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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은 정치와의 완벽한 단절… 새 틀 짜야
국민 눈높이 비대위원·공관위장 발탁 시급

한동훈 비대위가 출범하면서 연말연시 정치권은 김건희 특검을 둘러싼 대립과 갈등에 휩싸일 것으로 보인다. 정치초년생 한동훈이 정치를 바꿀 수 있을까.

김건희 특검, 유승민·이준석 포용, 청년세대와 여성의 지지, 중도 확장 등 한동훈 비대위 앞에 놓인 과제는 이미 수많은 언론에서 제시하고 있으니 여기서 반복할 이유는 없다. 그보다는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실현해야 할 시대적 소명과 대한민국의 미래 비전을 위한 큰 그림을 그려보는 것이 나을 것 같다.

홍성걸 국민대 교수 행정학

한동훈은 자신을 장관으로 임명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가 1년 반 동안이나 30%대를 벗어나지 못한 어렵고 힘든 상황에서 4·10 총선에서 승리해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띠고 정치를 시작한다. 전쟁과 패권 갈등으로 점철된 세계는 공급망의 붕괴와 물류 안전을 위협해 언제든 인류사회를 곤경에 빠뜨릴 수 있다. 제2차 세계대전 후 확립된 브레턴우즈 시스템에 바탕을 둔 20세기적 자유무역체제가 쇠퇴하고 힘에 바탕을 둔 강대국의 자국우선주의가 보편화하면서 무역으로 먹고사는 우리나라에 미칠 영향은 돌풍을 넘어 태풍과 쓰나미가 되고 있다.

지금까지 우리 사회의 주도적 정치 세력은 소위 86세대들이었다. 좌파 운동권 이념으로 무장된 그들은 세월이 변했어도 여전히 철 지난 1980년대 운동권의 가치관으로 사회를 진단하고 해법을 제시해 왔다. 노동계의 특권의식도 재벌구조와 똑같이 심각한 문제가 된 사회에서 이념에 경도된 시각으로 정책을 다뤄온 문재인정부의 실패는 더 이상 낡은 이념과 가치를 기준으로 한 정권 경쟁은 설 자리가 없다는 것을 입증한다.

한동훈 비대위가 처한 국내외 현실은 상시적 북핵 위협과 함께 위와 같이 엄중하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여야 불문하고 국민만 바라보고 국가의 미래를 기준으로 서로 협력해 나라를 위기에서 구할 수 있는 도덕적이고 유능한 인재들을 정치권으로 흡수해 세대교체나 정권교체를 넘어 정치 자체를 완전히 바꾸는 명예혁명이 필요하다.

우선 국민의힘만이 아니라 국가의 모든 인재를 제로베이스에서 재검토하여 비대위원회를 구성할 것을 권고한다. 이미 구성에 들어가 곧 발표되겠지만 한 번에 모든 비대위원을 채우기보다 최소한의 인원으로 출범하고 필요시 확대해 가는 것도 고려해 볼 수 있다. 인재의 풀은 넓을수록 좋지만 한꺼번에 좋은 인재를 모두 찾아내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국민의 눈높이에서 공천관리위원장을 모시는 일이다. 이번 선거의 승패는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공관위원장과 공관위원들을 선임해 그들이 원칙과 상식에 따라 투명하고 공정한 과정을 거쳐 인재를 공천하느냐에 달려 있다. 공천과정에서의 잡음은 불가피하지만, 원칙이 살아있는 한 결국 사그라들 것이다.

객관적이고 투명한 공천과 함께 국민이 기대하는 것은 정치인 한동훈이 그려가는 대한민국의 미래 모습이다. 한동훈은 차기 대권후보 중 한 사람으로서 비대위원장직을 수행하게 되므로 그가 제시하는 비전과 구체적 정책과제에 관심이 없을 수 없다. 지금까지 정치권이 반복해 왔던 빌 공(空)자 공약이 아니라 국민과 함께 만들어 갈 미래를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이번 선거에서 반드시 제시되어야 할 것은 청년의 삶을 혁신적으로 개선할 비전과 그들이 스스로 결혼하고 싶고 아이를 낳고 싶게 만들 복안이다. 늙어가는 대한민국을 되돌리고 발전의 엔진을 회복하는 것이 청년이며, 그것이 곧 청년, 여성, 중도 확장의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갈등과 반목이 없을 수는 없지만, 그것은 반드시 생산적이어야 한다. 국민과 함께할 비전과 정책과제를 제시하고 국민의 눈높이에서 그들을 설득할 수 있다면 국민의힘만이 아니라 민주당과 정의당의 인재들도 함께 경쟁하고 협력하는 구도를 만들어 갈 수 있다. 그것이 곧 이 시대에 필요한 진정한 명예혁명이고, 이를 수행할 위치에 지금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있다.


홍성걸 국민대 교수 행정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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