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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가 내미는 따뜻한 손… 서로 믿고 보살피게 하소서 [청룡처럼 비상하라 - 2024 신년시화]

입력 : 2024-01-01 21:09:00 수정 : 2024-01-01 20:4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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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미

새해 아침

 

김상미

 

새해가 밝아옵니다
새해에는 하루하루가
일주일 일주일이
한 달 한 달이
봄 여름 가을 겨울이

서로 사랑하고, 믿고, 보살피고, 화합하는 날이
되게 하소서

꽃은 꽃답게
새는 새답게
사람은 사람답게
모두가 제자리를 지키며 제자리에서 온전하게

지난 한 해는 너무 많은 눈물과 피와 땀을 흘렸습니다
너무 많은 불행과 슬픔과 고통과 죄를 지었습니다

이제는 그 모든 아픔을 딛고
알게 모르게 입은 그 모든 상처를 딛고
새해가 내미는 따뜻하고 은총 가득한 손을 부여잡고

다시 시작할 수 있는
다시 시작해도 되는
다시 시작하고 싶은
새해와 한 몸이 되어

꿈도 낳고 희망도 낳고 사랑도 낳고 행복도 낳고
좋은 것은 아낌없이 다 낳게 하소서

우리는 모두 그 앞에 활짝 필 새로운 씨앗들입니다
그 첫날이 화창하게 우리 앞에 열렸습니다
새해가 밝아옵니다

■김상미

부산 출생. 1990년 ‘작가세계’ 여름호로 등단. 시집 ‘모자는 인간을 만든다’, ‘검은, 소나기떼’, ‘잡히지 않는 나비’, ‘우린 아무 관계도 아니에요’, ‘갈수록 자연이 되어가는 여자’ 등 펴냄. 박인환 문학상, 시와표현 작품상, 지리산문학상, 전봉건문학상 등 수상.

◆‘해맞이’(54.5×45.0㎝)

 

필력(筆力)과 먹의 물성(物性)만으로 이루어진 붓의 리듬감은 작품 ‘해맞이’에서 절정의 테크닉을 선보인다. 흑백으로 그려진 화폭 어디에도 보이지 않지만 모두가 눈부시고 찬란한 해를 맞이할 수 있다.

 

평면을 입체적인 공간으로 만들어 버린 탁월한 조형감이 돋보인다. 눈앞에 펼쳐진 아른아른한 빛과 어스름한 그림자는 멀리서 보면 수평선이 되고, 나아가 제한된 화폭과 시간을 넘어 비움과 충만, 밝음과 어두움, 까마득한 높이와 끝도 없는 깊이가 끊임없이 교감하는 형국을 이룬다. 보는 이에게 색조는 음색이 되며, 시간은 공간이 되는 특별한 경험을 안겨준다. 자연의 모습을 자신만의 해석에 따라 새롭게 구성한 작가 방의걸의 힘이다.

■방의걸

목정 방의걸(木丁 方義傑, 1938~)은 평생 수묵에 대한 탐구와 도전을 통해 한국수묵의 새로운 조형언어를 개척해 왔다. 전통적 준법(동양화에서 산이나 돌에 주름을 그리는 화법)과 현대적 표현의 붓질을 교차 사용할 뿐 아니라, 구상과 추상을 넘나드는 그의 작품세계는 수묵화의 현대적 계승, 발전이라는 평가와 함께 그에게 ‘현대 수묵의 대가’라는 칭호를 붙여 놓았다. 간결하면서 리드미컬한 선묘, 농담에 의한 원근 처리 그리고 과감한 공간 분할과 생략은 기존 한국화와 구분되는 대표적 특징이다. 홍익대 회화과 졸업, 전남대 미술과 교수, 한국미술협회 고문, 녹조근정훈장, 대한민국 원로작가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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