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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서 군사력 증강하는 러시아… '신냉전' 새 발화점 되나

입력 : 2023-12-20 06:00:00 수정 : 2023-12-20 07:4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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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로 군사적 가치 높아져

러 軍기지, 美·나토 합친 것 능가
노르웨이 국경 부근 러 핵잠 주둔
美와 충돌 땐 핵무기 발사 가능
빙하 녹으면서 새로운 항로 열려
군사기지로 활용도 ↑… 긴장 고조
美·북유럽國 방어망 강화 ‘맞대응’

북극과 북유럽 지역에서 미국과 러시아의 군사력 경쟁이 가속 중이다. 러시아가 북극에서 군 기지 등을 대폭 증강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자 미국이 주변국과 방위 협정을 체결하는 등의 방식으로 맞대응에 나섰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어 북극이 러시아와 서방 국가 간 긴장을 고조하는 발화점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됐다.

미국 CBS 방송은 러시아가 북극에서 운영 중인 군사기지 수가 현재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기지를 모두 합친 것보다 많고, 북극에서 서방의 군사적 입지가 러시아보다 10년 정도 뒤처져 있다고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러시아 해군 북방함대 소속 툴라 핵잠수함이 북극해 바랜츠해에서 정례 핵훈련에 나선 모습을 촬영한 사진. UPI연합뉴스

나토 회원국이자 러시아 군사 시설과 근접해 있는 노르웨이의 정보기관 전 부국장 헤드빅 모에는 “스발바르를 포함한 노르웨이 북부는 러시아에 특히 중요한 지역”이라며 “노르웨이 국경과 매우 가까운 콜라(러시아 북서부)에 주둔하고 있는 핵잠수함들은 미국과 충돌이 발생할 경우 핵무기를 발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위도상으로 가장 북쪽에 있는 거주지역인 노르웨이 스발바르 제도에서는 1920년대에 체결한 조약으로 러시아 국민이 비자 없이 거주할 수 있다. 스발바르의 도시 바렌츠부르크에는 러시아 탄광촌이 형성돼 있고, 자체 학교와 러시아 영사관도 설치되어 있는 등 이미 러시아가 상당한 영향력을 확보하고 있다. 명백한 노르웨이 영토지만 올해 초 러시아 군대 퍼레이드까지 열렸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러시아와 나토 간 전쟁이 발발할 경우 러시아가 노르웨이나 핀란드를 제한적으로 침공하면서 북극 지역으로 긴장이 확산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북극은 최근 기후 변화로 빙하가 녹으면서 새로운 항로가 열렸고, 석유와 천연가스 매장 지역이 드러났다. 특히 군사기지로 활용도도 높아지게 됐다.

러시아는 북극에서 미국의 방어를 우회할 수 있는 극초음속 미사일을 시험하고 있으며, 지난 8월에는 러시아와 중국 합동 함대가 알래스카 인근 해역을 순찰하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고 CBS는 전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오른쪽)이 핀란드의 안티 카이코넨 국방부 장관(가운데), 엘리나 발토넨 외무장관과 함께 18일(현지시간) 워싱턴DC 국무부에서 양국 간 방위협력협정(DCA)을 체결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미 국방부는 러시아의 북극 기지 확대를 인정하면서도 이것이 양국의 군사력을 모두 반영하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미 국방부 북극·글로벌 복원력 정책팀 관계자는 “북극은 국방부에 특별한 도전 과제를 안겨주고 있지만 우리는 이 지역에서 변화하는 환경에 대처할 수 있는 올바른 전략적 접근과 강력한 동맹 네트워크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실제 북유럽 국가들과 방위협정 등을 체결하며 러시아에 대한 대응 능력을 높이는 중이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안티 카이코넨 핀란드 국방장관은 18일 워싱턴에서 양국 간 방위협력협정(DCA)을 체결했다. 핀란드 의회가 승인해 협정이 발효되면 미국은 핀란드에 있는 15개 군 기지를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앞서 미국은 노르웨이와의 방위협정을 개정해 노르웨이에 3개의 비행장과 1개의 해군기지를 지을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스웨덴과는 지난 5일 방위협정을 체결해 17개 군사 시설을 사용할 수 있게 했다. 미국은 덴마크와도 조만간 방위협력협정을 체결할 예정이다.


이귀전 기자 frei592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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