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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속문해력] 쉬운 우리말 사용이 문해력 향상 지름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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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12-29 21:56:03 수정 : 2023-12-29 21:5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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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사전에 따르면 ‘문해력’은 ‘글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을 뜻한다. 최근에는 정보의 형태가 다양해져 글자로 쓰인 정보 이외에도 디지털 형태의 정보가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 그래서 이제는 예전의 ‘문해력’을 넘어선 ‘디지털 문해력’이 더 중요하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현대 사회는 갈수록 전문화해 매우 다양한 분야의 정보가 쉴 새 없이 많은 사람에게 전달되고 있다. 전문 분야에서 사용될 것 같은 ‘메디 푸드, 블루 푸드, 비거노믹스’ 등이 일상적으로 신문 기사에 나타나는데 대부분 일반 사람들이 이해하기 힘든 말이다. 이를 각각 ‘의료식, 수산 식품, 채식 산업’으로 표현했다면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었을 것이다. 우리 사회 전체의 문해력을 높이는 방법이 먼 곳에 있지 않음을 알 수 있다.

개인의 문해력은 기본적으로 정보를 받는 사람이 폭넓은 독서 등을 통하여 기본 능력을 높여야 할 문제이지만 전문화한 정보가 많은 현대 사회에서는 정보를 주는 사람도 최대한 많은 사람이 잘 이해할 수 있는 방식으로 정보를 다듬어서 제공해야 우리 사회의 정보를 읽고 이해하는 능력이 훨씬 빠른 속도로 높아질 것이다.

외국에서 만들어진 컴퓨터 전문용어들이 대부분 어렵지 않은 단어들(윈도, 마우스, 블루투스 등)로 이루어져 있는 것을 볼 때마다 우리가 사용하는 용어도 처음부터 좀 더 쉬운 말로 만들면 더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된다. 경제성과 효율성을 추구하며 살아가게 되어 있는 사람들이 어려운 말이나 긴 표현보다는 쉽고 말하기 편한 짧은 표현을 더 좋아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쉽고 편하게 말하거나 글을 쓰려면 어떤 방법이 있을까? 석학인 최재천 선생은 당신의 글이 좋다는 평가를 받는 것은 당신이 쓴 글을 마음에 들 때까지 끊임없이 고치기 때문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얼핏 들으면 매우 평범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여기에서 읽는 사람을 고려하여 최대한 정보를 다듬어서 제공하려는 정보를 주는 사람의 노력이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또다시 발견하게 된다.

‘낙하물에 의한 2차 피해에도 주의하세요’라는 표현보다는 ‘물건이 떨어져서 다치지 않도록 유의하세요’로 알리는 것이 훨씬 친근하고 이해하기 쉬워 보인다. ‘급경사지 등 위험 지역 접근을 자제하시고’라는 표현보다는 ‘급경사지 등 위험 지역에는 가지 마시고’라고 하는 것이 쉽고 편하게 들린다. 공공기관에서 일반 국민에게 전달하려는 정보는 쉽고 편한 우리말로 만들어져야 보다 빠르고 명확하게 정보를 받는 사람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우리 국민 전체의 문해력을 높이는 지름길이다.


이승재 국립국어원 공공언어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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