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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인간 행동 원리에 대한 고찰

입력 : 2023-12-01 23:00:00 수정 : 2023-12-01 21:2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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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로버트 M. 새폴스키/김명남 옮김/문학동네/5만5000원

 

인간을 다른 동물과 구별하는 독특한 행동 중 하나는 지도자를 선출한다는 점이다. 영장류와 달리 인간은 공익이라는 특이한 개념에 기초해 지도자를 두고, 경험이나 능력을 보고 투표한다. 한 연구에 따르면 실험 참여자들은 주로 유능해 보인다고 생각하는 후보들을 골랐고, 이 후보들은 실제 선거에서 68% 확률로 이겼다.

이런 인간의 행동은 어떻게 이뤄지는 것일까. 과거 리처드 도킨스로 대표되는 유전학자들은 인간을 조정하는 주체는 유전자이며, 인간은 유전자의 생존 기계일 뿐이라고 봤다.

로버트 M. 새폴스키/김명남 옮김/문학동네/5만5000원

그러나 유전자로 모든 행동을 설명할 순 없다. 호르몬의 영향일까. 틀린 생각은 아니다. 한 실험에서 사랑의 호르몬인 옥시토신을 주입 당한 참여자들은 상대를 더 잘 믿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쁘게 말하면 옥시토신은 사람들을 잘 속는 바보로 만든다. 그래서 사랑하면 바보가 되나 보다. 그렇다고 호르몬이 인간의 모든 행동을 설명해 주는 건 또 아니다. 저자는 청소년기가 뇌에서 이마엽 겉질이라는 곳이 가장 많이 형성되는 시기이며, 이것이 절망적이고, 멋지고, 충동적이고, 파괴적이고, 이타적이고, 이기적인, 그야말로 제멋대로 행동을 하는 이유라고 설명한다.

저자는 어떤 행동은 그전의 행동의 결과물이며, 또 앞으로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말한다. 역시 인간은 알기 어려운 존재고, 행동 이유를 콕 집어 설명하는 건 쉽지 않다.

하지만 책 내용까지 어려운 건 아니다. 신경의학자인 저자가 무려 10년을 들여 완성한 이 역작을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읽어 나가다 보면, 이타성과 잔인함을 모두 드러내는 인간 행동을 시나브로 이해하게 된다.


엄형준 선임기자 ti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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