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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대기업 내부거래 비중 5년 만에 최대 증가폭 外 [한강로 경제브리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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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12-12 07:00:00 수정 : 2023-12-11 20:3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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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총수가 지배하는 삼성, SK 등 상위 10개 대기업의 지난해 내부거래 금액이 최근 5년 사이 가장 높은 수준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대기업의 내부거래 금액은 2021년 대비 40조원 이상 늘어난 약 196조원에 달했다. 총수 일가의 지분율이 높을수록 내부거래 비중이 커지는 경향도 지속됐고 계열사 간 거래 상당수가 수의계약으로 나타나 내부거래 감시 필요성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기업, 은행 등 빌딩이 밀집한 도심 풍경 위에 구름이 드리워져 있다. 연합뉴스

◆ SK·한화·현대차 순으로 내부거래 많았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1일 이런 내용을 담은 ‘2023년 공시대상기업집단 내부거래 현황 정보 분석·공개’를 발표했다. 공정위는 올해 5월 지정된 82개 공시대상기업집단(대기업집단) 소속 2503개사의 지난해 내부거래 현황을 분석했다. 공시대상기업집단은 자산총액 5조원 이상인 기업으로, 지정되면 상품·용역 거래, 임원 이사회 운영 등 각종 공시 의무를 지게 된다.

 

공정위에 따르면 대기업집단 82곳의 내부거래 금액은 2021년 218조원에서 지난해 275조1000억원으로 57조원 이상 증가했다. 내부거래 비중 역시 지난해 12.2%로 0.6%포인트 늘었다. 2년 연속 분석 대상에 속한 대기업집단 74곳도 지난해 내부거래 금액이 270조8000억원으로 전년(217조5000억원) 대비 53조3000억원 늘었고, 비중 역시 2021년 11.8%에서 지난해 12.3%로 증가했다.

 

특히 총수 있는 상위 10개 대기업집단이 내부거래 금액의 증가를 견인했다. 삼성, SK, 현대자동차, LG, 롯데 등 10대 대기업의 지난해 내부거래 금액은 196조4000억원으로 전년(155조9000억원) 대비 40조5000억원 증가했고, 비중 역시 같은 기간 12.9%에서 13.9%로 늘었다. 내부거래 증가액은 최근 5년 중 최대 폭이다. 상위 10개 집단의 내부거래 금액은 전체 대기업집단 내부거래 금액의 71.4%에 달했다.

 

내부거래 비중은 SK(4.6%포인트), 한화(0.6%포인트), 현대차(0.6%포인트) 등의 순으로 많이 증가했다. SK는 유가 상승에 따른 SK에너지의 계열회사 매출액(27조9000억원) 증가가, 현대차는 글로벌 완성차 판매호조에 따른 수직계열화 부품매출 증가가 내부거래 비중이 늘어난 배경이라고 공정위는 설명했다. 지난 5년간(2018~2022년) 내부거래 비중이 가장 많이 증가한 곳은 현대차(2.6%포인트)였고, 다음으로 HD현대(1.4%포인트)와 삼성(0.6%포인트) 순이었다. LG는 총수 있는 상위 10개 집단 중 유일하게 5년 연속 내부거래 비중이 감소했다.

공정거래위원회. 연합뉴스

총수일가 및 총수 2세 지분율이 높을수록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경향도 이어졌다. 총수 있는 74개 대기업집단을 분석한 결과, 총수일가 지분율이 20% 이상인 소속회사의 내부거래 비중은 1년 새 8.6%에서 11.7%로 증가했다. 또 총수일가 지분율 30% 이상은 12.6%, 50% 이상은 18.8%, 100%는 27.7%로 조사되는 등 전 구간에서 내부거래 비중이 전년보다 확대됐다.

 

총수 2세 지분율이 20% 이상인 회사의 내부거래 비중은 17.9%, 30% 이상 19.4%, 50% 이상 25.8%, 100%는 25.2%로 조사됐다. 총수 2세 지분율이 20% 미만인 회사(12.0%)보다 20% 이상인 회사의 내부거래 비중(17.9%)이 5.9%포인트 높았다. 전체 대기업집단의 내부거래 비중이 12.2% 정도였던 점을 고려하면 총수 2세 지분율이 높은 회사에서 내부거래가 많았던 셈이다.

 

공정거래법상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에 속하는 대기업집단(72개 집단 712개사)의 경우, 국내 계열사 간 거래(36조7000억원) 중 90.8%(33조3000억원)가 수의계약을 통해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수의계약 비중은 비상장사(92.5%)가 상장사(88.9%)보다 높게 나타났다.

 

공정위는 “계열사 간 내부거래 비중·금액이 크다는 것만으로 부당 내부거래의 소지가 높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면서도 “총수일가 지분율과 내부거래 비중 간의 양의 상관관계가 지속되고, 내부거래 관련 수의계약 비중이 큰 점 등을 고려할 때 부당 내부거래 발생 여부에 대한 모니터링의 필요성은 상당하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10일 서울 도심 아파트 단지의 모습. 뉴시스

◆ 부동산 PF 연체율 상승…내년 부실 본격화 우려

 

고금리에 따른 부동산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로 금융권이 위기에 몰릴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부동산PF 연체율은 계속 상승하고 있고, 기업의 재무정도를 측정하는 신용평가사들은 건설사들과 부동산PF 비중이 높은 금융사들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려가 확산하자 정부는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이날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금융권의 부동산PF 대출잔액은 134조3000억원, 연체율은 2.42%인 것으로 나타났다. 6월 말 대출잔액이 133조1000억원, 연체율이 2.17%였던 것과 비교하면 석 달 만에 대출은 1조2000억원 늘었고, 연체율은 0.24%포인트 상승했다. 

 

업권별로 볼 때는 상호금융권 부동산PF 대출 연체율이 4.18%로 전 분기 말(1.12%) 대비 3.05%포인트 올라갔다. 증권사 연체율은 13.85%로 업권 중 가장 높았지만, 전분기 말(17.28%)에 비해 3.43%포인트 낮아졌다. 

 

정부는 현재 부동산PF 연체 문제는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금융위는 “상호금융의 경우 일부 대규모 사업장 연체가 반영된 결과로, 상호금융업권의 자본과 충당금 적립 규모 등을 고려할 때 업권의 건전성 리스크로 확대될 가능성은 작다”고 설명했다. 김소용 금융위 부위원장은 이날 금융시장 현안·소통점검회의에서 “높은 금리와 부동산 경기 회복 지연 등 부동산PF 사업여건 개선이 더딘 것은 사실이지만 금융기관의 부동산PF 익스포져(위험 노출액)도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금융당국의 진정 노력이 이어지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불안한 심리가 가라앉지 않고 있다. 건설경기가 살아나지 않으면서, 본 착공 전 자금을 의미하는 ‘브리지론’을 중심으로 한 건설금융 부실 가능성이 점차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3분기 기준 국내 시공능력평가 10대 건설사의 미청구 공사비(발주처에 청구하지 않은 공사금액)는 17조49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 증가했다. 

 

신용평가사들은 내년부터 부동산PF 부실이 본격화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 6일 세미나에서 내년에 건설과 함께 부동산 연관 금융업종의 신용등급 하향 조정을 예상하며 그 이유로 브리지론은 만기 연장, 본PF는 분양 연기 등으로 대출규모가 축소되지 않아 리스크 감소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라고 지적했다. 나이스신용평가·한국기업평가·한국신용평가 등 국내 신평사 3곳은 최근 한 달간 총 12개사의 채권 신용등급이나 등급 전망을 낮췄는데 이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5건의 하향 조정 사유에 ‘부동산PF 리스크 확대’가 반영됐다. 

부산항 신선대부두가 분주한 모습이다. 연합뉴스

◆ 이달 10일까지 수출 3.3% 증가

 

12월 초순 수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 이상 증가했다. 승용차와 선박이 수출 증가세를 이끌었지만 주력 품목인 반도체 수출은 줄었다.

 

이날 관세청에 따르면 12월 1~10일 수출액(통관 기준 잠정치)은 157억9200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 대비 3.3% 증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올해 조업일수가 하루 적었던 것을 고려해 도출한 일평균 수출액은 전년 대비 18.0% 증가했다.

 

월간 수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기준으로 작년 10월부터 지난 9월까지 1년째 감소하다가 지난 10월부터 2개월 연속 증가했다.

 

품목별로 보면 승용차(13.2%), 선박(141.3%), 무선통신기기(18.0%) 등의 수출이 증가했다. 반면 반도체와 석유제품 수출은 각각 4.0% 4.5% 감소했다. 반도세 수출 비중도 16.0%로 1.2%포인트 감소했다. 월간 기준 반도체 수출은 작년 8월부터 올해 10월까지 계속 감소하다 지난달 12.9% 늘며 증가로 전환한 바 있다.

 

국가별로는 미국(23.7%), 홍콩(48.7%), 대만(13.0%) 등으로의 수출이 늘었다. 하지만 대중국 수출이 7.9% 감소했고, 베트남 수출도 0.9% 줄었다.

 

이달 1~10일 수입액은 171억9800만달러로 1년 전보다 15.3% 감소했다. 이에 따라 무역수지(수출액-수입액)는 14억6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달 같은 기간(-17억4600만달러)보다 적자 규모가 줄었다. 올해 들어 누적된 무역적자는 158억5600만달러로 나타났다.

 

조익노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정책관은 “조업일수가 하루 부족함에도 수출이 증가해 수출 상승 모멘텀이 여전하다는 점을 보여줬다”며 “이번 달은 전년 대비 조업일수가 2일 적은 불리한 여건이지만 반도체 업황 회복과 자동차 수출 호조 등으로 수출 플러스와 무역수지 흑자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안승진 기자 prod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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