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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만난세상] 2024 선거 결과는 국경을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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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01-08 23:12:33 수정 : 2024-01-08 23: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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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한국에서 정말 인기가 없나요?”

지난해 9월 미국 워싱턴에서 만난 한 유력 싱크탱크 소속 미국인 전문가가 기자에게 물었다. 4월 총선에서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이 어떤 평가를 받느냐가 향후 한·미동맹, 한·미·일 협력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 때문에 한 질문이었다. 한·미·일 캠프데이비드 정상회의가 끝난 뒤 윤 대통령의 결단에 따른 한·일 관계 개선이 한·미·일 협력을 이끌었다며 워싱턴 정가에서 윤 대통령의 주가가 상승하던 때다.

홍주형 외교안보부 기자

미국과 일본도 올해 선거를 치른다. 여론조사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을 앞서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돼 백악관에 돌아온다면 동맹에 대한 접근이 바이든 대통령 때와 달라질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상대적으로 일본은 국내정치 변화가 대외정책에 미치는 영향이 적으나 총선에서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가 실각하면 새 총리가 한·일 간 과거사 문제를 건드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처럼 국내정치, 특히 선거가 국경을 넘어 대외적으로 미치는 영향이 작지 않다. 과거 ‘북풍’도 시들한 현재 대외정책이 선거의 변수가 되는 일은 적지만 반대로 선거 결과가 국경을 넘는 일은 비일비재하다.

영국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2024년 세계 인구의 절반이 선거를 치른다. 70개 이상 국가에서 약 20억명이 투표에 참여한다. 한·미·일 협력뿐만 아니라 정치·경제 전 분야에서 미국 대선이 우리에게 영향을 주고 일본 총선을 주목해야 한다는 점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우리와 관계가 상대적으로 적어 보이는 나라의 선거도 우리에게 영향이 없지 않다.

첫째, 선거를 통한 올해 전 세계적 신냉전 구도의 고착은 명백히 우리에게 중요한 문제다. 당장 나흘 뒤 대만 총통 선거에서 친미 성향 여당인 민주진보당의 라이칭더(賴淸德) 후보, 친중 성향 제1야당인 국민당 허우유이(侯友宜) 후보 중 누가 당선되느냐에 따라 미·중 갈등 수위, 대만해협 긴장 상황이 바뀔 수 있다.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지지를 확인하기 위해 3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치르는 대선은 이미 결과가 나와 있는 것이나 다름없으며 자유주의 진영과 러시아를 더 멀어지게 할 것이다.

둘째, 민주주의의 향방 역시 중요하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인도국민당(BJP)은 올해 총선에서 또 한 번 과반을 차지하거나 연합정부를 이끌게 될 전망이다. 하지만 야당 인사를 억압하고 언론 자유와 사법 독립성을 약화하는 모디 총리가 미국의 중국 견제 핵심 파트너로서 인도의 입지를 등에 업고 정치·경제적 성공을 거듭하는 것이 자유주의 진영에 장기적으로 좋은 일은 아닐 수 있다. 미국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인도네시아, 방글라데시 역시 올해 선거에서 권위주의가 고착화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대유행 후 사회 혼란으로 보수당 정권 14년 만에 노동당이 집권할 것으로 보이는 영국 총선은 민주주의 국가의 사회보장 실패가 가져오는 결과를 반면교사로 보여 줄 것이다.

올해 치러질 세계 각국의 선거가 우리에게 중요한 이유다. 이 물결 속에서 우리 4월 총선의 결과는 어떻게 국경을 넘게 될지도 함께 생각해 볼 문제다.


홍주형 외교안보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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