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한 달간 사용처 비중 조절해야
연 소득의 25%까지 신용카드 쓰고
초과분은 체크카드 써야 절세 유리
대중교통료 공제율 40%→80%로
15% 돌려받는 월세 별도 신청 필수
수능 응시료·대입전형료도 공제 대상
13월의 월급일까, 13월의 폭탄일까. 내년 1월 시작하는 연말정산 시즌이 약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연말정산은 직장인의 총급여에 맞춰 매월 걷어간 근로소득세 1년 치가 본래 내야 할 세금보다 더 많은지, 적은지를 따져보는 과정이다. 그 결과에 따라 세금을 환급받을 수도, 더 많이 낼 수도 있다. 어떤 소비전략이 유리할지, 절세상품은 무엇인지 따져보면서 합리적인 소비계획을 짜는 것이 필요한 시기다.

◆소득공제 미리 따져보자
10일 국세청에 따르면 국세청 홈페이지(hometax.go.kr)에서 제공하는 ‘연말정산 미리보기’를 통해 연말정산 결과를 어느 정도 짐작해볼 수 있다. 연말정산 미리보기에서는 지난 1~9월 신용카드 사용내역 등을 자동으로 제공한다. 여기에 10~12월의 사용금액과 사용예정금액을 입력하면 대략적인 예상 소득공제 금액을 자동 계산해준다.
사용처별로 공제액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한도에 못 미친 사용처가 있다면 비중을 더 할애해 절세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카드 소득공제는 사용액이 연 소득의 25% 이상이어야 적용된다. 연 소득 25%까지 사용한 이후에는 신용카드 공제율이 체크카드나 현금 공제율보다 낮다. 따라서 가령 연 소득이 5000만원이라면 1250만원까지는 신용카드로 채우고 나머지 소비를 체크카드나 현금(현금영수증)으로 채우는 전략이 낫다. 올해 소득공제율을 보면 신용카드(15%)보다 직불·선불카드·현금영수증(30%), 도서·공연(40%), 전통시장(50%), 대중교통(80%) 순으로 높기 때문이다. 올해는 대중교통 소비의 공제율이 기존 40%에서 80%로 확대됐고 지난 7월부터는 영화 관람료가 문화비에 포함됐다. 도서·공연·전통시장 소득공제율은 지난 4월부터 10%포인트씩 상향됐다.
다만 공제액은 무제한이 아니라 연간 총급여 기준 7000만원 이하는 최대 300만원, 7000만원 초과는 250만원으로 한도가 있다는 점을 참고해야 한다.
맞벌이 부부는 부양가족의 공제를 누가 받을지 따져보면 좋다. 일반적으로 소득이 높아 근로소득세를 많이 낸 사람의 공제가 유리하다. 단 의료비의 경우 총급여의 3% 초과분에 대해 15%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소득이 적은 사람이 유리할 수 있다.

◆연금저축 활용도 고려하자
연금저축이나 개인형 퇴직연금(IRP)을 통해 세액공제를 늘릴 수 있다. 세액공제는 이미 산출한 세액 중 요건에 맞는 금액을 일부 공제하는 것이다. 연금저축의 경우 연간 최대 600만원까지 공제가 가능하다. 올해부터 IRP 등의 세액공제 한도가 900만원으로 늘었기 때문에 연금저축 공제를 한도까지 채운 뒤 IRP 계좌에 300만원을 추가로 넣으면 최대 900만원 한도로 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연간 근로소득이 5500만원(종합소득 4500만원) 이하인 경우 납입금의 16.5% 세액공제율을 적용받아 148만5000원을 환급받을 수 있고, 소득이 5500만원을 초과할 경우에는 13.2% 공제율로 118만8000만원 환급이 가능하다. 다만 세액공제를 받은 경우 연금을 수령할 때 당시 나이와 금액에 따라 연금소득세를 낸다. IRP는 정기예금, 국고채, 주식·채권형 펀드, 상장지수펀드(ETF) 등 다양하게 운용할 수 있는데 경기 상황에 알맞은 전략으로 제때 바꿔주는 것이 유리하다.
월세의 경우 15%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는데 자동등록이 안 되기 때문에 연말정산 시 서류를 챙겨 신청하는 것이 필요하다. 수험생 자녀가 있다면 수능 응시료와 대입전형료를 15% 공제받을 수 있다. 올해부터는 고향사랑기부금도 세액공제 대상에 포함됐다. 지방자치단체에 10만원을 기부하면 9만900원 공제를 받을 수 있고 10만원 이상을 기부하면 500만원 한도 15%까지 공제혜택이 있다. 자신의 주소지 외 다른 지자체에 기부하면 지자체는 기부자에게 답례품도 제공한다.

◆내년 신용카드 소득공제 확대
신용카드 플랫폼 카드고릴라가 올해 가장 유용했던 연말정산 공제항목을 성인 1008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한 결과 1위는 ‘대중교통 신용카드 공제율 상향 연장’이 꼽혔다. 각 카드사는 국토교통부와 알뜰교통카드 상품을 발급 중인데 대중교통 할인, 적립 등 카드 혜택과 소득공제 혜택을 누릴 수 있어 일석이조 효과를 누릴 수 있다. 2위는 중소기업 취업자 소득세 감면 한도 상향, 3위는 연금계좌 공제 한도 상향, 4위는 문화비 공제율 상향, 5위는 월세 세액공제 대상주택 기준시가 상승이 꼽혔다.
내년에는 한시적으로 신용카드 소득공제가 확대된다. 내년 신용카드 사용액이 올해 대비 105%를 초과하면 초과분의 10%에 대해 100만원 한도로 추가 공제한다. 내수 확대를 위한 조치로 지금부터 신용카드 소비를 조절하면 내년 연말정산 때 유리한 전략을 세울 수 있다.
월세 세액공제 수준도 상향된다. 월세 세액공제 소득기준은 현행 총급여 7000만원에서 8000만원으로 확대되고 한도액은 연간 75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오른다. 정부는 소득기준 확대로 3만명, 한도 확대로 1만4000명의 세입자가 추가 혜택을 받을 것으로 봤다. 출산 장려를 위해 둘째 자녀 세액공제액은 15만원에서 20만원으로 늘어난다. 이에 따라 자녀별 세액공제액은 첫째 15만원, 둘째 20만원, 셋째 30만원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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