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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P 콘크리트 복원·경의선 육로엔 지뢰… 9·19 전으로 ‘회귀’ [뉴스 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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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01-06 08:00:00 수정 : 2024-01-06 10:2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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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긴장 키우는 北

전면 무효화 선언 이후 복원 작업
경계초소 ‘정상적 운영’ 의미 담겨
남북 교류협력 상징 육로도 차단
우리 군 “상응 조치 해나갈 것” 강조

우크라, 러시아와 손잡은 北 향해
“기괴하고 악랄한 악의 축” 비판

북한이 문재인정부 시절인 2018년 체결된 9·19 남북군사합의 이전으로 빠르게 되돌아가고 있다. 5일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백령도 북방 장산곶 일대와 연평도 북방 등산곶 일대에서 약 200발의 해안포 사격을 실시하기 전부터 곳곳에서 북한의 무력 도발 조짐이 감지됐다. 지난해 11월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발사 직후 우리 정부가 9·19 합의 중 정찰과 관련된 일부 조항의 효력을 정지하자 북한은 마치 기다렸다는 듯 9·19 합의 전체의 무효화를 일방적으로 선언했다.

 

군 당국에 따르면 북한이 최근 전방 감시초소(GP) 복원에 이어 콘크리트 초소를 만들고 있는 정황이 우리 감시자산에 식별됐다. 파괴된 GP를 콘크리트로 다시 짓는다는 것은 임시 운영이 아니고 정상적으로 장기간 운영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9·19 합의에 따라 없앴던 다른 GP들도 향후 이런 방식으로 복원해나갈 가능성이 크다.

김정은, 딸 김주애와 ICBM 발사대 공장 시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차량 안)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대 차량 공장을 방문해 현지 지도를 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5일 보도했다. 오른쪽 끝은 현지 지도에 동행한 김 위원장 딸 김주애. 평양=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GP를 콘크리트로 복원한 것이 포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남북은 2018년 비무장지대(DMZ) 내에서 운영 중이던 각각 11개의 GP 가운데 10개를 파괴했다. 1개씩은 원형을 그대로 보존하되 병력과 장비는 철수했다. 그러나 북한은 지난해 11월 9·19 합의 전면 무효화 선언 후 파괴했던 GP에 목재로 경계초소를 만들고 병력과 장비를 투입하는 등 복원 작업에 착수했다. 비슷한 시기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내 경비병들을 재무장시킨 것도 9·19 합의 이전으로 돌아가려는 시도의 일환이었다.

 

북한은 또 남북 교류협력의 상징인 경의선 육로와 그 일대에 지뢰까지 매설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의선 육로는 노무현정부 시절인 2004년 남북 간 연결 공사가 완료됐다. 2006년 경의선 남북출입사무소(CIQ)가 열린 뒤로는 개성공단 입주 기업들이 오고 갈 때 이동로로 사용했다. 북한이 지뢰를 매설하는 장면 또한 우리 군의 감시자산에 포착된 것으로 전해졌다. 시기는 지난해 11월 하순 북한이 9·19 합의 전면 무효화를 선언한 이후인 것으로 파악됐다. 남북을 연결하는 상징인 경의선 육로에 지뢰를 매설했다는 것은 해당 도로를 더는 사용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남북관계를 완전히 차단하겠다는 의지를 과시하기 위한 행동으로 풀이된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 노동신문·뉴스1

우리 군도 그에 상응하는 대응 조치에 나서고 있다. 북한의 9·19 합의 파기에 맞서 서해 NLL 인근에서 기동하는 해군 함정의 포구에 씌웠던 덮개를 제거한 것이 대표적이다.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이날 “우리 군은 상응하고 필요한 조치를 하고 있다”며 “일대일 대응 조치는 아니지만 필요한 조치를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최전방 해병 부대를 방문한 자리에서 “적이 도발하면 무적 해병답게 ‘즉·강·끝’(즉각, 강력히, 끝까지) 원칙으로 처절하게 응징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한편 ‘러시아가 북한에서 넘겨받은 탄도미사일을 우크라이나에 발사했다’는 미국 행정부의 발표와 관련해 우크라이나 정부도 해당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고문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글에서 “달갑지 않은 관료들을 고사포로 처형하는 북한 정권이 러시아와 협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러시아에 무인 공격기(드론)를 제공한 이란과 북한을 싸잡아 ‘악의 축’으로 규정하며 “그 어느 때보다도 이 전형적인 악의 축이 기괴하고 악랄하게 보인 적이 없다”고 비판했다.

K1E1 전차, 北에 맞불 포격 5일 인천 옹진군 백령도에 주둔한 해병 6여단 소속 K1E1 전차가 해상 사격훈련에 참여해 포사격을 실시하고 있다. 이는 북한이 이날 오전 백령도 북방 장산곶 일대 등에서 약 200발의 포사격을 한 데 따른 맞대응 차원이다. 국방부 제공

한·미 정보당국은 지난해 7월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부 장관이 평양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만난 때를 전후해 북한이 러시아에 미사일 등 군수품을 대량 이전한 것으로 본다. 미국외교협회(CFR) 산하 방지행동센터(CPA)는 4일(현지시간) 공개한 ‘2024 안보 위협 우선순위 조사’ 보고서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미국의 1등급 위협 가운데 하나로 꼽았다. 보고서는 2012년부터 꾸준히 북한을 1등급 위협으로 분류하고 있다.


구현모 기자, 워싱턴=박영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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