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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두순 40여분간 ‘은밀한 외출’…안산시 방범초소·CCTV 34대 무용지물? [사건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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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12-15 15:21:54 수정 : 2023-12-15 18:3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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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와 다퉜다” 주거지 인근 방범초소 걸어가 경찰과 대화 이어가
방범초소 아닌 다른 곳 향했다면 ‘결과’ 장담 못해…관리 논란 일 듯
집 주변에 안산시 무도실무관·경찰 등 배치…‘시민 안전 약속’ 물거품
검찰, 불구속 기소…경찰·市, ‘성범죄자 안전망’ 사실상 뚫려?

경기 안산시에 거주하는 ‘아동 성범죄자’ 조두순이 지난 4일 ‘야간외출 제한 명령’을 어기고 집 밖으로 나섰다가 적발돼 40여분 만에 귀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아내와 다투고 외출했던 조두순은 아무런 제지 없이 집 주변의 방범초소로 걸어가 근무하던 경찰들과 잡담을 나누는 등 여유로운 모습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15일 경찰 등에 따르면 조두순의 주거지로부터 20m, 150m 지점에는 경찰 방범초소와 안산시청의 감시인력이 배치돼 있고, 폐쇄회로(CC)TV 34대가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도록 설계됐다.

 

아동 성범죄자 조두순. 뉴시스

하지만 조두순이 문밖을 나서 스스로 경찰 초소를 찾아가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며 대화를 요구할 때까지 인근 안산보호관찰소 등이 선제 조치에 나서지 않아 “방범망에 사실상 구멍이 뚫린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경찰 초소가 아닌 다른 곳으로 발걸음을 돌렸다면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조두순은 2008년 12월 안산시의 한 교회 앞에서 초등학생을 납치해 성폭행하고 중상을 입힌 혐의로 징역 12년형을 선고받고 복역한 뒤 2020년 12월12일 출소했다. 그의 출소 이후 경찰은 방범초소 설치에 나섰고, 안산시는 무도실무관급 청원경찰을 임용해 조두순의 집 주변에 배치했다. 시민에게 ‘안심하라’는 메시지를 끊임없이 보낸 셈이다.

 

당시 안산시는 특전사·유엔평화유지군 출신의 청원경찰 6명을 신규 임용해, 기존 인력 6명과 함께 모두 12명을 24시간 3교대로 근무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이날 수원지검 안산지청 형사2부(부장검사 최선경)는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조두순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조두순은 오후 9시 이후에는 외출을 금지한다는 명령을 위반한 채 지난 4일 오후 9시5분쯤 안산시의 주거지 밖으로 나가 40분가량 머문 혐의를 받는다.

 

당시 조두순은 주거지 건물 1층 공동현관문으로부터 6∼7m 거리에 있는 방범초소로 걸어가 근무 중이던 경찰관 2명에게 말을 걸었다. 이후 “아내와 다퉜다”며 가정불화를 털어놓았고, 자신이 재소자 시절 머문 교도소 등에 관한 얘기를 꺼낸 것으로 알려졌다.

 

근무 중이던 보호관찰관은 오후 9시에 퇴근한 상태였고, 그의 무단 외출은 안산보호관찰소 등이 곧바로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초소에서 근무 중이던 경찰은 조두순에게 집으로 들어갈 것을 설득했으나, 조두순은 이를 거부했다.

 

결국 경찰의 연락과 함께 관제센터로부터 위반 경보를 접수한 안산보호관찰소는 현장으로 보호관찰관을 보냈고, 조두순은 40여분 만에 집으로 돌아갔다.

 

검찰은 조두순에게 재범방지를 경고한 뒤 보완 수사를 거쳐 조두순을 재판에 넘겼다. 조두순은 출소 이후 아내 등 가족과 함께 안산의 한 다가구주택에 거주하고 있다. 


안산=오상도 기자 sd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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