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메인주도 “트럼프 이름 투표용지서 빼라”

관련이슈 디지털기획

입력 : 2023-12-29 14:04:51 수정 : 2023-12-29 14:04:50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미국 메인주가 28일(현지시간) 내년 대선 경선 투표용지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름을 빼야 한다고 판단했다. 2021년 1·6 의회 난동 사건에 가담했다는 이유로 트럼프의 공직 피선거권을 박탈한 것은 콜로라도주에 이어 두 번째다.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들에 따르면 메인주 선거관리 업무를 총괄하는 셰나 벨로즈 주 국무장관은 이날 “나는 어떠한 국무장관도 수정헌법 14조 3항에 근거해 대통령 후보의 피선거권을 박탈한 점이 없다는 것을 유념하고 있다. 그러나 나는 또한 과거 어느 대통령 후보도 반란에 가담한 적이 없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6일(현지시간) 뉴욕주 더럼에서 열린 선거 유세에서 연설하고 있다.   AP연합뉴스

그가 언급한 수정헌법 14조 3항은 ‘과거 공직에 오르며 헌법을 수호하겠다고 선서한 사람이 반란에 가담하거나 헌법을 위협한 적을 지원하면 향후 공직을 맡을 수 없다’는 취지의 내용을 담고 있다. 1·6 의회 난동을 반란으로, 트럼프를 반란 가담자로 규정해 대통령이 될 자격이 없다고 판단한 셈이다. 벨로즈 장관은 “기록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21년 1월6일까지 수개월 동안 선거 부정론을 동원해 2020년 대선 결과 인증과 정권 이양을 막으려고 지지자들을 선동, 의회로 향하게 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콜로라도주 대법원도 지난 19일 같은 이유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출마 자격이 없다고 판단했다. 반면 비슷한 소송이 제기된 미네소타, 뉴햄프셔, 미시간주에서는 트럼프 측이 이겼다.

 

메인주의 이번 결정은 콜로라도와 달리 사법당국이 아닌 민주당 소속 공직자인 벨로즈 장관 개인이 내린 것이다. 메인주에서는 주 헌법에 따라 등록 유권자들이 주 국무장관에게 청원서를 제출하면, 국무장관이 후보 자격의 적격성을 판단해야 한다. 벨로즈 장관은 지난 15일 8시간가량 이어진 청문회를 거쳐 이번 결정을 내놨다.

 

벨로즈 장관은 다만 사건의 중요성, 투표 준비 마감일 임박 등을 고려해 이번 결정의 효력을 일시 중지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측이 주 법원에 항소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법원 판단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것이다.

 

메인주 경선은 ‘슈퍼 화요일’인 3월5일 프라이머리(예비선거) 방식으로 치러진다.

 

주 법원이 벨로즈 국무장관과 동일한 결론을 내린다면, 메인주 예비선거뿐 아니라 11월 대선에도 트럼프에 타격이 될 수 있다. 콜로라도와 메인주 모두 민주당 성향이 강한 주여서 트럼프가 패할 가능성이 크지만, 승자독식제를 채택하는 콜로라도 등과 달리 메인주는 네브래스카주와 함께 각 선거구 투표결과에 따라 일부 선거인단을 배분한다.

 

트럼프는 2016년 대선 당시 메인주 선거인단 4명 중 1명을 가져간 바 있어 2024년 대선에서 접전 상황이 벌어진다면 1명의 선거인단이 아쉬워질 수 있다.

 

NYT는 이번 결정이 민주주의와 투표권을 둘러싼 미국 내 긴장을 보여주는 것으로 연방대법원 개입의 더 긴박한 요구를 보여준다고 전했다. 미 전역 30여개 주에서 트럼프의 대선 경선 자격을 둘러싼 이의가 주로 법원에 제기돼 서로 다른 결론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연방대법원 판단만이 일거에 이 문제를 전국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콜로라도주 대법원 판결에 대해 공화당은 이미 연방대법원에 상고한 상태이며, 이날 메인주 결정에 대해서도 트럼프 측은 “이러한 당파적인 선거 개입 노력은 미국 민주주의에 대한 적대적 공격”이라고 비난했다.

 

현재 미국 연방대법원은 트럼프가 재임 중에 지명한 3명을 포함한 6명이 보수 성향이고 나머지 3명은 진보 성향인 6 대 3 보수 우위 구도여서 결국은 트럼프에게 유리한 판결이 나올 것이라는 관측이다.


유태영 기자 anarchyn@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엄현경 '여전한 미모'
  • 엄현경 '여전한 미모'
  • 천우희 '미소 천사'
  • 트와이스 지효 '상큼 하트'
  • 한가인 '사랑스러운 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