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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키즈’ 김찬영의 4번째 구미 도전기…“내가 구미 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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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12-16 17:42:04 수정 : 2023-12-18 08:4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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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대비가 오던 지난 2021년 9월17일, 당시 국민의힘 대권 주자인 윤석열 대통령이 박정희 전 대통령의 생가를 찾았다. 당시 일부 반대단체는 거친 욕설을 쏟아내며 격렬하게 항의했다. 윤 대통령은 우산도 제대로 쓰지 못해 머리부터 옷까지 모두 젖었고, 수행원들과 경찰, 반대단체 회원 등 관계자들 수백명이 뒤엉키면서 현장은 아수라장이 됐지만, 윤 대통령은 꿋꿋이 추모관에 도착해 박 전 대통령 내외 영정에 헌화, 분향하고 고개를 숙였다. 윤 대통령은 당시 “박정희 대통령님이 가난과 빈곤으로부터 벗어나게 한 우리나라를 국민과 함께 반드시 재도약시키겠다”고 소감을 남겼다.

 

2021년 9월17일 박정희 전 대통령의 생가를 찾았던 국민의힘 대권 주자인 윤석열 대통령과 김찬영 전 대통령실 법률비서관실 행정관. 김찬영 전 행정관 제공

그리고 모든 언론의 조명을 받는 윤 대통령의 바로 옆자리에 최근 총선 출사표를 던진 김찬영 전 대통령실 법률비서관실 행정관이 있었다. 김 전 행정관은 격렬한 단체의 반대 속에서 윤 대통령을 옆에서 지키며 꿋꿋이 박정희 전 대통령과 윤 대통령의 만남을 성사시켰다. 그런 김 전 행정관에게 따라다니는 별칭이 바로 박정희 키즈다. 42살 나이에 어느덧 4번의 총선 도전에 나선 그를 만나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생각과 30대 전부를 국회 입성에 도전한 이야기, 그가 만들고 싶은 구미에 대해 들어봤다.

 

◆40대 청년이 박정희 키즈라고 불리는 이유

 

김 전 행정관은 15일 세계일보 기자와 만나 “고 박정희 대통령을 존경한다. 근대화와 산업화를 동시에 이뤄낸 업적과 대한민국의 정신이 무엇인지 보여줬다”며 “우리 구미가 제2도약을 맞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이 바로 박정희 정신”이라고 말했다.

 

2021년 9월17일 박정희 전 대통령의 생가를 찾았던 국민의힘 대권 주자인 윤석열 대통령과 김찬영 전 대통령실 법률비서관실 행정관. 김찬영 전 행정관 제공

박정희 전 대통령의 정치적 근거지와 보수의 상징성이 있는 구미지만 젊은 청년에게 박정희 전 대통령의 별칭이 붙는 것은 일반적인 일은 아니다. 최근 젊은 층을 중심으로 군부독재의 연장선, 그 5공화국의 시작을 알린 12·12사태를 그린 영화 서울의봄이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도 여전히 군부독재에 대한 냉정한 평가와 아픈 기억에 기반을 두고 있다.

 

이에 대해 김 전 행정관은 “물론 박정희 전 대통령에게는 산업화와 근대화의 1등 공신이라는 공과 과가 공존한다”며 “하지만 민주화가 괘도에 오른 지금 우리 구미 시민에게 정작 필요한 것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뚝심있는 산업화 의지와 잘 먹고 잘살게 하겠다는 마음”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나는 구미에서 당선되기 위해 박정희 전 대통령을 내세우는 것이 아니라 박정희 전 대통령을 존경하기 때문에 내 고향 구미에서 출마한다”며 “구미시민들에게도 그런 진정성이 느껴졌고, 많은 분이 새로운 구미를 만드는 데 함께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찬영 전 대통령실 법률비서관실 행정관은 지난 2019년 9월19일 구미시청 앞에서, 구미국가산업단지 50주년 영상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의 영상이 빠진데 대해 분노해 1인 시위에 나섰다. 김찬영 전 행정관 제공

김 전 행정관의 구미시민들에게 박정희 키즈로 불리게 된 사건이 있었다. 김 전 행정관은 지난 2019년 민주당 출신으로 구미시장에 당선된 장세용 구미시장이 구미 국가 산업단지 50주년 기념영상에서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전 대통령의 영상을 넣고 박정희 전 대통령을 넣지 않은 것에 분노해 1달간 1인 시위에 나섰다. 젊은 청년이 박정희 전 대통령의 명예를 위해 시위에 나섰다는 점에서 지역에선 큰 관심을 받았고, 이후 그는 박정희 키즈로 불렸다.

 

김 전 행정관은 “구미를 있게 만들고 국가산업단지를 육성한 것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었다. 구미 시민들은 대한민국 산업화의 요람이자 보수의 심장인 구미의 정통성이 부정됐다는 사실에 분노했다”며 “지역의 정통성을 무시한 시장과 구미시청에 대해 강력히 경고를 한 것”이라고 당시 1인 시위에 나선 배경을 설명했다.

 

◆허주 김윤환의 동생에게 간 크게 도전장 낸 30세 청년

 

최근 윤심을 내세우며 우후죽순 총선에 도전장을 내미는 일부 대통령실 출신들에 대해 양지만을 찾아다닌다는 비판이 나온다. 하지만 김 전 행정관에겐 그런 수식어가 붙지 않는다. 1982년생으로 40대 초반인 그가 구미지역 총선에 도전하는 것은 2024년 총선을 포함해 총 4번째기 때문이다.

 

15일 구미에서 세계일보와의 인터뷰를 진행 중인 김찬영 전 대통령실 법률비서관실 행정관. 김건호 기자

2012년부터 그는 2016년, 2020년 총선을 모두 구미에서 도전했다. 정치에 대한 열망이 크더라도 4번의 도전은 쉽지 않은 일이다. 꽃 같은 30대를 모두 구미 정치에 뛰어들었다.

 

첫 선거에 대해 그는 “당시 이미 경북 지자체들은 발 빠르게 변화를 시도하고 있었지만 우리 구미는 상대적으로 뒤처져 있었다”며 “처음 30살에 내 고향에 대한 애정을 바탕으로 뛰어든 19대 총선 당시 정치권의 시각은 불안했지만, 계속된 도전을 통해 구미 발전에 대한 내 진심이 전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2012년 첫 선거에서 평소 존경하던 구미 정치계의 거물인 허주 김윤환 의원의 동생인 김태환 의원과 만났다. 당시 그는 “새누리당은 변화와 쇄신이 필요하다”며 생방송 TV토론을 제안했다. 구미 정치권의 거목인 김태환 의원에게 도전장을 내며 김 전 행정관은 시민들에게 당당히 눈도장을 찍었다.

 

김 전 행정관과 인터뷰를 진행한 이날은 허주 김윤환 의원의 20주기 기일이었다. 그는 “개인적으로 지역에서 탄생한 큰 정치인인 허주 김윤환 의원을 존경한다”며 “우리 구미 시민들은 박정희 전 대통령을 비롯해 허주 김윤환 의원님 등 큰 정치인을 그리워하고, 또 그런 정치인의 탄생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15일 구미에서 세계일보와의 인터뷰를 진행 중인 김찬영 전 대통령실 법률비서관실 행정관. 김건호 기자

◆지역과 국회, 부처와 대통령실을 모두 겪다

 

김 전 행정관은 “아주대총학생회장을 지낸 뒤 김문수 지사의 측근으로 일하며 경기도에서 행정능력을, 자유한국당 경상북도당에서 주요보직을 맡으며 지역정치 기반을, 국민의힘 원내대표 보좌역으로 중앙 정치를, 최근 윤석열 정부 인수위와 대통령실 법률비서관실에서 중앙부처와의 협업 및 중앙정부를 몸으로 경험했다”고 말했다.

 

특히 그가 대통령실에서 직전까지 속했던 곳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함께 윤석열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통하는 주진우 비서관이 이끄는 법률비서관실이다.

 

그는 “법률비서관실은 대통령실에서도 대통령의 법률보좌를 주 업무로 하며 특히 대통령 관련 사안에서 법률대리인 역할을 하는 만큼 법률가로서의 전문성과 대통령의 국정철학에 대한 이해도가 모두 요구되는 자리”라며 “그만큼 정부부처와의 협업과 국정운영에 대한 공감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렇게 얻은 각 부처 간 높은 이해도와 공감능력이 새로운 구미를 만드는 데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민주당에 대한 견제 의미가 높은 내년 총선에선 제대로 업무능력을 확보하고 지역에 대한 이해도와 충성도가 높은 후보가 당선돼야 지역 발전과 윤석열 정부 성공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렇다면 그와 윤석열 대통령의 첫 만남은 언제 시작됐을까. 윤석열 대통령의 검찰총장 퇴임 후 정치 입문 전, 1호 참모였던 장예찬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당시 윤 대통령에게 앞으로 만나야할 필수 청년정치인 중 한명으로 김 전 행정관을 소개했다. 그렇게 그는 윤석열 캠프에 합류했다.

 

그리고 대선때 김 전 행정관은 전현직 대구경북 총학생회장들이 모여있는 경상도대학생협의회의 윤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이끌어 냈다. 당시 윤석열 대통령을 향한 첫 지지선언으로 국민의 관심을 받았다. 그는 “지난 대선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입시비리 의혹 등으로 청년들의 목소리가 터져나왔던 선거였다. 이에 우리 청년들이 자발적인 목소리를 냈고, 결국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평가했다.

 

◆“구미 시민 눈물로 뛰어든 SK하이닉스 유치, 다시 뛴다”

 

어느덧 4번째 도전인 만큼 김 전 행정관의 공약은 타 예비후보들보다 보다 섬세하다.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총선에 도전하며 구미의 쇠락을 몸소 경험했고, 젊은 도시 구미가 잘사는 방법을 끊임없이 고민했기 때문이다.

 

“수많은 의원이 지역을 바꾸겠다고 약속했지만 정작 바꾼 것은 없다는 게 많은 시민의 평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시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1차원적으로만 생각하는 게 원인”이라며 2019년 SK하이닉스 반도체 클러스터 유치에 실패한 사례를 들었다.

 

그는 “SK하이닉스에선 인재들이 대구까지 내려오지 않을 것을 염려해 생각을 바꾼 것”이라며 “왜 우리 구미가 젊은 인재들이 오기 싫어하는 지역으로 기업들에게 이미지가 각인되어야 하느냐”고 토로했다. 이어 “수많은 구미 시민들이 구미의 미래를 위해 SK하이닉스 유치에 발로 뛰었지만 안타깝게도 좌절했다”며 “앞으로 제2의 SK하이닉스를 발굴해 유치전에 뛰어들어, 구미 시민들의 눈물이 아깝지 않게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구미에는 금오공대를 비롯해 명문학교들이 많다”며 “서울에 있는 인재들이 구미로 오기 위한 유인책으로 아이들을 위한 명문학교와 소아청소년과 등 의료시설, 쇼핑몰 등 소비시설을 만들어야 한다. 돈만 버는 도시가 아니라 돈도 쓰는 도시로 탈바꿈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전 행정관은 최근 구미지역의 한 소아과에서 본 진풍경을 설명했다. 그는 “새벽부터 아빠들이 소아과 예약을 위해 줄 서 있는 걸 보면서 우리 구미의 현실에 대해 너무 뼈 아팠다”며 “젊은 청년들이 아이를 키우고, 또 집을 사서 가정을 꾸리는 데 도움이 되는 인프라와 시설 등을 만드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끝으로 그는 “나는 구미 찐(진짜를 뜻하는 은어)”이라며 “새로운 구미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건호 기자 scoop312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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