는 690억달러의 부가 예산 합의에도 도달해 2024회계연도 연방정부 세출 예산안 총액은 약 1조6600억달러(약 2186조원)에 이르게 됐다.
미 민주, 공화 양당은 지출 규모와 용도를 둘러싼 이견 속에 2024회계연도가 시작된 지 3개월이 지나도록 본 예산안에 합의하지 못했다.
지난해 9월 정부 셧다운 위기 속 시한부 임시 예산안을 합의했고, 두 달 후인 11월 다시 한 번 임시 예산안을 합의해 파국을 미뤄왔다. 11월 마련한 2단계 임시예산안 중 보훈, 농업, 식량, 교통, 주택 등 관련 부처 예산안은 오는 20일, 국방부, 국무부 등 나머지 부처 예산안은 다음달 2일 각각 만료된다. 예산안 1단계 만기를 10여일 앞두고 여야가 본 예산안의 세출 규모에 합의한 것이다.
미국 상·하원의 세출위원회는 부문별 예산안의 구체적인 내용을 채우기 위한 협상에 착수하게 됐다.
하지만 우려를 완전히 털어내기 위해서는 많은 난관을 극복해야만 한다. 공화당 강경파들이 합의를 반대하고 있다. 공화당 내 강성 우파의원 모임인 ‘프리덤 코커스’는 의회가 지출 수준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재설정하고 낙태 접근권 제한, 엄격한 이민 제한 등 보수적인 정책 수정안을 지출 법안에 첨부할 것을 촉구했다.
NYT는 공화당 내 반대 속 2주 이내에 합의안이 확정되고 통과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고 평했다. 셧다운 위기를 완전히 털어내지 못할 경우 지난해 11월 정치적 양극화를 이유로 무디스로부터 국가신용등급 전망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됐던 미국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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