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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하자던 ‘나의 아저씨’… 슬픔 남긴 채 하늘 무대로 [배우 이선균 사망]

입력 : 2023-12-27 19:30:00 수정 : 2023-12-27 21:5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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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직비디오 출연해 연예계 데뷔
30대초 하얀거탑서 인지도 얻어
폭넓은 연기력·특유 목소리 호평
기생충으로 세계적 스타 ‘발돋움’

충격에 빠진 연예계 “참담한 심정”
영화 제작발표회 등 행사 줄취소
외신도 사망 소식 비중있게 보도

배우 이선균씨가 27일 극단적인 선택으로 48세 나이에 세상을 떠나면서 한국 영화계는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배우 한 명을 잃게 됐다. 영화계와 방송계는 충격 속에 고인에 대한 애도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27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배우 이선균씨의 빈소가 마련돼 있다. 뉴시스

1975년생으로 한국예술종합학교 1기인 고인은 1999년 뮤직비디오 출연으로 데뷔했다. 20대 오랜 무명시절을 겪은 뒤 32세이던 2007년 MBC 드라마 ‘하얀 거탑’으로 대중의 인지도를 얻기 시작했다. 같은 해 방영한 MBC ‘커피프린스 1호점’을 통해 주연급 배우로 올라선 이씨는 MBC ‘파스타’(2010) 등 주연을 맡은 드라마가 시청률과 화제성을 동시에 잡으면서 톱 배우로 발돋움했다. 이지은(아이유)과 함께 출연한 tvN ‘나의 아저씨’(2018)에서는 묵직한 연기로 팬층을 더욱 두껍게 했다.

지난 2007년 1월 4일 서울 삼성동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MBC 새 주말드라마 ‘하얀거탑’ 제작발표회에서 주인공이 김명민(왼쪽)과 이선균이 환하게 웃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사진=드라마 tvN ‘나의 아저씨’ 화면 캡처

영화계로 활동 영역을 넓힌 고인은 ‘쩨쩨한 로맨스’(2010), ‘화차’(2012), ‘내 아내의 모든 것’(2012), ‘끝까지 간다’(2014) 등을 잇달아 성공시켰다. 그리고 2019년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을 통해 40대에 월드 스타로 발돋움했다.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소화하는 폭넓은 연기력과 중저음의 안정감 있는 목소리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다. 올해도 그가 주연한 영화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와 ‘잠’이 동시에 칸영화제에 초청받아 레드카펫을 밟았고 해외 매체의 인터뷰 요청이 쏟아질 만큼 주목받았다.

 

하지만 10월 불거진 마약 투약 혐의로 고인의 삶은 요동쳤다. 선한 이미지였기에 대중의 충격은 컸다. 더불어 그가 주연을 맡은 영화 두 편의 개봉이 보류됐고, 드라마 역시 다른 배우로 교체됐다.

영화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로 제76회 칸 국제영화제에 초청 받은 배우 주지훈, 김희원, 이선균과 김태곤 감독(왼쪽부터)이 지난 5월 22일(현지시간) 공식 포토콜 행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소속사 측은 “장례는 유가족과 동료들이 참석, 조용하게 치러질 예정”이라고 전했다. 유족으로는 아내인 배우 전혜진씨와 두 아들이 있다.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진 빈소에는 동료 배우와 감독 등이 찾아 조문했다. 유족과 조문객 등을 제외한 다른 사람들의 빈소 출입은 통제됐다. 발인은 29일 오전이다.

 

영화·방송계도 슬픔을 나눴다. 이날 예정됐던 영화 ‘노량: 죽음의 바다’ 배우 김성규 인터뷰가 취소됐고, tvN 드라마 ‘내 남편과 결혼해줘’ 온라인 제작발표회도 연기됐다. 영화 ‘서울의 봄’ 측도 무대인사를 취소했다. 이번 주에 예정된 다른 영화·방송계 일정도 조율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드라마 tvN ‘나의 아저씨’(2018) 속 이선균 대사 일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캡처

연예계 안팎의 추모 목소리도 들렸다. 한국영화인총연합회는 입장문을 통해 “치열하고 다정했던 고인을 기억하고 그가 연기했던 이 시대를 돌아보겠다”며 “삶을 연기할 줄 아는 세계적인 배우, 그가 획득한 이 화려한 칭호에도 이 시대를 사는 우리는 그의 위로가 되지 못했다”고 밝혔다.

 

소설 ‘파친코’를 쓴 재미교포 이민진 작가는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훌륭한 연기와 창의적인 재능으로 기억되길”이라는 글로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배우 수현은 “누구나 자신의 실수를 용서받을 자격이 있다”며 “한국 엔터테인먼트가 너무나 위대한 재능을 잃었다”고 추모했다. 방송인 정가은, 배우 이지훈 등도 애도의 뜻을 밝혔다.

사진=CNN 홈페이지 캡처

해외 언론도 이씨 사망 소식을 비중 있게 전했다. 로이터·AP·AFP통신 등 주요 외신은 이날 국내 언론을 인용해 이씨가 대표작 ‘기생충’을 비롯한 다양한 작품에서 넓은 연기 스펙트럼으로 주목받았다고 전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엄형준 선임기자, 서필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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