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온라인 도박·리딩방… 진화하는 MZ조폭

입력 : 2023-12-20 18:26:11 수정 : 2023-12-20 22:18:02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하반기 검거 75% 10∼30대

총 1183명 중 189명이 구속
호텔 난동사건으로 존재 부각
폭력보다 지능 불법범죄 쏠림
SNS사진 올려 조직원 포섭도

폭력조직 ‘수노아파’ 조직원 12명은 2020년 10월 서울 용산구 한남동 그랜드하얏트 호텔에 3박4일간 체류하며 집단 난동을 부렸다. 온몸의 문신을 드러내고 호텔 사우나를 이용하기도 했으며, 단체로 활보하며 이용객들을 위협했다. 호텔 식당에서 공연하는 밴드와 손님들에게 욕설하며 공연을 강제 중단시켰다. 이들은 이 호텔을 운영하는 KH그룹의 배상윤(57) 회장이 운영하는 사모펀드에 투자했다가 60억원가량을 잃은 간부 조직원 사주를 받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6월 말 이들 일당 39명에 대한 수사 결과를 발표한 검찰은 이들을 범죄단체 구성과 활동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수노아파의 그랜드하얏트 호텔 난입이 알려지면서 ‘MZ 조폭’이 세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조폭세계의 세대교체 흐름을 상징하고 있어서다. 30대 이하 연령대인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 폭력조직들이 전국 단위로 연대하며 합종연횡하고 있는 것이 경찰 집중단속 결과 확인됐다. 특히 만 21살 모임·만19살 모임 등 비교적 어린 나이에서 또래 모임을 결성하는 것이 특징이다. 기존 지역 중심으로 모였던 계파를 초월해 전국적으로 세력을 규합하는 한편 불법대부업과 도박사이트 등 온라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 ‘돈 되는 사업’이면 무엇이든 영역을 확장한다.

20일 경찰청에 따르면 국가수사본부가 지난 8월부터 4개월간 하반기 폭력조직 집중단속 테마를 MZ조폭으로 삼고 조사를 벌인 결과, 10대부터 30대까지가 전체 검거 인원의 4명 중 3명꼴(75.0%)을 차지했다. 총 검거 인원은 1183명, 이 중 189명이 구속됐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 검거 인원은 44.6%가 늘었고, 구속된 피의자는 19.6%나 증가했다. 범죄수익금 54억6000만원은 기소 전 몰수·추징 보전 조치했다. 이는 전년 동기(16억8000만원) 대비 3배 이상의 규모다.

 

경찰은 집중 단속에 앞서 약 한 달간 MZ세대 조폭의 온·오프라인 동향을 전수 조사했으며 그 결과를 토대로 지역 특성에 맞는 대응 방안을 시·도청별로 수립했다. 단속 기간 검거된 인원을 연령대로 나누면 10∼30대가 888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 중 10대가 37명(3.1%), 20대가 482명(40.7%), 30대는 369명(31.2%)이었다. MZ세대 검거 인원 비중은 상반기 단속 결과(57.8%)와 비교해서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40대 210명(17.8%), 50대 이상 85명(7.2%)이 뒤를 이었다.

 

MZ세대 조폭이 저지른 범죄는 기업형·지능형 불법행위가 396명(38.8%)으로 가장 많았다. 폭력조직 가입·활동 246명(27.7%), 폭력·갈취 등 서민 대상 불법행위 189명(21.3%), 기타 범죄 56명(6.3%) 순으로 조사됐다. 폭력 범죄보다는 온라인 도박장·주식 리딩방·전화금융사기 등 경제범죄가 주무대인 것으로 분석된다. 유튜브나 SNS를 활용해 조폭 계보나 회합 사진 등을 올려 영향력을 과시하는 방식도 눈에 띈다. 이런 방법으로 조직원을 포섭하기 때문에 미디어 노출을 꺼리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인 검거 사례로는 기존 조직 내 분열로 인해 MZ세대 조직원을 중심으로 새로운 폭력조직을 결성, 경쟁 조직원을 보복 폭행하는 등 불법행위를 저지른 신규 조폭 45명(구속 11명)이 붙잡혔다. MZ세대 신규 조직원을 영입하고 범죄단체의 위력을 과시하면서 상해, 공갈 미수 등을 저지른 혐의를 받는 경기 남부권 3개 폭력조직 조직원 34명도 검거됐다.


정지혜 기자 wisdom@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천우희 '매력적인 포즈'
  • 천우희 '매력적인 포즈'
  • 수지 '하트 여신'
  • 탕웨이 '순백의 여신'
  • 트리플에스 코토네 '예쁨 폭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