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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 브릭스 가입 않기로… 밀레이 "공산주의와 절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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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12-30 10:28:15 수정 : 2023-12-30 10:2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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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임 페르난데스 정권 결정 180도 번복
중국과 거리 두되 경제협력은 이어갈 듯

아르헨티나가 브릭스(BRICS)에 가입하겠던 입장을 4개월 만에 전면 뒤집었다. “공산주의와 절연하겠다”는 하비에르 밀레이 신임 대통령의 선언이 일부 반영된 조치로 보인다. 아르헨티나는 좌파 성향의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전 대통령 시절인 올해 8월 브릭스 회원국 지위를 신청해 허가를 받은 바 있다.

 

하비에르 밀레이 신임 아르헨티나 대통령. AP연합뉴스

브릭스란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남아프리카공화국 5개국의 이름 첫 글자를 따 만든 명칭으로 신흥국 경제협력 모임을 표방한다.

 

29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언론에 따르면 밀레이 대통령은 최근 브릭스 회원국 정상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아르헨티나가 현 시점에서 브릭스 정회원으로 가입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밝혔다. 지난 8월 브릭스 가입 허가를 받은 아르헨티나가 정식으로 브릭스 회원국이 되는 시점은 2024년 1월이다.

 

서한에서 밀레이 대통령은 단도직입적으로 “현 정부의 외교정책 기조는 이전 정부와 여러 면에서 다르다”고 강조했다. 이어 “전임 정부에서 내린 일부 결정은 재검토될 것”이라며 “브릭스 가입 실무위원회 해체도 여기에 포함된다”고 덧붙였다.

 

밀레이가 대선 후보이던 시절부터 그가 집권하면 브릭스 가입을 재검토할 것이란 점은 기정사실이었다. 디아나 몬디노 현 외교부 장관은 밀레이 정부 출범 직전 내정자일 때 “아르헨티나는 브릭스 블록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이미 밝혔다.

 

이는 공산주의를 미워하는 밀레이 대통령의 우파 성향에서 비롯했다는 것이 아르헨티나 언론의 분석이다. 그는 브릭스 회원국 가운데 공산주의 국가인 중국, 그리고 과거 공산주의 종주국 소련의 후예 러시아에 특히 강한 거부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선 후보 시절 공공연히 “내가 집권하면 공산주의와는 절연하겠다”고 외치곤 했다.

 

극심한 경제난에 시달리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하비에르 밀레이 새 대통령의 경제정책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브릭스는 올해 8월 회의를 열고 브릭스 신규 가입을 신청한 6개국을 받아들이기로 결정했다. 여기에는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아랍에미리트(UAE), 이집트, 에티오피아와 함께 아르헨티나도 포함됐다. 당시 페르난데스 대통령이 아르헨티나가 처한 극심한 경제난에서 벗어나려면 중국의 지원을 받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봤기 때문이다. 전임 페르난데스 정부는 브릭스 가입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중국이 주도하는 일대일로(一帶一路: 육상·해상 실크로드) 사업에 참여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밀레이 대통령은 취임 이후에는 후보 시절처럼 중국을 겨냥해 공공연히 적대감을 드러내는 언행을 삼가고 있다. 최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등에게 보낸 서한에서도 밀레이 대통령은 “(브릭스 가입 철회로 인한) 편견 없이 양자관계 개선을 위한 우리 정부의 의지를 강조하고 싶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서는 밀레이 대통령이 아르헨티나의 경제난 극복을 위해 거물급 인사를 주(駐)중국 대사로 보내 중국과의 1대1 경제협력을 강화하려 할 것이란 관측을 내놓았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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