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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유업 ‘오너경영’ 60년 만에 막 내린다

입력 : 2024-01-04 20:54:12 수정 : 2024-01-04 20:5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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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원식 회장 주식 양도소송 패소
일가 주식 37만8938주 양도해야
사모펀드 ‘한앤코’에 경영권 넘겨
전문 경영인 통한 실적 개선 예고

1964년 창립한 남양유업 오너 경영이 2세 경영을 넘기지 못하고 60년 만에 막을 내리게 됐다. 남양유업의 새 주인이 된 한앤컴퍼니(한앤코)는 경영 정상화와 훼손된 이미지 회복에 주력할 방침이다.

서울 강남구 논현동 남양유업 사옥의 회사 로고. 연합뉴스

대법원 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4일 한앤코가 홍원식 회장과 그 가족을 상대로 낸 주식양도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홍 회장 측은 한앤코가 ‘임원진 예우’ 등 계약 내용을 지키지 않아 계약 해지가 정당하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홍 회장 가족에 대한 처우 보장 확약을 인정하지 않은 원심 판단을 수긍했다.

 

이에 따라 홍 회장 일가는 자신들이 보유한 남양유업 주식 37만8938주(합계 지분율 52.63)를 한앤코에 넘겨야 한다.

양측의 분쟁은 202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남양유업은 당시 자사 제품 불가리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억제 효과가 있다고 발표했다. 식품 당국이 즉각 고발하고, 사회적 논란이 커지자 홍 회장은 회장직 사퇴를 발표하며 자신과 가족이 보유한 남양유업 지분을 한앤코에 주당 82만원에 넘기기로 계약했다. 홍 회장 측이 주식을 넘기지 않자 한앤코는 소송을 제기했다. 홍 회장은 한앤코와의 계약을 해지하고, 대유위니아그룹에 경영권을 매각하기로 하고 계약금을 받았다. 1·2심은 모두 한앤코 손을 들어줬고, 대법원도 같은 판단을 내렸다.

홍 회장은 고 홍두영 남양유업 창업주의 장남으로 2003년 회장에 취임했다. 2010년 이후 남양유업은 대리점 물품 강매와 대리점주에 대한 폭언, 경쟁 업체 비방 댓글, 창업주 외손녀인 황하나씨의 마약 투약 사건 등 구설이 끊이지 않았다. 실적도 악화해 최근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각종 악재 속에 오너 일가는 경영권을 넘기게 됐다. 남양유업은 대법원 판결 후 입장문을 내고 “구성원 모두는 회사의 조속한 경영 정상화를 위해 각자 본연의 자리에서 맡은 업무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앤코는 기업 지분 인수 후 성장시켜 되파는 전형적인 사모펀드다. 남양유업에 대해서도 우선 전문 경영인 체제로 실적 개선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남양유업이 경쟁력 있는 브랜드를 다수 보유한 만큼 개선 여지가 충분하다는 게 업계 평가다. 한앤코는 “남양유업 임직원들과 함께 경영 개선 계획을 세워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경영권 분쟁은 일단락됐지만 홍 회장은 한앤코와의 손해배상소송과 대유위니아그룹과의 계약금 반환 소송 등 법적 분쟁이 여전히 남아 있다. 또 행동주의펀드인 차파트너스운용는 이날 한앤코에 소수주주 지분에 대해서도 주당 82만원에 공개매수하라고 요구하고 나서 최종 지분 정리까지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이진경·이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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