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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구조 바꿔라”… 주총 앞두고 몸 푸는 ‘행동주의 펀드’

입력 : 2023-12-12 05:51:00 수정 : 2023-12-12 02:3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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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펀드, 삼성물산에 지주사 전환 등 요구
KCGI·트러스톤운용, 캠페인·상품 내놔
KB증권 “2024년 초 적극 행동에 나설 듯”

기업의 의사결정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행동주의 펀드’들의 연말 움직임이 활발하다. 바뀐 배당절차에 따라 처음 개최되는 내년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기업 지배구조 개선, 주주권리 확대 등의 움직임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분위기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 지분 0.62%를 보유하고 있는 영국계 행동주의 펀드 팰리서 캐피탈(Palliser Capital)은 지난 6일 삼성물산의 주가가 저평가되고 있는 상황을 강조하면서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했다.

 

팰리서 캐피탈이 삼성물산에 요구한 지배구조 개선은 △5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이사회 다각화 △리더십 강화 △특정사업부문 매각 △지주회사 전환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8월 현대엘리베이터에 지배구조 개선을 담은 주주서한을 발송했던 KCGI자산운용은 지난 9월 ESG동반성장 펀드를 출시하는 등 행동주의 캠페인을 적극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최근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등기이사와 이사회 의장직을 사임했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은 지배구조개선을 통해 주주가치 확대가 예상되는 종목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를 12월 중에 출시하기로 했다. 인수·합병(M&A)에 나선다는 점에서 행동주의 펀드들의 행보와 궤가 다르긴 하지만 최근 아시아 최대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가 한국앤컴퍼니(옛 한국타이어) 인수에 나서기도 했다.

 

KB증권은 보고서에서 내년 초에 행동주의 펀드들의 움직임이 더욱 본격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상법상 주주제안 안건은 주주총회 실시 6주 전까지 전달돼야 하는데, 다수 정기 주총이 3월에 이뤄지는 것을 고려하면 1∼2월 안에 주주제안 안건이 접수돼야 하기 때문이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주주총회의 주요 안건들은 대부분 기업 지배구조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주총은 지배구조를 개선할 중요한 수단”이라고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고질적인 한국 주식시장의 ‘코리안 디스카운트’ 현상이 대주주 위주의 취약한 지배구조 때문이라는 지적도 외국계 자본을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다.

 

영국계 헤지펀드 ‘헤르메스 인베스트먼트’(hermes investment)는 최근 투자자 대상 보고서에서 “한국 기업의 가치평가가 계속 낮은 건 주로 열악한 기업지배구조의 결과”라며 “글로벌 스탠더드 이하인 법률과 규제로 대주주가 소액주주들을 착취할 수 있게 했고 막대한 이익을 창출하도록 허용했다”고 지적했다.

 

헤르메스는 향후 주주총회에서 순자산가치 대비 주가가 낮은 기업에 대한 이사 재선임 안건에 반대표를 던지겠다고 밝혔다.


이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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