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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대일로 불참 독일·프랑스 대중 수출 더 늘어… 이탈리아 탈퇴 배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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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12-08 08:02:11 수정 : 2023-12-08 08: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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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로니 총리 "기대한 만큼의 성과 가져오지 못해"
당황한 중국 "일대일로 먹칠·파괴에 단호히 반대"

유럽연합(EU)의 ‘빅3’로 불리는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의 2022년 대(對)중국 수출액은 1070억유로(약 152조2000억원), 230억유로(32조7000억원), 164억유로(23조3000억원)로 각각 집계됐다. 독일이 압도적으로 많고 2위 프랑스와 3위 이탈리아 간의 격차도 상당하다. 세 나라 중 유일하게 이탈리아만이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육상·해상 실크로드) 구상에 적극 참여해 온 점을 감안하면 뜻밖의 수치가 아닐 수 없다. 이탈리아가 결국 일대일로 사업에서의 철수를 결정하게 된 배경이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지난 3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7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이날 밀라노 외곽에서 열린 무역박람회를 방문한 자리에서 취재진과 만나 “중국의 일대일로가 기대한 만큼의 성과를 가져오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중국과의 무역·경제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발전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실크로드 사업은 기대했던 결과를 만들어내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일대일로는 중국이 아시아와 유럽, 아프리카를 육상(철도)과 해상(항구)으로 연결해 하나의 거대한 경제권을 만든다는 야심찬 구상이다. 2013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 의해 처음 제안됐다. 이탈리아는 주세페 콘테 총리 시절이던 2019년 3월 일대일로 참여를 공식화했다. 당시 이탈리아를 방문한 시 주석과 콘테 총리가 에너지·항만·항공우주 등 분야에서 양국의 협력 강화를 핵심으로 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것이다.

 

오는 22일은 이탈리아가 일대일로 사업에 계속 참여할지 말지 정해야 하는 시한에 해당한다. 그때까지 중국에 종료 의사를 통보하지 않으면 사업 참여 기간이 5년간 자동 연장된다. 고심 끝에 이탈리아는 일대일로 탈퇴를 결심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7일 중국을 방문한 유럽연합(EU) 지도부와 만나 발언하고 있다. 시 주석 왼쪽은 왕이 외교부장. AFP연합뉴스

이는 우선 멜라니 총리 말대로 이탈리아가 일대일로를 통해 얻은 것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이탈리아가 일대일로에 참여한 2019년 이탈리아의 대중국 수출액은 130억유로(약 18조5000억원)였다. 그로부터 3년이 지난 2022년의 수출액은 164억유로(23조3000억원)로 나타났다. 기대에 크게 못 미치는 소폭의 증가였다. 반면 같은 기간 중국의 대이탈리아 수출액은 317억유로(45조원)에서 575억유로(81조8000억원)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미국 등 서방 주요국들의 견제도 이탈리아를 난처하게 만들었다. 주요 7개국(G7) 가운데 일대일로에 참여한 나라는 이탈리아가 유일하다. 특히 인도태평양 전략을 앞세워 중국을 압박하고 있는 미국의 눈에는 이탈리아가 대중국 포위망의 ‘구멍’처럼 보였다. 지난 7월 미국을 방문한 멜로니 총리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간의 정상회담에선 이탈리아의 일대일로 탈퇴 문제가 가장 중요한 의제로 다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탈리아의 일대일로 탈퇴 결정에 중국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일대일로는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환영받는 국제 협력 플랫폼”이라며 “중국은 일대일로 협력 공동 건설에 먹칠을 하거나 이를 파괴하는 것을 단호히 반대한다”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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