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나만 옳다”는 믿음… ‘확증편향’ 주의보 [뉴스 투데이]

입력 : 2024-01-04 19:13:20 수정 : 2024-01-04 19:13:20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한국 사회·심리학회 ‘주목해야 할 현상’ 꼽아

성향 맞는 뉴스만 선택적 수용
반대 입장 목소리는 아예 외면

“열린 자세로 다양한 정보 봐야
균형 잡힌 판단 내릴 수 있어”

심리학자들이 꼽은 올해 한국 사회가 주목해야 할 사회심리 현상은 무엇일까. 결론적으로 말하면 ‘확증편향(confirmation bias)’ 현상이다.

한국 사회 및 성격 심리학회는 2주간 회원 대상 설문조사를 거쳐 ‘2024년 한국 사회가 주목해야 할 사회심리 현상’으로 확증편향을 최종 선정했다고 4일 밝혔다. 이 학회는 심리학 발전과 사회문제 해결에 기여하는 것을 목표로 1975년 설립된 학술단체로, 사회심리학과 성격심리학 분야 전문가가 회원으로 참여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확증편향은 자기 견해가 옳다는 것을 확인시켜 주는 증거는 적극적으로 찾으려 하지만, 이를 반박하는 증거는 찾으려 하지 않거나 무시하는 경향성을 의미한다. ‘보고 싶어하는 것만 본다’는 말과 일맥상통한다. 학회는 “확증편향이 상황을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없도록 만듦으로써 현명한 의사결정을 방해하기도 하고, 더 나아가 사회 갈등을 심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확증편향은 일상에서 다양한 형태로 작동한다. 예컨대 정치·사회적 현안을 바라볼 때 자신의 성향에 맞는 뉴스만 선택적으로 보고, 반대되는 건 의도적으로 외면하는 식이다. 인터넷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이용자가 개별 시청·검색 기록 등을 토대로 개인 관심사에 맞춰 제공된 정보만을 접하게 되는 현상인 ‘필터 버블’이 대두하며 확증편향 역시 함께 심화하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전문가라고 해서 확증편향에서 자유로운 건 아니다. 가령 의료인은 처음 내린 진단과 일치하는 증상만을 고려해 다른 증상을 무시할 수 있다. 법조인의 경우에는 용의자를 지목하고 나서 그 용의자가 유죄라는 증거에만 초점을 맞추려 하고 무죄를 시사하는 증거는 수용하지 않을 수 있다. 또 학자 역시 자기 가설에 반하는 결과를 받아들이지 않거나 연구 설계상의 오류로 치부할 수 있다.

사람들이 확증편향에 빠지는 이유로는 빠른 의사결정을 내리기 위해 기존에 가지고 있던 믿음과 일치하는 정보만을 취하거나, 자기 생각이 틀렸다는 것에 대한 인정을 극도로 꺼리는 특성 등이 지목된다. 학회는 확증편향을 줄이려면 의사결정 과정에서 확증편향이 일어날 수 있음을 인지하고, ‘열린 마음’으로 자기 견해와 상반되는 정보도 찾으려 애써야 한다고 당부했다.

학회는 “대개 무의식적으로 일어나기 때문에 확증편향 가능성을 인식하는 것만으로도 절반은 성공한 셈”이라며 “자기 믿음을 지지하는 증거에 반대되는 증거를 찾기 위해 의식적으로 노력을 기울인다면, 보다 올바르고 균형 잡힌 판단과 의사결정을 내리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윤준호 기자 sherpa@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천우희 '미소 천사'
  • 천우희 '미소 천사'
  • 트와이스 지효 '상큼 하트'
  • 한가인 '사랑스러운 인사'
  • 한지민 '우아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