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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먹인 정경심 “세상 물정 몰랐다…후회 많이 하고 반성한다”

입력 : 2023-12-18 19:32:12 수정 : 2023-12-21 08:2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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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가 아들의 상장 위조 논란에 대해 실제 참여해 받은 것이라고 해명하면서도 “‘셀프 수여’로 오해받을 수 있다는 점을 당시에는 몰랐다”며 반성한다고 했다. 남편인 조국 전 장관에 대해서는 일체 관여한 바가 없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자녀입시비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가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2심 속행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씨는 18일 서울고법 형사13부(김우수 김진하 이인수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휠체어를 탄 채 증인석에 앉아 이같이 증언했다. 2019년 검찰의 기소 후 정 전 교수가 피고인 신문에 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 전 교수는 “구치소에 있는 동안 자살충동과 심한 우울증으로 치료를 받았다”면서 “뭔가를 회복시키려고 한다기보다는 지금이 아니면 기회가 없겠다는 생각으로 정직하고 진실하게 이야기해 보려 피고인 신문을 자청했다”고 운을 뗐다.

 

그는 이 재판 아들 조씨에 대해 자신의 유학 등으로 제대로 돌보지 못했다며 “늘 마음속에 아픈 손가락으로 남아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아들이 학교 폭력을 당했다는 사실을 타인으로부터 뒤늦게 듣고 뒤통수를 세게 맞은 듯한 충격을 받았다며 “아들이 극단 선택을 하면 어떡하나, 살리는 데 주력하며 24시간 관리해야겠다는 생각만 들었다”고 눈물을 흘렸다.

 

그는 “우리 가족은 다 내려놓고 모두 잃었다”며 “무언가를 회복시키려 하기보다 정직하고 진실되게 사정을 말해 재판부가 참고했으면 하는 소망으로 이 자리에 왔다”고도 했다.

 

정 전 교수는 아들을 동양대 방학 프로그램에 참여시키고 수료증과 상장 등을 수여한 부분에 대해 “수료증 발행은 격려 차원이었고, 생활기록부에 기록되거나 평가받는 것은 아니다”면서 “동기를 부여하겠다는 마음으로 1기도 아닌 2기에 줬는데 지금 와 생각하면 이런 일을 왜 해서 이렇게 가족 모두를 고생시키나 하는 생각에 후회가 막심하다. 반성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봉사활동 확인서 발급 등과 관련해서도 “직접 한 게 아니면 못 끊어주니 내가 보는 한 양심껏 끊었는데 이제와 보니 이것도 ‘셀프 확인서’ 오해의 가능성이 있다는 걸 깨달았다”며 “‘세상물정 모르며 남에 대한 배려가 없었구나’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했다.

 

정 전 교수는 입시비리 혐의 등 주요 공소사실 관련 조 전 장관의 관여에 대해서는 일체 부인했다.

 

그는 ‘조원씨의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인턴십 활동 예정증명서에 조 전 장관이 관여했느냐’는 질문에 “내가 담당 교수에게 발급 요청을 해 직접 받아왔다. 남편은 관여한 사실이 없다”고 답했다.

 

또 “남편은 한국 남자 중에서도 아이들 교육에 관심 없는 아빠 중 하나다. 부산 남자라 대화를 많이 하는 스타일도 아니다”면서 “저 사람(조 전 장관이)이 관여했으면 제 인생이 그렇게 힘들지도 않았다”고 반박했다.

 

입시비리 관련 주요 혐의 중 하나인 미국 대학 온라인 시험을 대신 풀어줬다는 혐의와 관련해서도 “그 사람은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해야지(하며)’ 화를 내는 입장이고, 그러면 '내가 이만큼 했는데 당신은 그것도 못 하느냐'고 했다”고 했다.

 

‘해당 행위가 부정행위라는 인식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그런 인식이 없었던 것 같고 지금도 생각하면 그럴 수 있었겠다는 생각”이라면서도 “저도 가르치는 사람으로서 교육 의도를 파악하고 협업이 가능한지 살피고 가능하다고 해도 스스로 하게 해야 하는데 그러지 않은 점에 대해서는 반성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그는 “구치소에서 기록을 읽으며 펑펑 울었다”며 “일거수일투족 아들 스케줄을 챙기는 마녀 같은 엄마였다. 아들에게 많은 죄를 지어 반성하고 있다"고 흐느꼈다. 그러면서 “3년2개월 독방에 있으면서 많은 생각을 하며 인생 전체를 돌아볼 수 있었다”며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기로 결심했다. 부디 선처를 부탁드린다”고 했다.


박윤희 기자 py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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