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민주주의 무너져“
“나 포함 정치인 모두의 책임“
野 유인태 “상대 악마화한 업보”
“계파 다르다고 서로 비판, 비극”
“증오정치, 적대적 공생 바꿔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피습 충격이 정치권을 뒤덮고 있다. 여야 중진들은 일제히 메시지를 내고 “야만의 정치를 멈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4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5선 중진 서병수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야만의 시대, 광기의 시대”라며 “박근혜 전 대통령,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에게 저질러진 폭력이 이재명 대표에게 휘둘러졌다”고 했다. 이어 “이렇게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무너지고 있다”며 “건국 이래 산업화로 뿌린 땀과 민주화로 흘린 피로 쌓아온 사회적 합의마저도 파괴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어쩌다 우리 정치에 이리도 폭력이 일상화되었을꼬”라고 한탄했다.
서 의원은 “누구 탓에 이 지경까지 이르게 되었는지 다들 알고 있다”며 “나를 포함해서 정치한다는 사람들 모두의 책임”이라고 자성했다. 그러면서 “정치한다는 사람들이 만들고 부추긴 증오와 분열이 정치를 폭력으로 몰아갔다”고 진단했다. 이어 “지역과 이념은 물론이고 남녀와 노소를 막론하여 갈라칠 수 있는 건 모조리 내 편과 네 편으로 갈라쳐서 정치를 막장으로 내몰았다”고 했다.
당내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아온 그는 “내 편이라 여긴 사람들끼리도 아군과 적군이 따로 있다”며 “민주당의 반명(반이재명)이니 비명이니 친명이니 하는 행태나 국민의힘에서 누가 누구의 핵관(핵심관계자)이냐 아니냐를 감별하는 행태가 그렇지 않은가”라고 따져 물었다.

2000년 부산 해운대구청장으로 본격 정치에 입문한 서 의원은 “내가 배웠던 정치는 이렇지 않았다”며 “갈등의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따져보고 풀어낼 방안이 무엇인지 찾아보는 과정이 정치”라고 했다. 이어 “토론하고 설득하고 타협하고 협의하는 게 정치의 본령”이라고 덧붙였다.
서 의원은 정치 타락의 해법으로 “상대방을 증오하고 혐오를 부추겨서 이익을 챙기겠다는 정치문화부터 해체해야 한다”며 “나를 포함해서 정치한다는 사람들 모두가 짊어져야 할 책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대표의 빠른 쾌유를 빈다”고 했다.
노무현정부 시절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낸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은 이날 CBS라디오에 나와 “정말 일어나선 안 될 일인데, 우리 정치가 그렇게 서로 상대를 악마화하면서 증오만 키워 온 게 그 업보가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든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이재명 대표 강성 지지자들이 비명계 의원을 향해 ‘나에게 한 발의 총알이 있다면 왜놈보다 나라와 민주주의를 배신한 매국노를 백 번 천 번 먼저 처단할 것’이라고 쓴 현수막을 언급하며 “같은 당 안에서도 서로 계파가 다르다고 그래서 그런 얘기(현수막)가 나오는 게 정말 비극”이라고 토로했다.
유 전 사무총장은 “의원들 수준이나 여러가지가 해를 거듭할수록 더 악화돼 간 것 같다“며 “인재영입을 한다 어쩐다 그러는데 사람 바꿔가지고 될 문제가 아니고 제도를 바꿔야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해법으로 다당제를 주장했다. 그는 “어떤 형태로든지 이 다당제가 돼 가지고 서로 연합정치를 해야지”라며 “이 증오의 정치, 그러고 이 적대적 공생관계인 이 두 당이 그 제도가 바뀌면 자연히” 달라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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