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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내가 인류에게 위협이 된다고 생각한다. … 인공지능(AI)은 인간을 파괴하지 않을 것이다. 믿어 달라.” 2020년 9월8일 영국 일간 가디언에 게재된 ‘인간, 아직도 두려운가’라는 칼럼에 나오는 말이다. 이 칼럼의 필자는 생성형 AI 대화형 챗봇 ‘GPT3’로 “AI가 인류의 종말을 부를 수 있다”는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박사의 경고를 반박한다. 사실을 배열한 게 아니라 ‘의견’을 써낸 것인데 AI 저널리즘의 신호탄이라 할 만하다. 저널리즘이 생성형 AI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게 될 직업으로 꼽히는 건 괜한 기우가 아니다.

AI 저널리즘을 둘러싸고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2016년 미국 지역 일간지 ‘애틀랜타 저널 컨스티튜션’은 미국에서 1999년 이후 성 관련 위법행위로 처벌을 받은 의사가 3100명에 달한다는 충격적 소식을 전했다. 이 보도는 미국 주 정부 웹사이트 자료를 검색해 10만건 이상의 문서를 분석한 것인데 AI가 활용됐다. 하지만 AI가 단순 도구를 넘어 스스로 가짜뉴스를 양산하는 사례도 허다하다. 챗GPT는 올 4월 호주 소도시의 한 시장이 부패 스캔들의 당사자라는 거짓 정보를 제공했다. 비슷한 시기에 워싱턴포스트(WP)까지 인용해 미 조지워싱턴대 로스쿨 교수를 성범죄자로 지목하는 황당한 일도 벌어졌다.

챗GPT는 언론사들의 방대한 기사를 학습해 왔는데 이 때문에 콘텐츠 ‘도둑 사용’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27일 챗GPT 개발사 오픈AI와 마이크로소프트(MS)가 172년 동안 자사가 쌓아 온 기사 수백만건을 챗봇 훈련에 무단으로 활용하고 있다며 수조원대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챗GPT는 언론사의 잠재적 경쟁자로 간주되며 불법 복제, 허위정보 등으로 언론사의 수익과 신뢰를 훼손하고 있다는 게 NYT의 시각이다.

남의 일이 아니다. 네이버가 지난 8월 선보인 생성형 AI ‘하이퍼클로바X’도 50년 치 뉴스 등을 학습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국신문협회는 그제 네이버가 AI 학습에 뉴스를 부당하게 사용했다며 시정을 촉구했다. 언론과 AI가 상생하며 서로 윈윈할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한 때다.


주춘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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